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충분조건에 몸을 싣는 것이다

타인은 자기( self)를 되돌아보는 긍정적 스트레스의 거울이다

by 반달

일을 하는 것은 밥벌이에 불과하다 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밥벌이가 생존이고, 일을 해야 하는 이유의 전부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우리가 일터에서 굽실거리는 일은

단순한 아부를 넘어 생존을 위한 몸부림 일 수 도 있다는 생각도 한다.

결국 선택받고 선택당해야 한 스텝 올라가는 일상이다 보니

우리는 회사에 얼마나 내가 필요하고 충분한 사람인가를

자책하며 셀프 평가 하게 된다.

그런데 그 평가가 박하기 그지없다.

생각보다 회사는 나에게 큰 기대도 큰 관심도 없는데

혼자만의 연말평가 같은 무시무시한 잣대는

'오늘도 왜 나는 이 모양이었던 것인가!'로 채찍질하게 된다.


회사 내 대인관계에서는 또 다른 필요충분조건의 개념이 존재한다.

그는 바로 '기브엔 테이크(give and take)'로,

주고받는 묘한 동료애라는 것이 있다.

어떤 일을 도와주던가 실수를 모른 척해주거나

같이 상사를 씹어주는 등의 일은

그 순간이라도 묘한 공동체 의식 속에 내가 그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된다.

그리고 같은 편에 서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게 된다.

반대일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관계가 쌓이면 일에서가 아닌 사적 관계로 관계의 전환이 되지만

여기서 주의할 것은, 일의 관계에서 사적관계로의 전환에는

공동체계 아니라 갑을의 퍼센트 줄다리기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그 선을 잘 유지해야 한다.

아니면 '일 관계는 일에서 끝내자'라고 노선을 정하거나 말이다.

그 선을 넘으면 누군가 회사를 사직하는 최악의 엔딩도 각오해야 할 수 있다.


이런 필요충분조건의 개념은 일반적인 인간관계에서도 나름의 방식으로 적용된다.

상식적으로 50:50이 되는 마음의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느 선상에서 퍼센트 줄다리기는 늘 한쪽이 힘이 커야

어떻게든 그 관계가 정립되기 마련이다.

더 사랑하는 쪽이던 아닌 쪽이던

한쪽이 힘을 쓰고 한쪽은 힘을 빼야 그 균형이 맞아

어떻게든 관계가 정리된다.

늘 마음이 수평선이면 만나지 않듯

늘 마음의 고도가 달라야 안정기류를 맞추는 과정을 겪고

서로의 필요충분조건이 항상성을 이룬다.

응당 아이라면 떼쓰고 내 고집을 부리지만

이렇게 맞추어야 관계가 이어진다는 것은

사회생활에서 여러 관계를 만나며 비로소 요령이 된다.


요즘 상담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타인에게 경계하고 날이 서 있다는 점이다.

뉴스에서 나오는 무시무시한 살인사건들도

사실은 그렇게 화낼 일이 아닐 수도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 극단적인 감정을 느끼고 반응하는 것 때문일 때도

있는 것 같다.

연인의 헤어짐 통보에 흉기를 들고 죽이려들거나

동료관계에서 약간의 말다툼이 너 죽고 나죽자가 되거나

결국 서로 필요의 관계로 지내다 충분하지 못하다 느끼는 불균형에

한쪽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불필요 불충분한 관계가 엔딩이 된다.


내가 일자리에서 지친다면,

혹은 대인관계가 꼬이고 있다면

그게 꼭 내 탓이어서가 아닐지라도

자기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내 자존감이 스스로를 불충분 불필요 조건자로 형성하고 있는지,

아니면 반대로 나 스스로를 잃고 타인에게 완전한 을이 되어 버린 건 아닌지.

우리의 관계가 일에서 사적으로 변화되는 과도기는 아닌지 말이다.


어른이 될수록 다양한 일을 하며 다양한 인간관계를 겪는다.

이제 헤어지고 그만인 관계보다는

장기적인 미래를 보고 맺어가는 계약의 관계들이 늘어난다.

배우자, 회사, 동료, 상사, 계약자 등등

그 모든 관계의 보이지 않는 서로의 필요충분조건을 채우는 과정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드러날 것이다.

그 거울에서 나를 마주하고 하는 것이

근데 그게 부정적 스트레스가 아니라

긍정적 스트레스의 반짝임이었으면 한다.




16_735094.jpg 작가 / 작품명 : 김유나 / 꽃밭인데, 내가 좋아하는 꽃은 아니야

작품 출처: 광주일보,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64734530073509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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