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가 없다. 엄마는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오늘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를 보는데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과 함께 머릿속으로 여러 영화들이 스쳐 지나갔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영국 영화 <트라이앵글>, 다음으로 <매트릭스>, 그리고 <13층>, 중후반쯤에는 영화를 보며 이런 고양감에 젖는 건 <인터스텔라> 이후 처음이구나 싶었다.
정신 차리고 보니 어느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었고, 나는 공감의 동물이기에 포털사이트에서 영화평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뭘까? 내가 이상한 걸까? 1, 2점대가 수두룩하다. 중간에 꺼버렸다는 사람도 제법 있다. 나는 n차 관람을 할 의향도 있는데, 사실상 영화를 보며 지금 내가 속한 시공간에 대한 불안감마저 들었을 정도로 몰입했는데, 어째서 이렇게 혹평의 연속인 걸까? 누군가의 평처럼 정말 제목을 잘못 지은 걸까?
그간 몇몇 한국 영화를 볼 때 특유의 맥없이 흐드러지는 신파 감성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주로 SF나 판타지에 재미를 느끼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영화 중반부터 전개되는 의외의 설정만으로도 이미 마음을 빼앗겨버렸고, 배우들의 연기력은 차치하고도 한국 영화 너 다시 봤다 할 정도로 국뽕의 감격을 느끼려는 찰나, 잠시 세간의 평에 흔들렸지만 지금 이 감각을 또렷이 기억하기 위해 글을 쓴다. 심해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비추이지만 모성과 존재, 인공과 자연, 인류의 안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강력히 추천한다. 나는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