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지역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일이다. 사교육 1번지답게 학원이 많고 유명 강사들이 넘쳐나는 곳이다.
실력이 출중하여 명문대에 들어간 학생들을 많이 만났다. 초등학교 때부터 열심히 공부한 영어와 수학은 1등급에서도 상위권인 학생들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국어였다. EBS와 연계되지 않았던 때에 만난 학생들은 지금보다 공부의 양이 훨씬 많았다.
6월 모의고사 이후 웬만큼 공부한 아이들은 무릎 높이까지 참고서와 문제집이 쌓일 정도였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다고 했는데 점수가 안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과연 단기간에 점수를 올리는 일이 가능할까?
6월 모의고사가 끝난 후, 고3 학생들과 상담을 하면 그들의 고충이 한결같았다.
“학교와 학원에서 또 인터넷으로 강의도 듣고 기출 문제도 열심히 분석하여 스킬과 노하우를 익힌다고 했는데 성적은 늘 제자리입니다. 3월 이후 2~3등급에 고정되어 있는데 6월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등급으로는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없는데 어떻게 하죠?”
그러면 이렇게 묻는다. “네가 틀렸지?” 반응이 없다. 다시 묻는다. “그건 네가 너무 열심히, 많이 공부했기 때문이야” 라면 반응이 뜨악하다. 열심히, 많이 한 게 잘못 됐단 말인가?
그간 우리는 너무 익숙한 방법을 고집하며 습관적으로 지문을 분석하고 문제를 풀어온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는지도 잘 모른다. 단지 초라한 성적만이 확실한 증거로 남았을 뿐.
문제 해결은 자신의 잘못된 공부 방법을 인정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해결 방법에 색다른 비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그 핵심에 독해지능이 자리하고 있다.
수능국어에서 독해지능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많은 선생님들이 강조하고 있고 학생들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독해지능을 키울지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독해지능을 강조하는 선생님들조차 독해 관련 수업을 지속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독해지능을 키우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수업이 재미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오해이고 편견에 불과하다. 짧은 시간에 재미있게 독해지능을 키우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
게임에 중독되어 고1 때 지방으로 전학을 간 학생의 사례다. 주말마다 서울에 올라와 학원을 다녔고 과외를 해서 영어와 수학에서는 1등급이 나왔다. 국어는 학원을 다녔으나 80점 초반으로 겨우 3등급을 유지할 정도였다.
국어만 잘 하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학생이었고 학습 의욕 또한 대단했다. 6월 하순에 만나 9월 모의고사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 남짓, 지문과 문제 분석만 집중적으로 지도한 결과는 92점 1등급이었다. 11월 수능에서도 1등급을 받아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꿈을 이루었다.
엄마가 대치동 학원장으로 엄마의 극성이 수업에 영향을 줄 정도로 어려움을 겪은 다른 사례다.
이 학생의 경우, 국어 공부의 양은 목까지 차고도 넘치는 상태였다. 본인은 부인하겠지만 지문을 대충 읽고 그럴 듯하게 문제를 푸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성적은 늘 제자리였다.
6월 모의고사에서 80점, 3등급을 받은 상태에서 8월 중순에 만났다. 9월 모의고사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2주일. 방학 중이라 1주일에 3번씩 수업을 한 결과, 9월에선 96점, 11월 수능에선 94점으로 1등급을 받았다.
수능에 기본인 독해지능 향상에 충실했다. 독서 지문 100개를 철저하게 분석했다. 올바른 독해방법을 알고 반복 연습하면 짧은 시간에도 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중요한 독해지능이 교육 현장에서 많이 다루어지지 않거나 소홀히 다루어지는 것이 안타깝다. 고3 때가 되어 공부 방법이나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어렵고 힘들다.
독해지능은 초중 때부터 천천히 갖추어야 할 필수 능력이다. 초중 독해지능이 대학을 결정한다는 것은 빈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