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벌써 네 번째 발리
"너 또 발리가? 이번이 몇 번째지?"
"네 번째."
2015년 전남친, 현남편과 첫 발리여행 (일주일)
2016년 퇴사 후 나홀로 여행 (한달)
2018년 신혼여행 (한달)
2024년 6주년 결혼기념일 여행 (열흘)
나의 발리사랑은 친구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해서 친구들은 종종 묻는다.
"나 발리 갈까 하는데, 발리 뭐가 좋아? 추천해줄 수 있어?"
그럴 때마다 나는 눈동자를 반짝이며 고민에 빠져든다.
"하아.... 발리 너무 좋은데. 뭐부터 얘기해야 하지?"
"발리 뭔데? 뭐가 그렇게 좋은데?" 묻는 이에게 딱 한 단어로 발리의 매력을 표현하자면 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자유로움.
발리에서는 자유로워져.
해방된 기분이랄까....
저렴한 물가, 마사지, 맛있는 음식, 풀빌라 그런 건 기본이고, 발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이 분명히 있다.
올 9월, 신혼여행 이후 6년만에 발리에 다녀왔다. 코로나로 발이 묶여 그리워만 하던 발리.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발리에 갈 수 있었던 이유는 올해 초 내가 썼던 글 덕분이다.
2024년 2월, 삶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리며 글을 썼다. '오직 한 달의 시간이 남았다면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싶나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고, 단순명료한 진심이 튀어나왔다.
남편과 발리로 가자.
나에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면 발리에서 모든 짐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매분 매초를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남편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미래에 대한 걱정없이 깔깔 웃고 늘 그렇듯 사랑한다고 자주 말하며, 그렇게 남은 한달을 살고 싶다고. 그리고 나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고….
'나에게 진실한 삶을 살겠다!‘ 라는 이유로 추석 연휴 발리여행을 계획했다. '너 맏며느리잖아. 도리는 해야지.' 자기검열과 싸워야 했지만 삶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리면 맏며느리의 책임 같은 건 끼어들 틈이 없었다.
네 번째 발리여행을 기다리며 나도 궁금해졌다.
'내가 발리를 좋아하는 마음이 진심일까?'
발리에 가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발리에 대한 내 마음이 진실인지, 진실이라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오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발리에 다녀온지 채 한달도 되지 않은 지금, 나는 또다시 한번 걸리면 좀처럼 낫지를 않는다는 '발리의 오라오라병'을 앓고 있다.
지금부터 발리의 무시무시한 오라오라병, 그 정체를 파헤쳐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