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일기
세대론은 언제 들어도 참 자극적이다.
386 세대
58년 개띠
88만원 세대
MZ세대
90년대생
줌아웃해서 원경으로 보면
다같이 지금 뼛가루가 되어가는 중인데
그래도 그 안에서 복작대는 우리는
나이에서 오는 괴리감과 이질감, 반항심 등으로
무리지어서 손가락질도 하고 싶고
억하심정을 터뜨리고 싶기도 한가보다.
'영포티'란 늙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
어느 정도 요즘 사람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소비하고
젊은이들을 따라가려고 '적당히' 안달이 난
40대를 뜻하는 말인 것 같다.
'적당히'인 이유는 내가 40대가 되어 보니
아주 맹렬하게 젊어지려고 노력하기에는
그만큼의 돈도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프로그레시브락을 듣고
나이키 아니면 뉴발란스라는 안전한 브랜드를 선택하고
포터 가방을 사면서, 꽤 트렌디한 사람이 된 것처럼
뿌듯하기도 했다.
내가 영포티임을 맥없이 인정하는 한편으로
조금은 억울한 면이 있다면 아마도 이런 것이다.
나는 10대, 20대의 시기에도
트렌드를 쫓지 않았고 유행이나 가십으로부터
멀리 있는 삶을 살았는데
그때는 그것이 일종의 '멋스러움'이었다면
그대로 나이를 먹은 지금은 그것이
'게으름' 내지는 인지 저하로 인한 '굼뜬 생활태도'라고
평가받는다는 점이다.
나는 결코 온화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한 가지 염원을 담은 전망을 해본다면
지금의 1020세대는 더 지독한 후손을 만나서
긁히게 될 것이다.(이 표현도 영포티의 발악이다)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초개인화에 발맞추어 한 사람 한 사람
맞춤형 조롱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금쯤 해서 타깃이 된 게 다행인건가.
인간이란 내가 늙는 게 제일 서럽고
남이(다른 세대가) 늙는 건 왠지 고소하다.
아주머니들은 왜 항상
빈 버스 좌석을 먼저 선점하고
그 다음에 교통 카드를 꺼내서
찍고 오시는가에 대한
오랜 의문이 아직 풀리지 않는 가운데
겸허하게 내 안에서 피어오르는 심술을 인정하며
나이듦을 성찰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