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서 국어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부모들 사이에서도 국어에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고등학교 때나 다니던 국어 학원이나 과외를 중학교에서 시작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그간 영어와 수학 위주 공부의 양상이 많이 바뀌고 있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특히 독해와 관련해 초중 때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부모들에게 자리를 잡게 된 것 같다.
출판사들도 이에 맞춰 초중 독해력 교재를 다수 출간하고 있다.
문제는 많은 교재들이 비슷한 구성과 내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능 교재의 축소판이라고나 할까?
주로 중학교 교과서 글을 가져와 지문을 구성하고 3~4개 문제를 푸는 수능형 교재들이다. 지문의 수준이나 문제의 난이도와는 상관없이 단순 분류한 교재들이 대부분이다.
한 마디로 교재별로 특성이나 수준 차이가 전혀 보이지 않는 천편일률적인 교재들이다. 연령이나 학년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너무 쉽게 만든 교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교재를 가지고 공부를 한다면 정작 수능에 필요한 독해지능은 얻을 수 없다. 단지 교재를 끝냈다는 자기 위안은 삼을 수는 있겠지만 수능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초중 때는 수능형 지문과 문제 풀이가 우선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아도 어떤 교재를 펼치던지 기계적으로 문제 풀이에 열중하는 아이들이다.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아이들의 행동을 멈추게 할 필요가 있다.
문제를 풀고 정답을 맞히는 것이 중요한 일이 아니다. 대충 지문을 읽고 문제만 풀고 지나가는 수업으로는 아무리 많은 교재를 끝냈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
한 문장, 한 문단, 한 개 지문이라도 제대로 분석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글은 이렇게 서두를 시작했네, 이렇게 글을 전개할 수도 있네, 이 글의 첫 문단에서는 개념을 먼저 밝히지 않고 등장 배경, 사례부터 보여주네, 이 글은 처음에는 설명문인 것처럼 보였는데 논설문으로 끝났네 등등. 이처럼 한 개 지문을 가지고도 많은 것을 공부할 수 있다.
한편으론 어휘부터 시작하여 접속어, 지시어, 소주제, 주제 등을 찾으며 글을 읽는 힘을 기를 수도 있다.
지문과 단독으로 대면하여 자신의 힘으로 답을 이끌어내야 한다. 수능국어를 가르칠 때 이런 수업 방식을 선택하여 단시간 내에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독서지문 100개 정도만 자신의 힘으로 분석한다면 수능국어 지문이 머릿속에 각인될 정도가 된다. 문제 또한 눈을 감고도 유추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초중 때는 그래도 시간이 많다. 천천히 시작해도 늦지 않는다. 아니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생각하며 공부해야 한다.
이제까지 해 온 공부 방법을 바꿔야 한다. 교재도 잘 선택해야 한다. 학원이나 과외도 많이 고민해 봐야 한다. 기계적이고 습관적으로 해 왔던 공부 방법을 전면적으로 바꿀 용기와 배짱도 필요하다.
독해지능을 키우기 위한 공부가 말처럼 쉽지 않다. 기존 학교 공부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이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학부모들이 많지 않다.
중요성은 알지만 공부 방법이나 적절한 교재를 찾기도 힘들다. 공부를 했다고 해도 객관적인 측정 방법도 없다. 따라서 당장 눈앞에 성과가 보이질 않으니까 포기하기가 쉽다.
독해지능을 키우기 위해 흔히 독서를 강조하는데 독서를 해야 독해지능이 느는 것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무작정 독서를 한다고 수능에 필요한 독해지능을 키울 수는 없다. 독서할 시간도 너무 부족하다.
그렇다면 독서를 대신할 방법은 무엇인가? 허들이 낮아야 아이들이 넘을 수 있듯이, 우선 쉽고 잘 읽히는 글을 많이 접해야 한다. 그리고 막연한 독서가 아니라 수능에 맞는 글을 매일 읽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독서를 대신하여 수능이 필요한 독해지능을 키울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