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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S Apr 19. 2019

스스로 만들었던 한계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 관람평  

- 공연을 보면서 불편하고 당황스러운 점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 아무리 며느리가 맘에 안 든다고 할지라도,  젊은 여성에게 자신의 아들을 유혹해달라는 것이 괜찮은 걸까?

* 집세가 아무리 부족하고 고민이 많다고 할지라도, 남의 가정에 그런 활동을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 문제가 해결된  주요계기는 기대치 못한 난임부부의 임신이었다. 아이가 생긴 것으로 수많은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과연 적절한 방식일까?

그래서 몇몇 내용은 2019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적합할까 질문이 들었다. 

아무리 좀 더 자유로운(?) 프랑스 원작이라고 할지라도, 조금 다르게 표현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 그럼에도 공연장을 나오며 살짝 울컥했던 이유는,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를 통해 서로 부족함이 있는 사람들이 소통을 통해 성장하는 방법이, ''서커스 안의 코끼리''처럼 스스로 만들어서 자신을 속박했던 한계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한국 아버지들처럼 따뜻한 말은 못 하지만 ''감기 조심해'' 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앙리 할아버지. 그는 어떻게든 자신의 집에 세를 살기 원하는 콘스탄스에게도 처음에는 퉁명스럽고 괴팍하게 대하지만 점점 그를 알아가며, 그의 인생에 그리고 관객들의 인생에 도움이 되는 조언들을 던진다. ''서커스의 코끼리''처럼 자신의 한계를 미리 규정짓지 말라고, 그리고 그런 삶을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 세상이 항상 냉혹하지만은 않음을 직접 보여준다.  또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사랑하는데 성공했느냐''라고 이야기하며, 계산적이고 냉정해지기 쉬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금 내 주변에 누가 있고 나는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가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 밝고 귀여운 캐릭터의 콘스탄스 역시 앙리를 통해 성장해나간다. 계속된 낙제(그런데 저 정도면 애초에 적합하지 않은 전공을 택했을 수도 ㅎㅎ)에 낙심했을 때, 앙리 할아버지를 통해 내가 언제 행복한지 그리고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치는 무엇인지 떠오르게 된다. 물론 마음만 먹고 열심히 노력한다고 당장 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그런 면을 보여주어서 더욱 좋았다.)  그럼에도 마음을 먹었다면 계속헤서 도전할 수 있음을, 설사 도전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그 가운데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얻게 됨을 생각할 수 있었다. 

* 폴은 앙리와 콘스탄스를 연결해주는 매개체 역할도 하며, 동시에 콘스탄스를 통해 자신의 숨겨진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유산상속에  대한 오해도 있었지만  어머니를 지고지순하게 사랑했던 , 그리고 손자를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우리 아버지는 이런 분이었구나 느낀다. 

* 폴과 발레리가 다른 사람의 관계에서가 아닌 스스로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이 보여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지만(발레리는 종교나 음식 등의 측면에서  희화화되며, 약간 소비되는 캐릭터 느낌이어서 아쉽다. 스스로가 변화하는 계기가 좀 더 있어으면), 울림이 있던 대사가 단지 언어로 그치지 않고 캐릭터들의 선택을 통해서도 전달되는 점이 좋았다. 


- 자신과 다른 환경에 처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처음에는 불편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마음을 연다면 그런 다름을 통해 스스로를 그리고 세상을 좀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에피소드 설정에는 아쉬움이 좀 있었찌만, 내 삶 가운데도  그렇게 내가 설정한 한계에서 벗어나고, 다른 사람과 교감하는 순간들이 점차 많아졌으면 좋겠다.


                                       3월 17일 공연. 신구/유리/김대령/김은희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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