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책 너머를 읽다] 동연. 2025
이 책의 논지 흐름:인종화-타자화-주변화-(재)인종화의 순환
이 책의 각 사례는 제목에 담긴 논지를 실천적인 면에서 입증하는 논거들이라 할 수 있다. 이 논거들은 한국 교회, 한국 사회 안에서 ‘인종화-타자화-주변화-재인종화’라는 순환 고리가 만연하다는 것을 경고하고, 나아가 그 악순환을 어떻게 끊어낼 수 있는지를 효과적으로 논증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 인종화가 일으키는 폭력의 고리를 끊는 한 해법은 재인종화의 소멸이다. 다시 말해 주변화를 없애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책의 주요 논지를 한 번 더 일별 하면, ‘결과적으로 한국 기독교의 재인종화 폭력을 경계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문장에서 주목한 것은 이 책이 단순히 이념적 결론이 아니라 실천적 해석을 도출할 토대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런 실천적 차원이 제시된다는 점에서 나는 이 책의 장르를 한국 교회가 자기 자신을 향해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신학적·사회적 맥락에서 모색하려는 ‘자기반성의 실천신학서’로 규정한 것이다. 이러한 자기 성찰의 핵심은 한국적 현실에서 ‘인종주의,’ 그보다 구조적이고 관계론적인 개념인 ‘재인종화(re-racialization) ’의 원척적 봉쇄라는 문제의식에 잇대어 있다는 것을 함의한다. 이런 원천적 봉쇄의 구체적인 실천이 바로 ‘주변화’로부터 돌아서는 것이다. 이제 이 점을 다음 몇 가지로 정리해보려 한다.
첫째, 이 책의 논지와 논거는 공통으로 우리 사회에서 재인종화(re-racialization)를 경계한다. 할 수 있으면 타파하기를 기대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는, 이 인종화가 실제 현실 속에서 타자화, 결과적으로 주변화와 맞물려 구체화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드러낸다. 이 세 개념은 어느 한 편의 논문에서만 선별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라 모든 저자가 서로 다른 맥락 속에서 의도적으로 종합하여 사용한다. 따라서 독자는 어느 논문을 읽어도 이 세 범주가 발전적·단계적·과정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인종화의 구조적·상징적 함의가 곧 타자화로, 나아가 실제적·행위적 배제인 주변화로 이행되어 마침내 재인종화로 고착되는 과정이다. 결국, 인종화는 순환한다는 것이다.
둘째, 인종화의 결론은 주변화를 거친 재인종화다. 이는 앞서 제기한 핵심 질문, 즉 “‘우리’라는 단어는 어떻게 기독교 안에서 인종화를 가능하게 했는가?”라는 물음에 직접적인 답을 제공한다. 요컨대 이 책의 사례들을 종합할 때, 그 답은 다음과 같이 제시될 수 있다: ‘우리’라는 말은 우리 밖의 세계를 주변으로 밀어내는 방향으로 작동하였다. 주변화가 인종화의 실제다. 주변화는 ‘우리’ 담론이 구조적 경계 짓기와 상징적 우월성의 기제로 작동하여, 타자를 이질적 존재로 정착시키고 마침내 주변으로 밀어내는 힘으로 기능했다는 구체적인 사회 현상으로만 설명할 수 있다. 즉 주변화는 인종화의 실질적 결말이다.
셋째, 인종화에 대한 해법은 탈주변화다. 이 책에서 한 문장으로 명시하진 않지만, “오늘날 기독교인이 인종화–타자화–주변화-재인종화의 구조에서 찾을 수 있는 실천적 해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여러 주장을 통해 추론할 수 있다. 주변화의 행위로부터 ‘돌이켜(born again),’ 하늘의 텍스트에 근거한 대안들을 찾아(alternatives), 자기 삶의 자리에서-개인이든 공동체이든- 성찰과 실천을 병행하는 것이다(praxis). 이른바 밥(BAP)의 실현이다. 이를 통해 중심–주변의 위계를 고착하는 구조 자체를 해체하는 일이다. 인종화-재인종화라는 순환을 막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심’에 대한 선험적 맹신이 해체될 때에만 ‘주변’이라는 범주 또한 의미를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심과 주변이 동일화되도록 자기 해체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학적 관점에서 말하자면, 예수의 사역을 통해 드러난 ‘예루살렘 해체’는 ‘갈릴리’라는 변방이 기존의 예루살렘 중심 질서에 단순히 대조되는 영역이 아니라 오히려 중심을 해체할 수 있는 대조적 토포스였다는 말이다. 한국 기독교 내부에서 신화화된 ‘우리’의 중심성을 해체함으로써 ‘주변’의 의미를 자동으로 분쇄해 버리는 것이다. 그것은 기존의 ‘우리’를 관계적·해석학적 평등으로 전환하는 탈주변화의 실현이다.
결국, 이 책이 제시하는 인종화–타자화–주변화(재인종화)의 구조는 단순한 현상 기술을 비판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 기독교가 자기 자신에게 부과해야 할 근본적 과제를 부여한다. 한편으로 이 구조는 한국 교회가 오랫동안 당연한 것으로 전제해 온 ‘우리’라는 동일성의 서사가 어떻게 신화적 절대성을 획득했는지 묻는다. 동시에 그 절대성이 어떻게 폭력의 구조를 재생산했는지를 해명하도록 촉구한다. 다른 한편으로 이 구조는 독자에게 ‘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되돌려준다. 나아가 역설적으로 ‘우리는 누구를 우리 밖으로 밀어내며 누구를 우리의 중심으로 구성해 왔는가?’를 되묻게 한다. 이것을 되묻지 않는 한, 한국 기독교의 자기 갱신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엄중한 경고를 남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문화 목회라는 사회봉사적 활동마저도 주변화라는 오작동을 일으킨다. 결국, ‘재인종화’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인종화가 단순한 차별이 아니라 구조적·보편적 폭력임을 드러낸다. 재인종화는 불가피해진다. 그러나 그 실천적 해법인 주변화의 고리를 끊는 것, 탈주변화’는 이런 서사의 길목을 차단하는 하나의 실천적 대안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이룬 학술적 성과도 분명하다.
책의 의의와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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