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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S Feb 06. 2017

책이 좋아서, 혹은 Publy 팬미팅

 특색을 갖춘 콘텐츠는 살아남는다고 믿으며.. 

1. 퍼블리 오프라인 모임 참석의 변 : 사람이 궁금해서, 책이 좋아서 


2월 3일 처음 참석한  Publy의 오프라인 모임, [책과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를 위한] 책 좋은 살롱 패키지


트레바리와 함께 퍼블리는, 단순히 관심가는 커뮤니티/서비스를 넘어서 제대로 연구/공부해 보고 싶은 콘텐츠 기반 사업 모델이기도 하다. 

무료 콘텐츠와 모임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과연 어떤 사람들이 책값의 몇 배의 금액을 지불하며 리포트를 받아보는지, 적지 않은 금액을 제공하며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하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작년 말 페북 포스팅에 쓴 것처럼  지적허세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렇게 시니컬한 표현으로  받아들이지 말기를.... 물론 고가의 세미나에서 그 금액 이상의 인사이트나 지식을 얻는 경우도 있으나, 나는 아직 그 수준은 아닌 듯함)와 상징소비, 경험 공유도 일정 정도 원인이겠지만, 어떠한 부분에서 사람들의 수요와 니즈를 건드렸는지, 그래서 이러한 비즈니스가 얼마나 성장성과 가능성이 있을지 궁금하였다. 공익적으로도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하기에 더욱.    


작년에 지인들이 저자로 참여한 프로젝트들에 펀딩은 했었으나 오프라인 모임에는 참석한 적은 없었기에,
2017년을 맞아 퍼블리의 오프라인 모임에 꼭 참석하고 싶었다. 시기적으로도 가장 가깝고,  또 퍼블리 대표가 호스트로 참여하는 책이 좋아서-책 좋은 살롱 패키지 에 신청을 하였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오프 모임에서 어떤 사람이 참여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도 궁금한 동시에,

어쨓든 나의 지난 이력에서 책이 빠질 수 없고(책 모으는 것을 좋아하지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는 것은 안 비밀), 현재도 트레바리에서 '어떤 혁신' 책모임을 하고 있다는 부분도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2. "책이 좋아서"였는데.... 그래, 책이 좋으면 이럴 수 있지.


모임의 분위기는 참석 전 나의 예상과는 살짝 다르게 진행되었다.

리포트 발행이 연기되면서 오프 모임 당일까지 발간되지 않아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었고, 

이번 모임의 저자/발표자가 퍼블리였던 CEO였던 관계로, 

주제였던 '책이 좋아서'나 서점 이야기보다는 '퍼블리의 역사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었다. (팬덤 현상을 볼 수 있었던..^^)

초반에 살짝 당황했지만 뭐 그렇다고 불만이 있다는 말은 아니다 ㅎㅎ

모임 전 설문에서 참석자들의 요청사항을 바탕으로 진행하였고, 우리 시대의 지적자본을 생산/공유하는 퍼블리에 여정은 책과 퍼블리의 리포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궁금했을 이야기였을테니. 



퍼블리 대표의 창업 스토리 및 방향 등는 언론에 많이 보도되었으니 링크로 갈음. 


그래도 중요한 점 두 가지만 뽑자면 유통보다는 콘텐츠 퀄리티로 중점을 두고 접근했다는 점, 

새로운 상품, 게다가 지식기반 콘텐츠이기에 가격탄력성이 낮을거라는 전제 하에 가격 측정을 했다는 점. 

두 번째가 현재 시장진입 단계에서 고가를 고수하고 있는 이유인 동시 에짜장면은 초기에 저가로 들어왔고, 파스타는 초기에 고가로 들어왔기에 같은 면 요리임에도 사람들의 인지적 가격차가 엄청나게 차이닌다는 박소령 CEO의 비유처럼), 아직 적잖은 요청에도 불구하고 종이책을  발행하지 못하는(디지털이 20000~40000원 대인데 종이책 가격 설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유이기도 한다.


아직 퍼블리의 성공여부, 흐름을 얼마나 탔는지를 명확하게 판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작년 후반부터 프로젝트의 양을 늘리고 있으며, 나름 기준점으로 생각하는 1000만원 이상 펀딩에 성공하는 프로젝트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잠시 들었던, 포틀랜드의  Powell 서점 이야기. 아직 리포트가 나오지 않았기에 자세하게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박소령 CEO가 작년 방문시 미국에서 유일하게 그 도시를 방문하는 이유가 되는 서점이라는 자랑을 들었던 Powell 서점의 세 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엄청난 양(Volume) : 영어라는 언어의 특성일 수도 있지만, 지역 서점에도 엄청냔 권수의 책이 있다.

- 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의 큐레이션 : 일반 정치경제사회문화가 아니라,  정말 책을 좋아하는 직원들이 분류하기에 흥미롭고 실제적인 관심사와 연결될 수 있다. 저자가 방문했을 때는, 대통령선거 직전이었는지 한 영역에 조지 워싱턴부터 버락 오바마까지 모든 대통령에 간한 책들이 순서별로 정리된 코너가 있었다고. 

- 새로운 발견 : 대형서점보다 최근 증가하는 중고서점이 더 재미난 책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하듯이, Powell 서점에서도 오래된 책이든 최근 책이든 새롭게 만나고 경험할 수 있다. 

(정리하며 생각해보니 2번과 3번은 연결되었다를 넘어 동일한 이야기일 수도 있을 듯 ㅋㅋㅋ)


개인적으로는 서점 자체뿐 아니라 디지컬 커뮤니케이션과 데이터 분석에도 관심이 있어서 문의해 보았는데,

물론 온라인 사이트도 있기는 하지만 포틀랜드 오프라인 서점에서 경험했던 그 아우라(ㅎㅎ)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며,  큐레이션이나 추천도 아직 직원들 위주이지 데이터를 상세히 분석하는 방향은 아직 아닌 것 같다는 답변을 들었다.



3. 감상평1 : 서점의 미래, 책의 미래 (아... 거창하다) 


퍼블리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종이책 구매 자체는 감소할 것이고, 콘텐츠의 숫자는 급증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서 마인드 쉐어/타임 쉐어(공식용어는 아니지만, 수많은 선택지 중 특정인이 긓그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도록 선택)가 높아지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의 방법이 있을 것 같다.


1) 철저한, 세분화된 데이터 활용을 통한 개인맞춤화  2) 서점/책만의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커뮤니케이션 

1)에 관련해서는. 앞으로 개개인을 분석하는 데이터의 범위와 정밀도는 점점 높아지고,

너무 많은 선택지에 사람들이 압도당하기도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개인에게 맞춤화된 책을 추천해주는 서비스가 증가할 것이다.
지금의 아마존보다 훨씬 정교한 수준까지.
이 경우 최근 스티치 픽스 (옷 사진 없이 연매출 3000억에 다다르고, 지속적으로 투자받고 있는 패션 쇼핑몰)

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콘텐츠를 사전에 이야기하지 않고 배송하는 서비스가 더 인기를 얻을지도 모르겠다.

만약 편향성이 경도되는 방향으로 갈까 우려된다면,

- 내가 좋아할만한 콘텐츠 - 내 주변 사람들이 좋아하는 콘텐츠 - 내가 지금은 좋아하지 않지만 가볍게 접해볼만한 콘텐츠로 분류를 하는 방식도 감안할 수 있을 것 같다.


2)에 관련해서는. 그 서점만의 특징, 색다른 큐레이션 등을 맛 볼 수 있는 곳, 주인장(이 표현을 쓰고 싶다)의 취향이 보여지는 곳이 인기를 얻을 것 같이다.
개별 서점 등은 아주 거대하게 성장하기는 어렵더라도,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도, 그 방향에 공감하는 적정수에 사람들로 인해 비즈니스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여러 곳들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초창기지만 여러 독립서점이 조금씩 의미있는 성과를 보이고,  최인아책방 등 그 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큐레이션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기술의 흐름과 그에 따른 변화는 기본적으로 받아들이되,

그에 주체적으로 대응하면서 새로운 시장과 가치를 발견하는 모델들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성장하기 바란다.

책과 콘텐츠의 가치를 사랑는 사람이기에 더욱 그렇다.  



4. 감상평2 : 그래서 퍼블리의 방향은? (답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책 좋은 살롱"은 정말 퍼블리 팬미팅 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제목인 "책이 좋아서"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구조화된 지식이나 결과물을 전달하는 프로젝트라기보다는,
퍼블리가 만들어내는 콘텐츠를 좋아하고 충성도가 높은( 그래서 상대적으로 퍼블리 프로젝트에 가격탄력성이 높지 않은^^) 사람들이 오프에 주로 왔기에 더욱 그랬을 것 같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퍼블리에 대한 찬사와 응원, 그리고 바라는 점들이 적잖게 나왔는데....
물론 퍼블리 입장에서 중요하게 받아들일 내용이 물론 있었겠지만,
그 자리에 이야기와 아이디어를 그대로 반영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직까지 이러한 팬의 절대적 인원이, 퍼블리를 먹여살릴 수 있을만큼(^^) 많지는 않을 수 있기에.
 
개인적으로 퍼블리가 바라보는 마켓은 니치 시장이되(고급 지식 컨텐츠를 대중화하기에는 분명히 어렵다)
새로운 부분을 찾아서 우선 뾰족하게 시작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넓힌다면 규모가 일정수준 이상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하다. 

그리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시장이기에, 그 실험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책 좋은 살롱이야 팬미팅 분위기지였지만, 그 뒤에는 얼마나 많은 고민과 실패가 있었으랴....) 


어쨓든 스타트업이니 만큼, 지식콘텐츠와 관련된 모든 것(책 추천/ 큐레이션 및 배송/ 네트워크)를 시작부터 
다 잘 할 수는 없다. 

퍼블리의 핵심가치와 잘 할 수 있는 일에 우선 집중하되, 
마지막에 저자가 했던 말처럼, 'Vision은 강력하게 Detail은 유연하게' 를 유지하여 
지적 허세(^^)를 뛰어넘어, 더 깊은 경험과 지혜와 연결이 담긴 '지적 자본'의 프로젝트가 되었으면 좋겠다. 


p.s)

당일 신청자 11명과 함께, 퍼블리에서도 6명이 참여했다.
프로젝트마다 오프 모임의 분위기는 다르겠지만, Staff 분들이 참가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조금 Nudge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련주제에 관심있어서 모인 사람들인데,

자연스러운 범위에서 네트워크가 이루어지면 

퍼블리에 대한 충성도 및 재구매율도 높아지지 않을까.


* 물론 억지스럽게 네트워크를 만들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안 만날 분위기면, Staff들이 노력을 해도 안 만나진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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