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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툐툐 Jul 16. 2024

방향 확인이 필요한 시점, 입사 3주년, 커리어 10년

01. 상황 파악 먼저 해보자.

방향성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는 시기가 왔다. 올해 7월 중순, 지금 다니는 회사에 입사한 지 3주년이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 19의 폭풍우를 피해 온 이곳에서 '무탈하게 3년 이상은 다녀보자'라는 마음으로 지냈던 것 같다. 이곳에서의 3년, 그동안의 수년을 합치면 징그럽지만 총 10년은 훌쩍 넘었다. 이제는 정말 생각을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



내가 만드는 콘텐츠가
텍스트 형태가 아니어도 괜찮다
커다란 의미의 콘텐츠에 속한다면
모두 열린 마음으로 대한다

그래서 글도 쓸 수 있고, 영상도 만들 수 있고, 포토샵도 조금 다룰 줄 안다
이런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독서모임에서 이렇게 당당하게 말했었다. 그것도 틀린 사실은 아니다. 다만, 최근 3년 커리어를 경력 기술서로 쓴다면, 나는 그저 영상 만드는 사람에 불과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게 정말 내가 원하던 건가? 내가 바라는 방향인가?


영상도 만드는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
영상만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그래서 2022년 가을부터 원고를 의뢰받아서, 한 달에 한 편 정도 쓰고 있다. 어느덧 약 20편 정도 썼다. 그 덕분에 본업에서 충족하지 못했던 글 욕심을 채우고, 글쓰기 감각과 글쓰기 속도감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최근에 느낀 사실은, 내가 생각보다 글에 애착이 깊은 모양이다. 가삿말에 감동받아서 눈물을 흘리고, 영상과 함께 반드시 일기 같은 메모를 기록해 둔다. 그런 가삿말을 생각해 낸 사람이 멋있고, 생각을 담아낸 단어들이 어여쁘다. 나도 느낀 것을 다른 사람도 똑같이 느끼고, 또 공감했다는 사실을 표현받을 때 기쁘다. 무언가를 만드는 보람을 느낀다.


내가 느낀 그것은 과연
영상을 만드는 보람일까
작은 일기를 쓴 뿌듯함일까
단지 그 사람을 향한 애정일까
무언가를 기획해서 만들어 낸
그 자체에 대한 성취감일까?


회사에서 그동안 글쓰기 능력을 발휘한 커리어를 꾸역꾸역 나열해 보자면,


사내 임직원 인터뷰 원고도 썼고,

사내 뉴스레터도 론칭해서 운영하고 있고,

보도자료 작성도 한다.


그럼, 나는 홍보팀인 거지? 보편적인 업무 항목 기준으로는 말이야. 그런데, 요즘 나는 영상만 만든다. 거의 최근 1년 동안 90% 업무가 영상 제작이다. 이대로 가다간 나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으로 기록하고 소개해야 하는 걸까.


이 회사에서의 3년으로 끝낼 게 아니라면, 앞으로의 모든 여정에서 영상 업무가 잠깐 있었을 뿐인 걸로 만들면 되잖아. 결론적으로 다다르고 싶은 곳을 정하고 그곳을 향해 가는 건 어떨까? 이 회사에서의 끝자락 커리어, 그리고 대부분을 차지한 역량을 편집해서 나를 소개하면 되지 않을까?


그럼, 거기가 어딘데?


창작자한테 두려움과 떨림과 모호하다는 느낌은 좋은 신호예요. 기존의 언어로 정의되지 않고 나는 새로운 걸 하고 있구나! 오히려 창작자들이 경계해야 되는 건 쉽게 풀릴 때. 쉽게 풀린다는 건 설명하기 쉽다는 것. 기존에 이미 누구나 했고 나도 이미 해봤다는 뜻이거든요. (막연한 불안 없이 자기 업에 자부심 갖는 법 (20년 차 에디터의 조언) | 요즘선배 ep.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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