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HS Feb 06. 2019

19-01 공연 리뷰

네 편의 작품에 대한 간단한 감상 

2019년 1월에는 4작품 5편의 뮤지컬을 관람. 
공연감상 후 간단하게라도 생각과 느낌을 계속 남겨야겠다는 다짐에 짧은 감상평


1월 관람뮤지컬 티켓들 


달빛요정과 소녀(1/8,1/11)   

" 아무래도 좋아 나는 내 청춘을 단 하나에 바쳤을 뿐
그저 실패했을뿐 그저 무모했을뿐"

달빛요정만루홈런이 살아있을 때는 노래도 삶도 잘 알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마음에 다가오는 그의 메시지. 

그럭저럭 버텨나가는 것도 쉽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위로가 담긴 작품. 

내 삶과는 거리가 있다고 느껴지는, 꿈과 아름다움만을 이야기한다면 뭔가 공허하다.  
그래서분명 계획대로 되지 않을, 절망과 아픔이 가득할 수 있는 일상을 
정직하고 솔직하게 담았기에 마음에 더욱 다가온 공연이다. 

좋은 메시지가 담긴 공연을 보았다고 내 삶의 조건이 한 번에 바뀌지는 않는다. 
살아가는 건 여전히 팍팍할 수 있고,지치고 힘든 일들도 계속 일어날 것이다. 
손호석도 세상 기준에 성공을 거두기는 이제 쉽지 않을지 모른다.
글도 안 써지고, 프로젝트는 어그러지고, 결과물은 바램만 못하고,
기대와는 다른 썰렁한 반응에 좌절하고 낙심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부족하지만 서로의 진심을 이해하고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으면서 남들을 비평만 하고 싶지는 않기에,
세상에 굴복당하지만 않고 소소한 기쁨의 소중함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그렇게 나를 조금씩 알아갈 수 있기를.
그리고 모두들, 각자 자신의 삶의 길을 걸어갔으면.

누군가의 기준으로는 그럭저럭 하루를 꾸역꾸역 살아간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날고 뛰는 이들을 부러워하지 않고,  인생을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고 있는 이들을 응원하며. 
 
서로를 위로해주는 그 모습에,
마지막에 나도 모르게 울컥했네.
고마워요 달빛요정만루홈런


앞에서 찍은 사진. 박해준님 애매하게(?) 점프 ㅎㅎ



호프(1/18) 

개인적 성향으로 인해 공연을 본 후에 오히려 아쉬움이 남았던 작품. 

트라이아웃 개념이어서인지 다른 뮤지컬에 비하여 무대장치는 상대적으로 단촐하지만, 
공간을 잘 활용한 연출이 돋보였다.
주인공인 호프와 책을 의인화한 K 외 모든 배우들의 1인 2역도 어색함이 없으며,   
다른 사람의 평가에 스스로를 내맡기지 말고  ‘나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메시지도 설득력
있게 다가옴. (가창력과 연기력을 갖춘, 호프를 담당한 배우의 역량도 중요)

그런데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였는데,
나중에 관련자료를 읽으니 호프의 실제 삶이 공연내용과 차이가 많은 듯 하여 몰입도가 확 떨어진 느낌.
사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의 경우, 큰 줄기는 그대로이길 바래서일까.  

버림받은 어머니와 전쟁 중 서로를 배신했던 상처 등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증오했던 모습을 나도 모르게 닮아가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어떤 역량을 가지거나 무엇을 가져야만 인정받는 존재로 스스로를 세뇌하기도 한다. 

그렇게 집착하지 않아도, 실수를 하고 부족함이 있더라도, 
그럼에도 내 자신이 소중한 존재일 수 있음을 깨닫고  받아들인다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자신도, 서로를 그렇게 인정해주는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누군가의 나약함을  이해할 수 있었으면.

 
물론 세상이 스카이캐슬 마지막회(?)처럼 항상 서로에게 친절하지많은  않겠지만, 
그럼에도 나를 그리고 너를 그대로 봐주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데 공연에서는 이런 모습으로 한 번도 안 나온다.....


더데빌(1/22) 

우선 레이저쇼, 조금 포장해서 말하면 컨셉 뮤지컬처럼 다가왔던 작품.  
사전에 조금 알아보고 왔기에 적당히 이해는 할 수 있었지만 온전히 따라가기는 어려웠다. 

애초에 스토리보다는 이미지와 음악 중심의 작품임을 알았으나, 
파우스트와 요한계시록이 대사로 나오는 이 작품을
사람들이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교만한 생각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정확한 발음으로 가사가 전달되어 온전히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서인지, 
강렬한 넘버와 이미지만으로는 나에게 아쉬웠던 작품. 

한 배우의 생일을 축하해주며 클로징을 맡기었던 커튼콜 


마틸다(1/25) 


최근에 보았던 공연 중 객석의 부모님과 아이들의 비율이 가장 높았던 작품.
그리고 부모님들은 이 작품을 보고나서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매우 궁금했다.

착하게 살아라, 어른의 말씀을 잘 듣고 살아라. 
아이를 대동한 부모님의 기대(?)와는 다르게 그런 메시지는 담겨 있지 않다.
오히려 잘못된 권위에 ‘옳지 않아’라고 외치고, 
고전 작품들의 평면성을 비난과 비판의 경계선에서 평가하기도 하고, 
재치넘치는 똘기에 짓궃은 장난까지 섞어서 실천하며 변화
를 만들어낸다. 
스카이캐슬(다시 한 번 따옵니다…)을 보고 ‘아, 우리 애도 코디네이터가 필요하겠고 저런 책상을 쓰고
학원을 어떤 곳을 다녀야겠구나’ 생각이 먼저 들었던 부모님들이라면 무언가 찝찝할 수도 있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 

2017년 런던에서 한 번 관람하였기에 대체적인 내용은 알고 있었으나,
(언어적인 이유로 적잖은 부분을 놓침을 이번에 깨달았다.)
기존에는 Naughty의 씩씩함과 School Song의 언어유희, 
When I grow up의 아름다움과 Revolting Children의 에너지에만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나이가 적잖게(?) 들어서인지, 무엇이 옳은지는 생각하면서도 변화를 향해 한발짝 나아가지 못하고
고민하는 ‘미스 허니’에게 조금 더 관심이 갔다  

마틸다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더라도, 지금도 많은 아이들이 학대되고 누군가의 욕망을 위하여 소비되고 있겠지. 그 아이들이 마틸다와 친구들처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그리고 당장은 그런 상황에 처해있지 못한 친구들에게, 나의 안위와 상황만 생각하며 고민만 하기보다는 실제 한 걸음 나갈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기를
.    

도널드 달이 TV는 바보상자라고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육면체은 사용용도가 참 많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2018년 마무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