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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a Kim Mar 03. 2018

네, 저도 이메일 뉴스레터 만듭니다

저의 뉴스레터는 여기

제가 애정하는 퍼블리의 뉴스레터는 여기

생각노트의 뉴스레터는 여기

메디아티의 뉴스레터는 여기

웨비 어워드 The Webby Awards에서 추천한 2017 최고의 뉴스레터 추천은 여기





이메일 뉴스레터의 이름


제가 일주일에 한 번 구독자분들께 보내는 주간 이메일 뉴스레터의 이름은 ‘만국 사랑 편지’입니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할 때 브런치의 이름을 만국 사랑 노래 international love song이라고 지었는데, 이 것은 제가 좋아하던 (밴드 검정치마의) 노래 제목이기도 했고, 세가지의 단어가 제가 앞으로 쓰고자 하는 글의 방향성 - 흩어져 있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만국,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사랑, 그리고 문화를 상징하는 노래 - 을 제시해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나서 만들게된 뉴스레터이고, 또 뉴스레터의 본질이 소통의 수단인 편지이기 때문에 만국 사랑 편지라는 이름으로 연결성을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이메일 뉴스레터를 쓰는 이유


저는 이메일 뉴스레터를 즐겨봅니다.


최근에 만난 한 구독자님의 말씀에 의하면 제 뉴스레터는 오랜 친구가 보내온 편지와 같다는 기분이 드신다고 하더군요. 제가 뉴스레터를 좋아하고 시작하게 된 이유도 그와 같습니다. 브런치보다는 좀 더 개인적인 ‘편지’와 같은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저라는 한 사람의 인생의 반을 한국에서, 그 나머지 반을 북미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어떤 언어에도 100% 자신이 있다고 말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같은 뜻이라고 배운 두 단어 사이에는 늘 말로는 설명불충분한 골이 깊이 패여 있었거든요. 예를 들면 누군가가 그리운 마음을 ‘longing’으로 표현하거나 혹은 ‘appreciate’이라는 단어를 ‘고마워하다’라고 단정지을 때마다 무언가가 빠진 것만 같은 섭섭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문득, 나에게는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쓰는 것만한 연습이 없고, 읽는 것만한 훈련이 없지 않겠습니까. 읽는 것이야 이전에도 소개했듯 루틴을 만들어 매일 해오고 있지만, 쓰는 것은 일기와 브런치 외에도 한 가지가 더 필요했고, 뉴스레터를 통해서 더 보강하고자 했습니다.


연습과 훈련의 이유 외에도 이 편지를 받아보는 분들이 나의 시선에 함께 공감해주고, 나 또한 그 분들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인터넷 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도,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전부 다 이해할수 있다고도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메일 뉴스레터라면 저와 비슷한 취향과 꿈과 목표를 가진 사람들을 찾을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인생의 질문과 고민을 가진 사람들. 그래서 일주일에 한번, 리딩 리스트 Reading List를 만들어 나누면서 소통하게 된것입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어떤 과거와 현재를 가졌든, 힘이 되고 응원이 되는 그런 공감을 하기 위해 뉴스레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가장 빨리 저의 소식을 전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더 많은 글을 쓰게 될 것이고, 더 많은 곳을 가게 될 것이며,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한 곳에서 오래 머물지 못할 수도 있고, 먼 곳에서 많은 나날을 보내게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럴 때마다 저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이메일 뉴스레터가 최적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개인적이지만, 방해가 될 정도로 개입하지는 않는 정도의 거리감. 대화이지만 절대 수다는 아닌 정도의 빈도. 뉴스레터가 가진 장점이니까요. 



이메일 뉴스레터란


뉴스레터는 단어 그 자체처럼 소식News을 전하는 편지Letter입니다. 편지에는 발송인과 수신인이 있습니다.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소통이자 대화이고 둘의 관계relationship이기도 합니다. 제가 즐겨 읽는 개인 뉴스레터는 본인의 글을 홍보하거나 흥미롭게 읽은 글들을 큐레이팅해주고, 특정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위해 만들어진 뉴스레터들이 많습니다. 회사는 어떤 제품 - 물건이나 서비스 - 의 판매 및 홍보를 위해, 또는 브랜딩 - 브랜드 이미징과 포지셔닝 -을 위해 뉴스레터를 만듭니다. 뉴스레터는 제안하고 독려하고 전달합니다. 때로는 부추기는 판매사원, 잔소리하는 어머니의 역할을 자처하기도 하지만, 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편안한 친구일 때가 많습니다.



이메일 뉴스레터의 과정


뉴스레터의 시작은 자연스러웠습니다. 글을 좀 더 연습할 수 있는 이 공간에다가 내가 매일 읽는 글들 중 몇가지를 골라 함께 소개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주제를 가지고 글을 한데 모아보기도 했고, 글에서 부딪히는 부분을 골라 인용quote하기도 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쓰는 뉴스레터는 더 많은 글에 나 자신을 노출시킬 수 있는 훌륭한 간접적 동기가 되어주기도 했습니다.


매주 저의 뉴스레터는 짧은 소개글로 시작해서 삶과 관계와 일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주로 하나의 큰 주제를 따라가면서 그 주제에 어울리는 글들을 위주로 싣고, 때때로 제가 감명깊게 읽은 이야기들을 한군데에 엮기도 합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시선이 따사로워지는 이야기들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힘이 되는 글과 인생의 가치에 대해 사색하게 하는 소식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읽고 있다가 뉴스레터에 소개하고 싶은 글들은 포켓 Pocket을 이용해서 스크랩해둡니다. 영상이나 음악은 유투브에 엄지 버튼을 눌러두고 나중에 liked video에서 링크를 구해옵니다. 일년 동안 조금씩 포맷을 수정해왔습니다. 지금은 오늘의 문장으로 시작해서 읽을 거리와 볼거리 혹은 들을거리를 소개하고, 저의 짧은 편지로 마무리됩니다.



지금까지 발행된 이메일 뉴스레터


이번년 2월 첫주에 시작해서 벌써 52+개의 뉴스레터를 발송했습니다. 처음에는 Tinyletter를, 지금은 Mailerlite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Stibee라는 서비스가 흥미로워 보입니다.) 


지금까지의 뉴스레터를 그 속에 담은 문장들로 소개합니다


2017/2/3 ✉ international love letter의 첫 편지입니다:

봄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날씨가 더 춥게 느껴지기도 하고, 금방 지나갈 버릴 시간이라서 그런지 하루도 놓치지 않고 소중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런 이유에서, 뉴스레터의 시작으로 2월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2017/3/24 공감은 나눔이 되어:

나도 모르는 나의 마음. 누군가가 이런 나의 마음을 먼저 알고 다가와 준다면 얼마나 고마울까요.
허전하고 창백한 팔목을 살며시 붙잡아주고,
굽어 있는 등을 어루만져주고,
흐트러진 머릿결을 아무말 없이 쓰다듬어준다면.


2017/4/21 행복이라는 숙제:

행복은 참 신기한 숙제입니다. 시작부터 과정, 과정부터 끝까지 나를 행복하게 해주니까요.


2017/4/28 퇴사하기 좋은 날:

직장에 있든 직장을 나가든 저는 쓰고 있을 것입니다.
쓰는 그곳에서 우리, 또다시 만나기를 소망합니다.


2017/05/12 파도가 주는 위로:

나의 시선보다 훨씬 높고, 나의 엎드림보다 훨씬 낮은 자연을 마주하고 있자니 현재의 걱정과 상념들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보다 작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파도 앞에서는 많은 대화가 필요치 않았습니다.
늘 같은 자리에서, 늘 같은 방향으로 흐르는 물길처럼,
앞으로 내딛는 나의 걸음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2017/06/09 쫓기듯 살지 않기:

리넨 셔츠로도 피할 수 없는 더위가 있었지만 시원한 수박 주스로 버텼고, 예고 없는 새벽바람이 있었지만 튼튼한 바람막이 재킷으로 견뎠습니다.


2017/07/14 더위야, 가라!:

뒤돌아서면 변하는 것이 사람 마음이라 했던가요. 나는 온전하지 못한 한 명의 사람이지만, 그래도 이 작은 시골에서 며칠을 묵으면서 더 큰 계획과 비젼을 가지게 된 것에 너무 감사합니다.


2017/07/28 소중한 사람들:

며칠 전 본 영화 <Dunkirk>에서는 이런 이가 등장합니다.
안전하게만 보이는 배 위에서, 마음을 느긋이 하고 식사하는 동료 군인들과는 다르게, 위기상황이 생겼을 때 대피할 수 있는 비상구를 먼저 찾던 남자.
이 남자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남이 많고, 보고 들을 것이 많은 이 시간이 끝나고 나면, 잔잔하고 고요한 <나>만이 남을 테지요. 그때 당황하지 않고 마음을 <대피> 시킬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꼭 지켜나가야겠다, 라고요.


2017/8/7 너의 하루가 그림자 같더라도:

이럴 때가 있으면 저런 때가 있어야 삶의 묘미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묵묵하게 걸어갑시다.
우리의 하루가 그림자 같더라도, 그림자를 만드는 햇빛이 바로 우리 앞에 있음을 믿으면서.


2017/8/14 어디에 있든지:

어디를 가느냐, 무엇을 하느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구와 함께 하느냐, 라는 것을 깨닫는 시간.


2017/9/4 너를 위해:

사실, 나의 진심은 어떤 말로도, 어떤 표정으로도, 어떤 감정으로도 정확히 표현해내기가 힘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마음을 정돈합니다. 과하게 끌어올려서 다 표출해버리고 마는 방법보단, 서투르더라도 두 손에 모아 잠시 아껴두는 것이 옳다고 믿습니다.


2017/9/18 불편함 속에 피는 꽃:

어떤 상황에서는 나의 기준을 없애고, 나의 수준을 끌어올리거나 확 낮추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행의 재미가 바로 이것에 있다는 마음입니다.
불편함 속에서는 늘 꽃이 핍니다.
내가 나를 없애는 과정에는 나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기쁨이 숨어 있습니다.


2017/10/21 이렇게나 많은 별은 생애 처음:

또, 지난 며칠을 보낸 온타리오 북부의 베이스빌 Baysville이라는 동네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을이었습니다. 마지막 밤, 작은 호수를 마주하고 앉아 별이 가득 찬 밤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처음 피부로 느껴보았다고 해야 할까요? 분명 납작한 하나의 표면이 아닌 둥그런 하늘 위에 촘촘히 박힌 것들은 별들이 분명했어요! 커다란 돔 Dome 아래 서 있는 기분. 까맣지만 빤짝거리는 뚜껑이 나를 감싸 안고있는 듯 했지요.


2017/11/10 진심에 다가가는 길:

모두와 헤어지고 홀로 버스에 올랐습니다. 바람은 찼지만, 집으로 걷는 길은 춥지 않았습니다. 진심에 다가가는 길은 혼자여도 외롭지 않고, 겨울에도 걸어볼 만한 시원한 길이라는 것을 당신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2017/12/22 가치 있는 하루:

올해 초,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구독자분들께 이 편지로 위로와 응원을 드리고자 했던 작은 시작을 상기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쓰는 이유에는 글을 쓰는 나 자신뿐만이 아니라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들이 항상 함께한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다시 한번 힘을 주신 거라 믿어요.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2018/1/22 생각과 인식의 차이:

요즘 들어 '심정'을 이해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요. 억지로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보다, 사람들의 깊은 진심과 그 사람만이 처한 상황에 공감해야겠다고. 그런 자세와 마음가짐이야말로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이 아닐까, 부족하지만 생각해봅니다.


2018/2/06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마음과 생각을 지키고, 추위에도 넘어지지 않을 견고한 파운데이션을 만드는 일상.
그리고 그 속에서 넘쳐나는 귀중한 만남과 거울과도 같은 시간.
가장 짧지만, 절대 작지 않을 2월…. 그 첫 주를 가장 풍요롭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응원합니다.

 


앞으로의 계획


어떤 것보다 지속하고 싶습니다. 최근에 구독자 한 분을 직접 뵐수 있는 감사한 만남이 있었는데, 다른 구독자 분들과도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분이든 제안하고 추천해주시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열린 마음으로 수렴하고 싶습니다. 뉴스레터의 묘미는 이런 가능성에 있는듯 합니다.


포맷의 방향으로는, 읽기와 공감하기에 가장 편의한 디자인을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브런치 외에도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려고 하는데, 완성되는 데로 구독신청 페이지도 업데이트 될 것입니다. 현재는 이 곳에서 구독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마지막 한마디


구독해주시는 분들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구독을 원하시는 분들, 함께 해요. 언제나 환영합니다.

2018년에도 이 곳 저 곳에서 더 좋은 이야기들로 자주 찾아뵐게요.


감사합니다.


wholeheartedly,

유나 드림.





Cover image by Joanna Kosins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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