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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S Jan 25. 2018

'부평'에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왜'를 찾으면 쉬워지려나.

현재 집의 전세기간이 끝나는 2018년 6월이면 당연히 부모님과 독립하여,

나는 서울 어딘가에 정겹고 멋진 쉐어하우스(내가 허세도 있고, 보증금으로 많은 돈을 묶기도 어려워서)에서 살 것이라 생각했으나....

1월 몇 가지 상황(내가 독립하면 전세보증금도 대부분 나가므로 부모님은 작은 집으로 이사하셔야 한다 -> 12년부터 계속 전세기간이 끝날 때마다 이사 중인데, 건강하시지 않은 부모님이 6년간 네 번 이사는 좀 너무한 것 같다 -> 어머니에게 교회 커뮤니티가 상당히 중요한데, 지금 집에서 걸어서 15분이다. -> 그리고 무엇보다,  임대인이 전세금을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으로 인해 지금 집 인천시 부평구 갈X서로 X7 동X APT에 계속 거주할 예정이다.  

부평구청역 네이버 지도. 우리 집은 저기 북측애 있다...


최소 2년 더 부평을 거처(?)로 삼기로 마음 먹으면서, 포기하고 있었던 내가 사는 동네에서 무언가 해 보고 싶다는 열망이 다시 스멀스멀 샘솟기 시작했다. 대학생 이후부터 서른다섯(아직 생일 전이라고! 빠른 같은 과거의 유물에 휘둘리지 않게 우리 모두 만 나이로 통일합시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삶을 서울 중심으로 살아간 인간이 무슨 꿍꿍이가 있어서 갑자기 부평 타령이냐고 할 수도 있으나,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이유 등으로 동네(?)에서 무언가 쿵짝쿵짝을 해 보고 싶어졌다.  

 


1. 지역에 대한 애정

난 부천 사람 정체성이 강하다.

6공화국 정부의 유산 중 하나인 5대신도시(이거 알면 아재입니까?) 중 하나인 중동신도시의 거의 1세대로 이사와서,  초등학교 6학년부터 대학 4학년까지 나의 성장기를 보냈다.

국민학교(당시에는) 1회 졸업생이기도 하고, 고등학생 때 부천고 담당자로 부천연합QT 모임에 참여하기도 했고, 다니던 교회 친구 아버지가 부천시 원미구을 국회의원이기도 했던 이유 등으로 (밀레니얼 세대답지 않게) 지역에 대한 애정이 상당히 강하다.


그런데 영상산업단지 신세계백화접 입주에 부평구 상인들이 가장 격렬하게 반대한 곳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천 - 특별히 중동/상동 - 은 부평과 거의 동일생활권이고, 부천시민으로 지낸 13년과 동일한 기간을 부평구민으로도 살았기에, (나머지 9년은 서울 중랑구, 인천 서구, 런던 SE1 7LN 등) 부평에 대한 관심도 적잖다. 부평에서만도 총 네 곳에서의 살았기에 각 지역에 대한 기억은 조금씩  다르지만, 그래도 나의 여러 경험들이 당겼던 곳들이 때로는 유지되고 떄로는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추억에 잠기는 것이 나에게는 적잖은 즐거움이다.

(어릴 때부터 선거포스터와 선거공보물을 꼼꼼히 읽는 등 동네 정치에 관심이 많았기도 했다)


국민학교 1~5학년 때 살았던 산곡동 현대아파트 205동. 구글검색에서 찾고 놀랐음. 현대아파트의 상가는 현대타운과 현대백화점을 거쳐 지금은 2001 아울렛이 되었다.

 

2. 변화를 바라보는 기대감

2016년 6월, 부평구청 역에서 도보 4분 거리인 지금의 집으로 이사온 후 첫 반응 중 하나는 "아니 왜 이런데 이런 카페가..."였다.

부평구청역은 양방향 6차선의 4거리를 경계로 한 쪽은 부평구청/북구도서관, 한 쪽은 GM공장이 있고 다른 두 쪽은 아파트와 오른쪽 주택가가 약간의 상업시설과 섞여있는 구조이다.

그런데 부평구청 건너  굴포천 방향 큰 길(우리집에서 걸어서 5~10분 거리 부근)을 걷다보니,
프랜차이즈 카페(파리바게뜨와 이디야 정도)와 싼 맛에 마시는 동네 카페는 별로 없는데,

무언가 서울에서도 흔히 만나기 힘든 특색있는 카페들이 보였다.

플라워 카페 '노멀 커피'
앤틱 카페 티룸 꽁뗴


앤틱 카페, 플라워 카페, 수족관 카페...     

바로 뒤에는 오래된 주택가와 아저씨들이 애용할만한 먹자골목이 있는 전형적인 올드타운이라고 생각했인데,  
나름의 테마를 가진 카페들이 수백미터 길에 모여있어서 신기했다.

그래서 가격이 이디야보다 적잖게 비쌈에도 불구하고, 종종 허세를 보이기 위하여(?) 앤틱카페를 중심으로

혼자 가서 이런저런 작업을 하고, 작은 로망이기도 했던 사장님과 개인사를 나누는 단골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전...  그 거리에 이 곳에 절대 생기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독립서점(!)도 생겼다.

도대체 어떤 분들이 손님으로 오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이런 가게들이 계속 생기면 거리에 스토리가 생길 수도 있을 듯도 하여(젠트리피케이션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더 큰 관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독립서점 연꽃빌라.  장사가 될지는 나도 궁금하다

   

3. 로컬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

남들은 나를 보면 이것저것 여러 모임에 잘 참여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 모임의 대부분은 서울에서 진행한다.

그러다보니 평일 저녁에 혹은 주말에 동네에서 담소를 나누거나 무언가 활동을 해 보고 싶어도,  함께 할 기회도 사람도 없다.  초중고를 부천에서 다녔지만 대부분 이사갔고 지금 집과는 약간 거리가 있어서, 동네에서 편하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함께 무언가 도모해볼 수 있는 사람람은 없다.


얼마 전까지 쉐어하우스에서 살 계획을 세웠던 이유 중 하나도 그래서이다. 물론 불편함과 어려움도 있겠지만, 그래도 때로는 저녁 등에 차를 마시며 생각을 나누거나 무언가 함께 있으면 재밌을 것 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http://ppss.kr/archives/149641

                                                                     블랭크같은 곳을 내가 사는 동네에서...




그래서.....  무얼 할 거냐고? 정말로 할 거냐고?

글쎼 아직은...

곽승희님처럼 구의원출마프로젝트 에 직접 나가서 구의원에 출마할 정도로 적극적이지는 않고,

동네에 단골카페 주인 정도를 제외하면 지인도 없고,

이 동네 사람들의 특성이 어떠하여 어떤 찾아지지 않은 필요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부제처럼 왜 집근처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먼저 명확해져야 할지도....)


그래도 뭐 하게 된다면, 나한테 필요한 것 해야지.

위에서 이야기한 특색있는 카페(독립서점/북카페 등)에서 독서모임을 하든,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든,

동네 괜찮은 공간들과 방문자들의 스토리를  제작해보든.

젊은 사람들(20대~일부 40대)을 대상으로 더 좋은 동네를 위한 작은 실천을 찾아보든...


2월에 치앙마이 가서, 이 생각도 해 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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