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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S Feb 10. 2017

인에비터블: 미래의 정체(By Kevin Kelly)

기계와 공존하는 미래를 위해 생각해 볼 동사들 

2월 트레바리 어떤 혁신 지정도서였던 '인에비터블 독후감.


첫 달 도서에 워낙 비판적으로 접근했기에

이번달 도서는 사회적/제도적 이슈 등을 이야기하지 않았으며 포용적(?^^)으로 읽었고, 

어제 독서모임 후에 생각이 좀 바뀐 부분도 있으나.....


우선 제출했던 내용 그대로.
http://www.yes24.com/24/Goods/35052218?Acod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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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예방주사 같았던 지난 트레바리의 경험


“어떤 혁신”의 첫 도서로 를 먼저 나누어서였을까. 
제목부터 타협의 여지(^^)가 없는 이기에  “아니, 세상에 피할 수 없는 것이 어디 있어”하는 삐딱한 마음이 먼저 들 수도 있을 텐데… 책의 내용에 자주 공감하면서 꽤 재미나게 읽었다. 

소설처럼 느껴질 만큼 작가의 필력도 좋고, 중간중간 자신의 경험을 넣어서 보다 설득력 있게 읽히는 것도 원인이겠지만 
기술의 방향성 자체는 비록 불가피하더라도, 우리의 삶이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서택지가 있음이 느껴져서다. 

그래서일까. 기술의 흐름들이 사회에서 적용되는 과정, 12개의 흐름에 담긴 본질적인 속성, 책의 처음과 마지막을 읽을 때는 마치 인문학책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2. 기술의 속성을 받아들인다면. 


저자가 생각하는 책의 목적은 서문부터 확인 가능하다. “현재 가장 새로운 기술에서 작동하는 이 경향을 평가, 그 궤적을 펼쳐 보이는 것(14p)”이라고 이야기한다. 

즉 특정회사나 산업, 기술의 미래의 모습을 정확히 예측하는 책이 아니다. 
디지털 시대에 기술이 특정한 방향으로 향하는 편향성, 전반적으로 만들어지는 총체적/보편적인 방향을 주로 다루기에, “Inevitable’이라는 표현을 받아들일 수 있다. (서론의 인터넷의 형태는 세계에 펼쳐진 연결망들의 연결망, 전화 통신은 전기를 통해 전달되는 장거리 음성 메시지임은 동일하되, 그에 적용방안은 상황에 따라질 수 있다는 예시를 보면 이해하기 쉽다.) 어쩌면 특정기술의 결과물보다는, 기술의 속성에 기반한 “끊임없는 변화와 개선이라는 과정이 지난 시기에 가장 위대한 발명(12p)” 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이 책과 상호작용하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기술이 만들어내는 변화에 대한 우려는 당연하고, 그 우려가 없던 시대는 존재하지 않았다. 지난번 트레바리 모임에서도 느꼈지만, 기술이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고 사회의 중심적 가치를 해친다는 두려움, 기존의 안정적 삶을 해체한다는 불안감은 언제나 존재했다. 특별히 “약속하는 것이 클수록, 거부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커진다(31p)”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처럼 “부정적인 형태조차도 긍정적인 측면의 일반 추세를 똑같이 따르고, 순환 단계마다 예전에 없던 기회와 선택지가 추가되기에(406p)” 기술과 협력할 때, "깊이 관여하고, 직접 경험하고, 경계하면서 받아들일 때 (11p)" 기술의 혜택을 가장 풍성히 누릴 수 있음도 사실이다. 

물론 과거와 약간 다른 측면도 있다. 맞이할 변화 속에서 우리는 독특한 개인인 동시에, 거대한 체계에  구체적으로/능동적으로 연결된 존재이기도 하다. 단순히 기술을 활용만 하지 않고, 기술이 만들어가는 시스템에 개개인이 포함된다. 서로를 경험하고 데이터가 끈임없이 공유된다. 그렇게 우리는 계속해서 무언가가 - 이 책에서 나오는 모든 동사들의 기본형인 - 되어간다.  

“이러한 변화를 촉진하는 지배적인 힘은 인공 생각의 출현(53p)”이다. 이제는 로봇 및 기계를 활용하거나 혹은 우려하는 것처럼 경쟁하지 않고, 함께 일해야 하는 시기이다. 더 나아가 “이 행성의 거주자들이 서로 연결되어 아주 거대한 하나 - 모든 기계의 집단행동과 결부된 모든 인간의 집단 지능에다가 자연의 지능, 이 전체로부터 출현하는 모든 행동을 포괄하는 - 가 된 최초의 시기(429p)" 이기도 하다. 이러한 가정을 전제에 두고 열두가지 흐름 속으로 들어간다면, 더 흥미롭게 읽을 것 같다. 

3. 열두가지, 하지만 하나로 연결된 흐름. 

저자는 서론 마지막 부분에서 선언한다. 
“12가지 동사는 모두 뒤섞이며, 모든 활동은 '되어가다'라는 과정의 변이 형태다 (14p)” 
‘되어가다’는 고정되어 있지 않음을 의미이다. 계속해서 새로움을 경험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적응할 수 없다. 지난 모임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미래의 삶은 ‘적당히 살기 어렵겠구나, 참 피곤할 수도 있겠다’ 하면서도… 그만큼 다이나믹하고 기회가 많아지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겠다 동시에 생각이 든다. 

이러한 열두가지의 변이 형태. 각각의 흐름은 주요한 예시나 분야 (ex: ‘흐르다’는 음악, ‘상호작용하다’는 VR, ‘리믹스하다’는 영화 등)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다.

하지만 읽다 보면 다시,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연결되어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 


무엇이든 서로 인지할 수 있기에 접근이 가능하고, 데이터와 활동들은 공유되고, 반응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고 느끼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필터링하며, 그 변화는 계속 추적된다. 그리고 그 결과들은 질문을 통해 바로 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큰 하나의 공동체가 되어 가는데 좋은 질문을 던진다. 

이처럼 하나하나의 흐름 속에서 발생하는 특정한 변화를 상세하게 살펴보는 것과 함께, 어떻게 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창발적으로 일어나는지를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개별 흐름을 다 정리하기는 어렵지만, 인상적이었던 문장들을 찾으면 
* 흐르다 : 복제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신뢰가 한 예다. 생성적 가치. 
* 접근하다 : 서비스가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에 더 깊은 관계를 요구한다. 
* 걸러내다 : 모든 것이 0을 향해 내려갈 때 비용이 증가하는 것은 인간의 경험뿐이다/
* 상호작용하다 : 상호작용하지 않으면 고장난 것이다 /우리의 상호작용은 우리의 비밀번호가 될 것이다.

등이 있었다.

4. 연결이 주는 선물은 인정.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

언제나 있던 변화. 저항하기보다는 대응함이 필요할 때가 많다. 그리고  그 과정도 중요한다. 과정에 따라 결과물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소통 방식도 좋은 예시 같았다. 와이어드의 편집장을 지냈을 만큼 이 분야의 Guru로 여겨지는 사람이, 자신의 실수/실패의 경험을 근거로 기술의 확장성과 변화의 불가피성을 주장하기에 더욱 공감되고 설득력이 있었다. (내 이야기가 다 맞고, 이 내용이 진리다 하였다면 반감이 먼저 들었을지도.) 

현재 사람들의 비금융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활용하는 비즈니스에 종사하고 있기에,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활용의 윤리성과 관련된 생각을 아무래도 많이 한다. 그러다 보니, “추적하기를 예의 바르고 생산적을 만드는 법을 터득한 사람은 성공할 것이고, 소비자는 추적당하고 싶지 않다고 혜택 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다(352)”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개인에 관련된 비정형 데이터 추적의 범위는 급속도로 증가할 텐데, “자기 추적을 통해 우리는 완벽한 기억을 갖추면서 경이로운 수준으로 자신을 객관적이고 정량적으로 조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159)” 이 경우 취향의 편향성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필터링 시 다음 세가지 방법 “내가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 친구들이 좋아하지만 나는 좋다는 점을 모르는 것, 내가 좋아하지 않지만 좋아할 가능성이 있는 것(254~)”를 활용한다면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출 수 있지 않을까. 책의 이야기처럼, “어느 정도까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줄 필터를 통해 “개인화가 가능하고, 자신이 누구인지 보다 명확히 알 수 있다(286)”. 

물론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화면 보기의 실용적인 사고를 중시할 수 있겠으나, 사색이나 쉼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왠지 구세대의 가치로 내몰리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이다. 
“링크와 태그가 매우 뛰어난 발명품(149)”임에 동의하지만, 다양한 정보 속에서 헤매고 있고, 너무 분산에 익숙해져서 통찰력을 쌓을 만큼의 집중력과 끈기가 부족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고 바로 나의 이야기다. 여러 활동을 멀티태스킹하지 않으면 부족해질 정도이니… 

저자의 답변을 이 문장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시간 낭비를 창의성이 필수 전제조건이라고 생각한다. 놀이와 일, 진지한 생각과 장난스러운 생각의 융합을 이 새로운 발명이 이룬 가장 위대한 일 중 하나라고 말한다(413)” “그들은 어리석은 링크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더 생산적인 사고방식에 종사하는 것이(414)” 

그래, 어느 정도 인정한다. 유동성과 상호작용성, 연결을 통한 세렌디피티와 싱귤러리티가 일어나고, 앞으로 더 많이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습관이 익숙해질 때, 우리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찬찬히 생각하는 힘의 능력을 잃어버릴 수도 잊지 않을까. 이 부분에 대한 균형이 잘 잡혔으면 좋겠다. 

5. 나오며. 미래를 받아들이고, 적응하고, 창조해 가기


기술이 가져올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우려를 한 번 더 돌아보며 독후감을 정리한다. 
불평등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는 존중되고 장려되어야 하나, 
불평등에 대한 걱정으로 기술의 변화 자체를 늦추기는 어렵다.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되. 
원칙을 잘 세워 모두에게 혜택을 전달하려는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 
(저자에게 그런 측면을 가장 잘 볼 수 있었던 예시는, 에드워드 스노든에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내부 고발에 찬사를 보낸 이유는 추적하기가 줄어두는 대신에 더 투명해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관점(386)”) “익명성이 흔해질 때 그 체계는 실패한다(389)”는 말처럼, 우리는 이렇게 변화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흐름도 '질문하다'였다. 
끊임없는 변화, 기계를 포함한 다양한 사물과의 공존 속에서 변화의 핵심과 주요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 

책의 마지막 단락은 역설적이게도 ‘시작하다’이다. 그렇게 처음과 마지막이 연결된다.

이제 ‘되어가기’를 '시작해보자'고 독려하는 것 같다. .

기술도, 사회도. 나도, 우리도.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진정으로 활짝 열린 변방이다. 우리는 모두 되어가고 있다(48p)” 
먼 미래에 이렇게 이야기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변화를 그냥 흘려버리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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