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지능을 길러주는 근본적인 방법②

순차적으로 사고하라

by Text with Me

우리 사회가 바삐 돌아가다 보니 뭔가 빨리 결단을 하고 빠르게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이런 사고와 행동 방식이 우리 사회의 발전을 가져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어 가는 현재 시점에는 다른 사고와 행동 방식을 필요로 한다.


선진국을 따라가기 위한 ‘빨리 빨리’ 문화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천천히 사고를 하고 정확한 순서에 맞는 과정을 거쳐 완벽한 결과를 만들어낼 때라고 본다.


교육 현장에서도 ‘빨리 빨리’ 문화는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모든 것을 남들보다 빠르게 해야 직성이 풀린다.


빠르게 정보를 얻어 빠르게 학원을 알아보고 빠르게 선행을 나가 빠르게 교재를 떼어야 한다.


하지만 언어를 배우는 과정은 느리고 순차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언어는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듯이 뇌에서 일련의 사고 과정을 통해 순차적으로 나오는 적극적인 활동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순차적 사고, 즉 순서대로 하는 사고다.


언어를 배우는데 가장 필요한 요소가 순차적 사고다.


하지만 모든 것을 ‘빨리 빨리’ 처리하는데 익숙한 아이들은 순차적 사고에 약하다.


순차적 사고를 안 하면 언어를 정확하게 사용할 수 없다. 글을 쓰거나 글 읽을 때 순서가 바뀌거나 순서를 생략하는 경우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초등학교 아이가 쓴 일기의 사례다.


나는 오늘이 일요일이라서 XX이네 놀러 갔다. 친구의 집에 도착해서 TV를 보면서 재미있게 놀았다. 친구 엄마가 사과를 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친구와 게임도 하고 친구들 뒷담화도 하며 놀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숙제를 조금 하다가 너무 졸려 잤다.


단순 사건 위주의 5문장짜리 글이다.


만일 아이가 영어로 일기를 썼다면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다.


한 단어와 한 문장을 쓰기 위해, 또 문장과 문장의 연결을 위해 고심을 할 것이다.


그리고 첫 문장과 두 번째 문장 사이에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들을 연결하기 위해 생각을 할 것이다.


순차적 사고가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두 문장 사이에는 10문장~20문장, 서너 문단이 넉넉히 들어갈 정도로 허점이 있다.


친구 집에 가는 동안 날씨나 걸린 시간, 동네 이야기, 버스 안과 거리 풍경, 사람들 모습, 그때 느낌이나 생각 등 쓸거리는 넘쳐날 정도로 많다.


순차적 사고를 하지 않는다면 올바른 문장이 나오질 않는다. 나머지 문장들 사이에도 문장이 끼어들 여지가 많다는 것이 보여야 한다.


글쓰기뿐 아니라 글 읽기에서도 순차적 사고는 중요하다.


교과서나 수능의 필자들은 정확한 사고의 논리에 따라 글을 쓰는 전문가들이다.


그들도 글의 일관성이나 연결성, 통일성을 염두에 두고 순차적 사고에 따라 글의 구조와 내용을 조직한다.


따라서 교과서 글이나 수능 지문을 읽을 때 항상 그들의 사고에 따라 글을 읽는 것이 필요하다.


글을 읽는 입장에서도 순차적 사고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일기를 쓴 아이처럼 대부분 아이들이 순차적 사고를 하지 않는다.


글이 순차적 사고에 의해 문장과 문장, 문단과 문단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의식하지도 못한다.


단지 내게 필요한 것은 시험에 나오는 내용뿐이다.


글의 구조나 전개 방식, 문장과 문장의 연결 등은 관심 밖 영역이다. 내용만이 전부인 양 되어 버렸다.


순차적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사고 체계를 바꿔야 한다.


사고 체계를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글을 잘 읽고 잘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할 과제다.


순차적 사고를 하며 문장 하나하나에 집중하여 글을 읽는 습관이 독해지능을 높이는 또 하나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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