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글, 짧은 글, 잘 쓴 글을 매일 읽자
문단 단위로 짧고, 교과서 수준으로 쉬우며, 문장 구조가 짜임새 있는 글을 선택해 천천히 읽어보자.
이 독해방법은 독해지능을 높이는 첫 번째 단계이자 시작점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아래 예시 글은 예전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 글이다. 글의 길이가 길지만 천천히 생각하며 글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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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를 정보화 사회라고 한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를 얻는 중요한 방법 중의 하나가 책을 읽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독서량은 1년에 9.6권이라고 한다. 한 달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셈이다. 책을 읽지 않는 현상은 어른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어린이는 어른에 비해 책을 많이 읽는 편이지만, 다른 나라의 어린이에 비하면 우리나라 어린이의 독서량은 매우 적은 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가정에서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 부모가 책을 많이 읽을 때에 그 자녀도 책을 많이 읽게 된다. 부모와 자녀가 같은 책을 읽고 책의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 더욱 효과가 있다.
학교에서는 책읽기를 권장하고 격려해야 한다. 책읽기와 관련된 행사를 개최하거나 독서 모임을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리고 교과서 내용과 관련된 다양한 책들을 찾아 읽고, 활발하게 토의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각 지역별로 어린이 도서관을 세워 어린이들이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곳에서는 어린이들의 수준에 맞고, 어린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러 분야의 책을 비치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의 독서를 체계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독서 교사를 두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어린이 스스로 늘 책을 가까이 하는 생활 습관을 지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의 수준과 읽는 목적에 맞는 책을 골라 읽어야 한다. 어렵거나 흥미가 없는 책을 읽다보면 책을 싫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루 중에 일정한 시간을 정하여 꾸준하게 책을 읽는 것도 책 읽는 습관을 가지는 데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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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편의 글이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반문하기가 쉽다. 하지만 한 편의 글, 의외로 힘이 세다.
글을 분석해 보자.
잘 쓴 글의 사례로,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암기했던 글이다.
짧은 글이라서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고 쉽게 읽힌다.
교과서나 참고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글이다.
별 생각 없이 글 내용만 파악하고 쉽게 지나칠 수 있다.
하지만 한 편의 글도 어떻게 공부하느냐? 에 따라 학습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글을 아이들에게 주고 나서 “오늘은 이 글을 외워 볼 거야?” 라고 말하자, 아이들은 “이걸 외우라구요?”라는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응, 대신에 글을 잘 설명해 줄게. 그리고 10분 정도 시간을 주면 외울 수 있을 거야” 라고 말해도 아이들은 왜 글을 외워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한다.
더구나 10분에 가능하다니까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인다.
일단 1문단씩 설명이 끝난 후 3번씩 읽고 암기하게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10분 시간을 주면 대부분 아이들이 전문을 암기할 수 있었다. 잘 쓴 글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글의 내용이 쉽고 글의 구조도 정석에 맞게 잘 쓴 글이다.
글 전개나 구성이 아이들도 수긍할 정도로 사고의 논리에 충실하다.
글쓴이의 순차적 사고에 따른 길만 알려주면 아이들 스스로 생각해 길을 찾는다.
잘 쓴 글에는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글맥이 존재한다.
첫 문단은 8개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핵심 어구는 ‘우리나라 어린이의 독서량’이고, 글은 어린이의 독서량이 적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글쓴이의 사고를 따라 첫 문장부터 일곱 번째 문장까지 분석해 보자.
글쓴이는 ‘우리나라 어린이의 독서량’ 라는 어구를 끌어내기 위해 앞의 6개 문장이 필요했다.
그리고 현대 사회, 정보화 사회, 정보, 책, 독서량, 성인, 어른, 다른 나라 어린이 등 어휘와 어구들을 동원했다.
전형적인 역삼각형 문단 형태를 취하며 현대 사회로부터 독서량까지 정확하게 수직과 수평으로 초점을 맞춰갔다.
어휘나 어구의 선택과 문장의 연결도 간결했다.
여덟 번째 문장은 앞 문장에 이어 자연스럽게 뒤따라 나오는 문장이라 설명도 간단했다.
글쓴이의 사고의 흐름을 추적하며 설명했고 아이들은 쉽게 이해했다.
그리고 어휘와 어구들 간 연관성을 생각하며 8개 문장을 빠르게 암기했다.
2문단에서 5문단까지 문단 전개 방식은 동일하다.
문장의 개수 또한 5문단만 제외하면 3개 문단이 각각 3개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5문단이 4개 문장인 것은 독서에 대한 어린이 자신의 주체적인 역할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각 문단에서 첫 문장이 중심문장이고 나머지 문장들이 뒷받침 문장인 것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3개 문장으로 이루어진 문단은 몇 몇 어휘만 연결하면 암기하기도 쉽다.
10분에 전문을 암기할 수 있다니 아이들이 먼저 놀란다.
아무런 생각 없이 글을 암기하려 했다면 많은 시간이 걸려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들은 글을 암기한 것이 아니라 글쓴이의 사고를 따라 갔을 뿐이다.
잘 쓴 글은 이처럼 글쓴이의 사고 논리가 순차적이고 체계적이다.
굳이 글을 암기하려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암기할 수 있는 글이 잘 쓴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