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우리’라는 신화의 폭력』(1)

[책으로 책 너머를 읽다] 동연. 2025.

by 푸른킴
“기독교 인종화의 사유를 다시 읽다”


문제 제기: ‘우리’라는 말이 만든 경계

한국 사회에서 ‘우리’라는 말은 오랫동안 친밀성과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정서적 기반이었다. 그러나 이 순진한 언어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 성찰을 방해하며, 무의식적 반복 속에서 구별 짓기와 배제를 강화해 왔다. 최근 사회 분위기는 ‘우리’라는 말의 용도를 ‘함께함’보다 ‘우리 밖’을 인종화하고 타자화하는 방향으로 기울어뜨린다. 단지 ‘우리’라는 말 하나로 촉발되는 이런 양상은 혐오와 배제에서 시작하여 점차 주변화로 고착되는 듯하다.


이 현상에 한국 기독교 역시 예외가 아니다. 전통적으로 기독교의 ‘우리’는 공동체 결속을 넘어 동질성의 경계를 강화하는 표현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다가 이율배반적으로 다른 이념과 관점을 가진 이들을 적대의 대상으로 규정하는 폐쇄성으로 변질하는 중이다.


사실, 오래전부터 기독교 신앙은 개인이 사회 속에서 어떤 윤리를 따라야 하는지에 대해 신중하게 천착해왔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왜곡된 ‘우리’ 의식이 사회 안에서 어떻게 배제와 혐오, 차별을 재생산하는지 명백히 보여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 기독교 지도자들이 정치적 입장을 종교적 권위로 포장하는 일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는 단순한 언어 습관의 문제만은 아니다. 내면적으로 자기 성찰의 부재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자연스럽게 질문을 남긴다. “그동안 한국 기독교는 ‘우리’라는 언어를 어떻게 사용해 왔으며, 왜 그 과정에서, 어떤 구조적 문제가 축적되었는가?”


이런 상황에서 출간된 『‘우리’라는 신화의 폭력』은 전통적으로 이어져 온 ‘우리’ 개념에 대한 한국 기독교의 언어적·제도적 관성을 근본적으로 질문한다. 나아가 기독교가 어떻게 ‘우리’를 ‘배제의 대명사’로 변질해 왔는지를 고민한다. 이런 문제의식으로 이 책은 구체적 사례를 다양한 학문적 지평에서 추적한다. 동시에 기독교가 단순히 ‘우리’라는 말을 가해의 언어로만 사용했다고 환원하기보다 자기 내부를 향한 다양한 긴장과 대항의 목소리를 이끌어왔다는 것도 함께 드러낸다.


이 책에서 저자들이 자신의 언어로 논증하는 각 주제의 핵심은 명확하다. 즉, 기독교 공동체는 ‘우리’라는 언어를 고정된, 폐쇄된 동일체로 의미하지 않고, 오히려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새롭게 구성해 왔다는 것이다. 이런 사회관계적·순례적 태도에 근거할 때, ‘우리’라는 대명사는 여전히 어떤 고립된 정체성이 아니라 끊임없이 다시 묻고 갱신해야 하는 열린 세계, 사회관계적 과정을 필연적으로 수반한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이 서평은 각기 다른 논문으로 구성된 이 책의 공통 주제가 이 책에서 어떻게 드러났는지를 탐구하여 이 책의 가치를 되새겨보는 것이 목적이다. 나의 논지는 이 책이 인종화의 구조적 메커니즘을 보여주고, 또 그 해법도 제시한다는 것이다. 이 논지는 제목의 세 개념, 재인종화, 그리고 주변화의 강조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이 서평은 이 책의 흐름을 다음 세 가지로 집약한다. 첫째, 이 책은 대체로 인종화–타자화–주변화-재인종화라는 복합 구조가 서로 순환하며 중첩되는 방식을 파악할 수 있다. (이것이 저자들의 저술 동기에 잘 맞으면 좋겠다) 둘째, 이런 흐름은 한국 기독교가 구사하는 인종화의 구조적 특징을 보여준다. 셋째, 이 구조가 지속해서 우리 사회, 특히 기독교 안에서 형성 및 재생산을 반복하지만, 해법도 가능하다는 것을 주목한다. 따라서 본 서평은, 책의 구성과 제목에 담긴 세 개의 개념 분석 →총론 및 각 논문의 요점 → 재인종화의 구조적 의미 분석 → 책의 의의와 새로운 과제의 함의를 정리라는 단계로 전개한다.


책의 구성: 재인종화를 드러내는 다양한 사례

이 책은 한마디로 ‘자기반성의 실천신학서’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의 주요한 개념인 인종화—타자화, 주변화(재인종화)—는 이 책의 논지를 요약하는 분석 도구를 넘어, 한국 교회가 자기 성찰의 장 위에 올려두고 답을 찾아야 할 ‘메타적 질문 틀(meta-question framework)’을 구성한다.


먼저 총론에서 김나미·조민아는 기독교가 성서 교리와 제도적 신앙을 통해 차별과 배제를 정당화해 온 역사적 책임을 점검한다. 동시에 기독교 신화가 폭력만이 아니라, 기존 질서를 교란하고 새로운 윤리적 방향성을 개척해 온 변혁적 에너지의 원천이기도 했음을 환기한다. 이를 통해 ‘인종주의와 그리스도교를 연관 지어 논의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그중 ‘인종화를 문명화’의 관점으로 이해하는 것이 두드러진다.


“이 책은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배타적 정서를(…) 인종주의의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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