《문을 닫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

– 끝을 경험한 사람만이 보는 풍경

by YUSE


가게 문을 닫은 날

텅 빈 공간에 앉아 있었다.

익숙했던 냄새가 사라지고

소리도, 사람도, 온기도 빠져나간 자리.


그 자리가 비어가면서

내 마음 속 어떤 부분도

함께 비워지고 있었다.



잃는 게 전부는 아니었다


처음엔

“이제 나는 실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폐업은 잃음이 아니라

쥐고 있던 것을 놓음으로써 다른 것을 잡는 과정이었다는 걸.



숫자보다 중요한 것들


운영하면서 나는 늘 숫자를 보았다.

매출, 임대료, 원가율, 순이익…

그런데 문을 닫고 나니

가장 선명하게 남은 건 숫자가 아니라 장면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첫 손님의 미소,

비 오는 날 혼자 책을 읽던 단골,

내 마음이 무너졌던 날의 커피 향.


숫자는 금방 사라졌지만

장면은 오래 남았다.



나를 더 잘 선택하는 법


문을 닫고 나서야 알았다.

무언가를 끝내는 건 패배가 아니라

다음 선택의 시작이라는 걸.


이제 나는

‘얼마 벌 수 있는가’보다

‘내가 어떤 상태로 살고 싶은가’를 먼저 생각한다.

그 기준으로 보면,

내가 폐업을 택한 건 가장 현명한 투자였다.



그래서 다음은


문을 닫는 순간이 아니라

그 이후의 날들이 나를 만든다.


나는 여전히 기록하고

다시 무언가를 시작할 날을 준비한다.

그게 카페든, 다른 사업이든, 혹은 전혀 새로운 무언가든,

이번엔 두려움이 아니라

나다운 확신으로 문을 열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가장 후회했던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