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일기
인터넷 뉴스로 접한
유명인사의 이른 죽음을 두고
삶은 누구에게나 녹록치 않구나,
가는 데는 순서 없구나 하고 생각한다.
내게 최악의 위로는
'다들 그러고 살아'인데
어째서 절반을 뒤집은 말은 위로가 되는가.
'다들 그러고 죽어'
인간만이 지구를 파괴하거나
지구를 살리지 않는다는 증거를 모은
다큐멘터리를 보고 싶다.
아무도 안 만들어줬겠지.
이런 얘긴 아무도 안했겠지 하고
글을 쓰던 한 시기가 있었는데
쓰다 보니 왜 아무도
안 썼는지 알게 됐다.
쓸 말 안 쓸 말을 구분하는 일을
끝내 안 쓸 말을 써 보고서야 아는 나는
제대로 누추하지도 못해서
적당히 잘난 면도 있는데
삶에서 이런 고만고만한 배역을 맡다니
참을 수가 없다.
고독 타령을 멈추기로 했지만
아직도 내 삶의 주인공은 나라고 믿는 중
'내가 아니면 아무도 나를
일으켜줄 수 없다'는 류의 말도
불행과 고충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음흉한 격언이다.
넘어진 사람은 일으켜줘야 일어선다.
자신이 넘어진 줄도 모르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