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의 위대함을 깨닫는 것이다

stable(안정적)인 나의 운명도 사랑한다

by 반달

누구나 성공과 부귀영화를 원한다.

인생 한번쯤은 멋들어지게 날아오르고 싶은 것은 사람의 본능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아주 막 어른이 된 20대 초반은

그야말로 욕망 덩어리와 끝없는 탐욕이 생활을 지배했다.

더 좋은 직장, 더 나은 미래를 보장받고자

치열하게 경쟁하고 상대방의 마음 따위에는 눈 가린 채

오직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머금고 살았던 것 같다.


지금에 와 생각하면 불투명한 인생에서 그렇게라도 살았으니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 들면서도,

아직도 매 순간 나는 그럼에도 왜 저 사람들 만큼 못 올랐을까 라는

미련 아닌 미련을 생각한다.


요즘 TV나 유튜브를 보면 성공한 사람들을 주제로 한 내용이 많다.

각자의 노력으로 올라갔을 그 높이를 감히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가시적인 것이 주는 이질감은 꾀나 불편한 심기를 건드리기도 한다.

어떻게 해야 저렇게 돈 많이 벌고 저 자리까지 오를 수 있는 것일까.

그 생각이 머릿속에서 지저분하게 섞이면 마음도 속수무책으로 가라앉는다.

나는 왜 같은 분야 직종도 아닌데, 같은 나라 사람도 아닌데, 같은 부류가 되길 꿈꾸는가.

그것도 불행하리만큼 스스로를 저평가하면서 말이다.


우리의 하루를 되돌아보면 '챗바퀴 돌듯'이라는 말을 하게 된다.

루틴(routine) 있는 삶이 지겹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것이 깨지면 우리는 무너지기도 한다.

평범한 나의 출근길에 교통사고라도 난다면?

이런 재수 없는 이야기만큼 무서운 것이 루틴이다.

변화무쌍함으로 세상이 돌아 갔을 것 같지만, 알고보면

인간 존재는 루틴 속에서 아주 약간의 변화구를 겪으며 진화해 왔기 때문이다.


인간은 신체*심리적으로 누구나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하려 한다.

성공이라는 변이성(Transistasis)은 오히려 불안정을 지향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생각한다면 나의 일상은 너무나 항상성을 잘 유지하고 있다.

매 하루가 의미 있는 하루이길 바라는 것도 좋지만,

인생 자체 불투명한 대로 묻어가는 것도 괜찮다는 의미이다.


나는 매일 출근하고 상담하고 기록하고 때로는 지역의 기관들과 전화하고

하는 일은 비슷하다.

그러나 어느 날 한번 미어터지게 바쁘거나, 곤란한 환자를 만나거나,

난감한 일로 골머리를 앓게 된다면

어제의 평범함이 사무치게 그리워질 때가 있다.


이럴 때 일 수록 항상성과 마음의 안정성(stable)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데,

심리적 stable과 생활의 stable은 일상의 안부와 같이 중요한 스스로를 위한 질문이 된다.


'왜 이렇게 인생이 지루하지? 이렇게 65세까지 어떻게 일하고 먹고사나...'

그 말을 했다면 바로 퉤 퉤 퉤! 해야 한다. 바로 답답하고 죽을 만큼 괴로운 불안정성을 겪을 수 있으니.


무사히 제시간에 출근하고, 별 탈 없이 평범한 급식을 먹으며,

점심에 간단히 커피 한잔에 오후에도 별 탈 없이 일을 마치고

내일도 출근이라는 할 일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

가족 혹은 혼자라도 좋으니 잔잔하게 저녁을 즐기다가

잠자리에 드는 것.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는 것.


학생에게는 어른의 자유로운 라이프가 어른에게는 탈출해서 학생처럼 자유롭고 싶은 일상이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그렇게 갖지 못한 과거와 미래가 서로를 부러워하니, 이는 그러려니 해야 할 수밖에.


지금 내 인생이 평범한 것에 무료하다거나 지루하다는 수식어를 두지 말길.

욕심 껏 오르지 못했다고 자책도 하지 마시길.

어느 이름 모를 풀꽃도 알고 보면 다 제 이름이 있듯이,

stable 하게 지내는 것도 능력인 시대이니까.

평범함이 주는 마음의 안식과 그 속의 잔잔한 매력을 안다면 오늘 하루가 결코 평범하지 않을 것이다.



화면 캡처 2025-07-05 182718.jpg 작가/작품명/출처 : 기욤 티오(Guim Tio) / 'DE CAP'/인터넷 신문 '아시아투데이[투데이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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