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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S Feb 10. 2019

라이프쉐어 Lab 실험기록지

너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야.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너의 몫이고.


4주간 진행된 라이프쉐어 Lab에서는, 서로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수평어'를 사용하였습니다.
라이프쉐어 Lab 사적 후기인 이 포스트에서도 당시 분위기를 기억(?)하기 위해,  수평어로 작성합니다. 
링크를 클릭하시면 수평어의 목적과 특성에 대하여 조금 더 이해하실 수 있어요. 


1. 시작 : 나를 돌아볼 계기가 필요했어. 


2019년 새해를 맞아, 나에게 솔직하고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 2018년 조직에 속하지 않고 프로젝트로 일하는 실험을 했기에, 1월에는 시간 여유가 있는 편이었고, 

- 참여모임들도 많이 정리(?)했기에, 부담없는 기회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도 괜찮겠다 했지. 


그러던 와중, 페북을 통해 이 포스팅을 봤어. 


라이프쉐어 는 낯선 대화 속, '나를 바라보고', '너와 나를 꺼내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야. 

1박 2일 캠프 기간동안 참여자들은 '라이프쉐어 대화카드'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나눠. 
[일, 사랑, 가치, 일상, 관계, 미래, 나, 치유, 여행, 삶] 총 10가지의 카테고리 98개의 인생질문이 담긴 대화카드를 통하여, 색다른 환경에서 흥미로운 대화 가운데 어쩌면 놓치고 있던 나 자신을 찾아볼 수 있지.  


                                    무려 1256%의 펀딩율을 달성한 라이프쉐어 대화카드   


작년 참여한 인스파이어드 2018에서 LifeShare를 간단히 경험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익숙하면서도 낯선 질문들을 나눌 수 있는 시간들이 좋아서, 

주말에 시간 내는 것도 그닥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이기에, 
간단히 설문폼을 작성하며 신청을 했고, 함께 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어. 

그리고 1월 첫 주 함께 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어. 

자기 자신을 소개하는 영상을 찍어서, 구글 드라이브에 올려달라는 요청과 함께. 


구글닥스 프로그램 안내글. 나는 위의 조건에 적합한 사람이었을지..... 


2. 첫 모임. 낯설고 새로운 설레임 


바쁘다는 핑계를 댔지만, 1분 동안 어떤 이야기로 나를 소개해야 할지 쉽지가 않았어.
그래서 당일 아침, 모임장소인 카페 결 바로 앞에 가서야 영상을 올릴 수 있었지.  


10명을 조금 넘는 참가자들. 조심스러우면서도 호기심 속 서로를 반가워하고 있는, 

모임 전 살짝 어색한 분위기(난 이 분위기가 참 좋아 ㅎㅎ)가 흘렀지.

주최자인 초롱(모두를 닉네임으로 불렀어)이 약간의 긴장 속 소개지를 나눠주며 이야기를 나누었어.

링크한 브런치와 신청서에도 써 있었지만, 지금까지 라이프쉐어는 1박 2일 딥하게 들어가되 끝나면 쿨하게 헤어지는(남남이기에 쌩까는) 분위기였다고 해. 
그런데 관심을 가진 사람들끼리 계속해서 이어지며 서로를 응원하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참여자들에게 받아서,
5회짜리 정규프로그램을 만들기 전에 Lab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그래서 서로가 버디가 되어, 세이프티와 함꼐 하며 변화 속으로 함께 다이빙해보고자 이야기했지. 

말한 것처럼 우리는 실험에 참여한 Diver였어. 그래서 라이프쉐어 정규프로그램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진행할지 확실치 않을 뿐더러, 상세한 내용을 외부에 알리는 것은 조심스러워.  첫날 프로그램 정도만 자세히 쓰고, 나머지는 내 생각과 느낌 중심으로 정리할게. )


첫 모임에서의 안내문.

모두가 닉네임과 함께 카드를 통해 한 주간의 감정을 나누고, 

초롱이 제안한 수평어를 (약간의 혼란과 토론 속) 사용해보기로 결정한 후, 
1:1로 눈을 감고 지금 이 순간의 감정과 생각을 이야기하는 '알아차림'을 했어. 

오픈된 카페에서 진행했기에 주변의 시선도 신경쓰이는 등 약간의 어색함도 있었지만, 
오히려 열린 공간이었기에 그 흐름과 분위기와 공명하는 경험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그 후  라이프쉐어 대화카드를 가지고, 1:1 로 가볍지 않은 질문과 대답을 던지며 서로를 조금씩 알아갔지.
(첫 모임 중 인터뷰탈락기에 적었던 메시지를 받았어. 아 그 때의 설레는 기분이란 ㅎㅎ 지금 생각하면 덧없네)



3. 3주를 함께 한 12개의 질문 

진행된 3주간, 주중에 대답해야 하는 질문들이 있었어. 
1주일에 4개씩, 총 12개.
라이프쉐어 카드에 있던 질문들이다 보니, 아무래도 묵직한 질문이었지. 
어떤 질문은 글, 어떤 질문은 목소리와 사진, 어떤 질문은 동영상으로 나누길 요청한 질문이었어.  

12개 중 세 개만 공개한다면......  

* 이럴 때 살아있음을 느껴(사진+목소리) 
* 최근 내게 어떤 것이 결핍되어 있나요(글)
* 지금 당장 죽는다면 가장 후회할 일은 무엇인가요(영상)

 

질문을 돌아보니, 나는 그 열등생(평가하는 건 아니지만^^) 혹은 그 질문들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어. 

대부분의 질문을 금요일 저녁 혹은 토요일 아침에 되서야 답변했고, 분량도 풍성한 편은 아니었지. 

2주간 한 조직과 4회의 인터뷰/미팅과 겹쳐서 집중하기 어려웠던 점을 핑계로 댈 수도 있지만, 

그 질문들에 대해서 내 생각이 충분히 정리가 안 되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동시에 잘못된 완벽주의, '가장'/'최고'의 한 가지를 뽑기 어려워하는 나의 성격도 원인이었겠지. 
그리고 소위 거대담론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내 삶에 소중한 순간순간, 작은 스토리는 잘 기억하지 하는 나에 문제점(?)도 뒤섞여있던 것 같아. 
지금 생각해보면 방식이나 내용 모두, 너무 얽매이지 않고 보다 자유로웠어도 좋았을텐데 말이지 :) 

(그래도 인터뷰 탈락 후 진행된 셀피톡 프로젝트는 열심히 재미나게 한 듯^^)


질문에 대한 답변을 그림으로 나누기도 했었지. 


나처럼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들도 말이야!!


우리는 테스트였여서 매주 진행하였기에, 좀 더 빡센 점도 있었어.
마지막 모임 후 피드백 할 때도 이 부분이 나왔는데,  
캐쥬얼한 질문/진중한 질문이 섞여서 강약중강약처럼 답변까지 충분한 시간을 주며 진행된다면,
흐름을 조금 더 잘 타는 다이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 



4. 모임 : 실험을 하며 나와 서로를 알아갔던 우리들


총 네 번의 모임 중 세 번은 낮에 카페 결에서 모이고,  한 번은 저녁에 독립된 카페에서 우리끼리만 모였어. 

시간과 공간이 다르다 보니, 그 때만 경험할 수 있는 느낌과 분위기가 있었던 듯 해.
애자일한(!!^^) 모임이다 보니, 준비했던 순서들을 모두 진행하거나 계획대로 되지는 않았어.  
그 부분이 좀 아쉬울 수도 있지만, 깊이있는 질문 가운데 타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때로는 상대방과의 대화 속 배움을 얻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오히려 계획대로 시간을 정확히 나누어서 진행한다면 그게 더 어색할 수 있었을 거야. 이야기가 나누어지는 순간의 분위기와 흐름이 중요한 프로그램이니 말이지.    


이렇게 낮에도 함께, 그룹별로, 1:1로 이야기를 나누고 
저녀에 모였을 때는 맛난 음식도 먹으며 
게스트도 있는 가운데 이야기를 나누었지.



5. 그리고...  나의 경험과 배움 


여기부터는, 내가 감당해야 할 나의 이야기. 
(다른 다이버들과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내 생각과 느낌이 훨씬 많을 거야) 
네 번의 모임을 통해, 나 스스로를 조금 더 돌아보고 알 수 있었어.  
스스로 친 벽으로 인해, 난 여전히 쉽게 다가가서 기쁨과 슬픔을 나누기에 어려운 사람이 아닐까 생각도 하며. 


1) Being과 Doing의 경계 속에서 

얼마 전 책을 읽다가도 아프게 찔렸는데, 나는 여전히 (지식을 중심으로) 아는 체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같아. 
내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하거나, 나를 드러내는 상황들과 이야기를 불안해 하고 꺼려하는 마음이 있는.
그래서 계속 질문을 던지거나, 가르치는 투로 말하거나, 때로는 규정지으려는 모습이 불편하 수도 있겠다.

라이프쉐어랩을 하면서도 그런 습관에서는 온전히 벗어나지는 못 했던 것 같아.
그냥 나 자체보다, 내가 무엇을 하고 알아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지 못 해서일까. 

2) 어쩌면 자격지심?

그리고 전환기에 있기에, 전환의 방향이 어떻게 나타날지 아직 불분명하기에 조금 더 그랬을까.  
어떤 순간에서는 솔직히 보여주겠다고 이야기하지만, 어느 정도 단계에 이르렀을 때 무언가 성취를 이룬 사람으로서 나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 그러다보니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어찌보면 불안정한, 그런 삶의 모습들을 깊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을지 몰라.
그런데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들어. 인터뷰 탈락한 곳에 합격했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되 그 안에는 교만한 마음(?)이 상당하지 않았을까.

 

3) 하지만 배우고 느꼈어. 

그래, 모든 질문이 다 새롭고 특이하고 인생을 바꿀 수준이라고는 말하지 않을게 ㅎㅎㅎ
(나다움, 퍼실리테이션, 포스트잇 등과 관련된 모임들에 종종 참여했으니까.)

하지만 이 질문이 아니면, 이 순간이 아니면, 이 사람들이 아니면 경험하지 못할 진동과 파동이 있었어. 


라이프쉐어 질문카드로 이야기를 나누던 가운데, 
내 스스로 규정짓고 제한하면서, 가능성을 차단하는 습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어.

언어의 정밀성과 명확성이 중요하고, 과장과 부추김을 탐탁해하지 않는 건 분명 내 성격일거야. 
하지만 관계와 사고의 연결과 확장의 가능성까지 먼저 지레짐작하고 막을 필요는 없을텐데 말이야.
한 번에 바로 바뀌지는 않더라도, 조금씩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인스파이어드 때도 그렇고 라이프쉐어 랩에도 그렇고, 

내가 괜찮은 영감을 줄 수 있으지 확신이 없던 시기라고 생각해서, 
사람들에게 몸으로나 마음으로나 대화로나 잘 다가가지 못했어.

하지만 돌아보니 아쉬움은 있네.  


내 스스로 먼저 갇아놓을 필요는 없을텐데 말이야.

그냥 지금에 맞는, 나의 이야기들이 나올텐데 말이야.   

굳이 내가 먼저 한계를 짓지 않더라도, 자연스레 다른 사람이 적절히 반응해 주었을 텐데. 

때로는 나 자신과 때로는 타인과, 그런 관계의 흐름이 있을 때 성장할 수 있을 텐데.



라이프쉐어랩에서 주고받는 질문들. 

일상에서 쉽게 나누기는 어려울 지도 몰라.

따로 마련된 자리에서는 준비된 마음들의 공감과 교감이 있었으나,

적절한 조건/환경이 아닐 경우, 뜬금없다고 생각하며 서로 어색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비슷한 마음을 품은 사람들과, 

질문을 주고받고 동질감과 차이를 이해하며 함께 응원하고 실천하다보면, 

일상에서도 그런 생각들에 좀 더 익숙해지고, 

그 대답에 맞는 삶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곧 시작될 라이프쉐어 정규 프로그램을 통해, 

이러한 마음을 품은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래.  


10가지 질문 카드 



이 사진은 그냥 분위기가 괜찮아서 ㅋㅋㅋ 촬영자에게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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