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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S Dec 13. 2017

'비영리스타트업' 쇼케이스 사적 감상문

풍성한 비영리생태계를 향한 하나의 이정표 

'비영리스타트업'

올해 여름부터 가을까지, 내 가슴을 때로는 뜨겁게 때로는 무겁게 했던 단어였다.
창의적인 접근, 빠른 의사결정, 유연한 조직, 사회적 가치 우선.
이렇게 매력적인 수식어를 가진 비영리스타트업의 해외 사례를 정리하는 영광(?)을 누릴 때도 있었으나,   
막상 비영리스타트업 성장시나리오 프로그램에 참여한 조직들을 인터뷰한 후 어떠한 맥락으로 풀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적합한 타이밍에 콘텐츠로 퍼블리싱하지 못한 부담감과 죄책감(?)을 지니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나에게 있지 그들에게 있던 것은 아니었기에,
그리고 10월에 인터뷰했을 때 각 팀마다 해결하지 못했던 고민의 지점들을 보었기에,  
비영리스타트업 성장시나리오의 과정을 1차 정리하는 쇼케이스에서 나누어질 이야기들이 궁금하였다.


 

쇼케이스의 메인 포스터 s

아직 모호한 정체성에도 비영리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한 팀들은, 분명 그 가능성에 주목했을 것이다. 성장시나리오/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은 모호함을 구체화하는 과정이어서였는지, 12월 6일 개최된 쇼케이스는 장소에 입장했을 때의 분위기, 프레젠테이션 방식, 사후 피드백 방법 등 다양한 면에서, 비영리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데모데이의 형식을 넣어서 기존 비영리 행사에 대한 선입견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지원금, 전담 코디네이터, 네트워크, 여러 시도에 대한 지원 중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띄었던 '시나리오'의 특징은, 단체설립을 강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적지 않은 지원기관들이 성과평과 등을 위하여 자의든 타의든 그 부분을 의무사항을 두는데, 성장시나리오는 조직형태를 열어둠으로서 (스타트업 프로그램에서 무조건 현재 아이디어로 창업이 필수사항은 경우는 많지 않은 것처럼)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었고 느껴졌다.. 7월에 있었던 탐방공유회 그리고 이번에 오프닝 멘트에서 센터장 분이 이야기하셨던 것처럼, 비영리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있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고민하다 선택한 방식이 아닐까 한다.(기관평가에서 이 부분이 어떻게 보여질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계속 성장해나가길)

이런 곳들을 지원하겠다고 합니다 !!

총 5개의발표팀의 PT는, 때로는 어색하지만 당찼고, 주어진 시간 동안 자신들의 특징을 가장 잘 어필하기 위하여 노력한 모습들이 모였다. 적지 않은 팀들이 '예시'나 '질문' 등을 통해서 참여자들의 공감과 관심을 끌어내며 PT를 시작한 것에서 보일 수 있듯이, 리허셜뿐 아니라 지난 몇개월간의 과정을 충실히 담아내려는 노력이 느껴졌다. 


당일 PT 전체 자료는 이 곳에서 확인할 수 있기에,

이 곳에서는 10월에 진행했던 각 팀 인터뷰와 비교하여, 인상적인 측면들을 정리해본다



1. 사각사각프로젝트 


수미쌍관 장표 

첫 발표여서 긴장할 수도 있었을 텐데,  양손가락을 활용해서 귀여움을 강조한 정화님.
피아노를 치고 싶은 아이의 예시로 시작하여 도움이 필요한 차상위계층의 사례들을 통해서, 참여자들이 막연한 집단이 아닌 하나하나의 사람으로 느껴지도록 전달하였다.
초반에 인터뷰했을 때도 '기부투명성(기부금 100% 전달)'과 '복지사각지대' 두 영역에 대한  강조가 사람들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발표 때는 복지사각지대 조금 더 초점을 맞추었다. 프로젝트를 신뢰할 수 있는 이유도 '사회복지사' 분들의 전문성과 경험을 중심으로 풀었고 
투명성/다양성/참여의 특징이 살아있는 "온라인 개인 기부자와 수혜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에 대한 비전, 초반 가설과의 변화 (기부자와 수혜자의 1:1 매칭을 전제했다가 현재는 1:다 마챙도 가능, 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스케일업 검토 등)도 강조했던 부분.

긴장되지만 차분하게, 첫 장표를 마무리에 다시 보여주면서,  핵심메시지 재전달하며 마무리.
기부와 웹의 효과적인 연결에 대한 고민을 장시간 해왔던 팀임을 알기에,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인생의 갑자기 닥친 어려운 시절에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버팀목의 역할을 해 줄 수 있기를.  



2 위에이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서울을 강조한  장애인과 비장애인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서울.
처음에는 여행 컨셉으로 출발했던 위에이블은, '서울'과 '일상'과 '커뮤니티매핑'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어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듯 하다.  (함께 하는 공간. 함께 하는 공감처럼 라임도 잘 맞춤 ㅎㅎ)

이 곳 역시 송덕진 대표가 자신의 친구 이야기와 약속장소가 어려운 사연과 숫자를 섞어서 표현하여,

'정보 부족' 과 '사회 환경' 이라는 장애인 접근성 문제의 원인을 잘 설명한 것 같다.  


모든 프로젝트를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 하고,
수제맥주/당구장/떡볶이 등 관광지를 넘어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공간 중심으로 매핑하고,

구글의 접근성 지도 가이드라인을 한국실정에 맞게 변화하는 등. 
언론의 관심보다는 진정 '나'와 '우리'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는 기분.
기존에 봉사를 통해 만난 장애인들이 쿨하고 멋지다는 경험으로 인해, 이런 관점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실제 11월 추운 날씨에 한달간 발품을 팔며 성수동 여러 공간을 조사하고, 그 결과물로 만들어진 지역의 오프라인 지도를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걸어서 홍보하는 방식을 제안하는 등, 지난 한 달 동안 실천이 눈에 보이는 성과물로 나왔고, 그러다보니 서울시 남부 장애인 복지관의 나들이 프로그램에 활용되는 등 조금 더 구체화되는 느낌이었다.

나름 신경 쓴 마지막 메시지. 디캠프를 들어올 때 경사로를 보았는지 물어보며, 많은 사람들이 쉽게 지나친 경사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이기에.....   오늘 발표를 통해 마음속의 장애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작은 경사로가 설치되었기를 바란다는 따뜻한 멘트 :)   


                                                   

3. 언니오빠형누나 


 회사 이름에 걸맞게 발표자는 맏언니로 스스로를 소개하며 친근감을 주고...

'어릴 때 잘 노셨나요'로 발표를 열었는데, 조금 더 도발적으로 '노는 언니' 컨셉으로 이야기해도 재미있었을 듯.
(이 팀도 숫자를 통해 현재의 문제와 팀의 성과를 보여주었는데, 숫자와 스토리의 활용은 아무래도 PT를 준비하며 주최측(?)에서 강조한 부분처럼 보였다.)

놀이의 4요소(?) 인 "놀이 공간/  놀이 시간/  보호자/  놀이 기회" 중 그들이 내놓은 답은 사람.
대학생으로 시작한 그들이 실제 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고,
안전한 공간 및 기회가 시작되는 영역이도 하고, 
사람간의 맺어지는 관계가 결국 놀이의 핵심요소라고 생각하고 활동을 진행한 듯.

그래서 이름이 아닌 닉네임, 선생님이 아닌 언니오빠형누나, 보호자/관리자가 아닌놀이 친구, 학습의 수단으로 정형화된 놀이가 아닌 진짜 놀이로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듯 하다.  


위의 장표처럼 아이/대학생/부모님 세 그룹이 맺어지는 과정을 통해 가치를 키워가려는  그들.

마지막 많은 사람들을 미소짓게 만들었던, 발표자의 믿음인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동네가 필요하다'에서  '언니오빠형누나'들도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동네의 구성원이 되기를.


                                                                                                                                                                           4. 투정(To.정치)


인터뷰 때부터 개인적으로 조심스러운 부분은 국회의원 집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전제했다는 점인데, 그 부분은 아직 유지되고 있는 듯. 


그래도 톡톡 튀는 pt(인터뷰 때는 몰랐는데,  마치 볼빨간사춘기 같았다), 국회의원과 개인의 관심사에 대한 Two Track 소개, 그리고 게임적인 요소로 많은 분들에게 관심을 받은 듯.

입법과정과 관심사가 맞물리면 개개인이 할 이야기도 많고 재미지게 느낄 수도 있는데, 현재는 정보 부재와 어려움으로 멀게 느껴지는 상황. 그래서 만든 법안 특화 플랫폼 투정.  

위에 써 있는 것처럼 투정의 접근은 '법안 SNS'와 '국회의원 다마코치'로 나뉜다. 
법안 SNS는 법안들을 피드 방식의 UI로 보여주어 법안의 내용과 진행 상황 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참여도도 쉽게 하며, 국회의원 다마코치는 SNS에서 얻은 포인트를 활용, 국회의원들 캐릭터를 키운다.  

실제 국회의원들을 비쥬얼로 표현하고, 개돼지(백수) 부터 국회의원 후보/국회의원까지의 성장시나리오(?)로 인하여 게임이 더 관심을 많이 받았다고 느껴졌으나,  해쉬태그/길드/쉬운 청원 등 SNS가 현실적인 가능성이 더 많아 보였다. 풋볼매니저 같은 게임이야 현실의 스펙을 기반으로 본인의 특성에 맞게 활용하면 되는데,  '국회의원 다마고치'는 실제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이 반영되지 않는 현재의 상황이 조금 괴리감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고.  


그래도 국회의원을 열일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하다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여기까지 왔다고 발표하는 To.정이니 만큼, 여러 장애물과 우려를 해쳐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지 않을까 기대를 해 본다.   




5. 동물개체인식연구소 이민정


인터뷰 때 느꼈던 분위기가 발표 때도 고스란히 전해져 나름(나 혼자?) 재미있었던 시간.
대표 장표를 '특허등록/출원'을 선택했듯이, '컴퓨터 비전에 전문성을 가진 대학원생'이라는 점을 강조. 

이 팀도 숫자를 통해 많은 것을 표현하였으며, 동물개체인식연구소를 통해 유기견과 유실견을 조금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점과 전반적인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비문' 개념과 확인 방법에 대한 신기함과 함께 얼마나 정확성을 가질지 인터뷰를 하며 궁금했었는데,
그 사이에 실험을 한 결과는 270마리 중 평균 10.17등 (1~11등을 확인하면 그 중에 찾을 수 있음)으로 95%의 신뢰도를 가짐. 생각했던 것처럼 한 번에 알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모든 개들이 유실견은 아닐테니 충분한 db가 쌓여있으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수준인 것 같다.


상대적으로 투박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등록율이 높아지면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있는 문화가 일어나리라 믿으며, 그들이 공부하면서 한 번은 발견한 사회문제의 키를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집중하는 모습에서 또 다른 진정성이 느껴졌다. 


뒷면을 보시면 관심있는 팀들에게 연락할 수 있게 해 놓았어요!!!


어쩌면 이번 쇼케이스는 발굴에 이어 육성을 본격화하기 위한단계가 아닐까. 

각 팀들의 노력도 필요하고 NPO센터에게 홀로 무거운 짐을 맡겨서도 안 되겠지만, 

쇼케이스로 한 점을 찍었다면,  
받았던 피드백들을 기반으로 비영리생태계가 보다 풍성해지도록 큰 그림을 함께 그려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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