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회전목마에 탑승한 것이다

돈에 자유롭고 싶어 돈을 위해 살지만 인생은 돈이 목표가 아닌 아이러니

by 반달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이자 인생 최고의 목표인 '돈'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돈의 위대함과 잔혹함에 대해서

우리는 뼛속까지 느끼며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나 또한 유튜브나 tv에 나오는 돈 많은 사람을 부러워하면서

고작 월급쟁이라는 생각에 부들부들 하지만

오늘은 찔끔 올라간 빨간색에 마음의 위안을 얻으며

내일도 열심히 출근을 해야지 다짐하며 살아가는 것이

그게 평범한 어른의 하루일 것이다.


어른이 되면 돈을 버니까

내가 먹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질러대며

욜로로 살아봐야지 하지만,

어른이 되면 될수록 돈 씀씀이에 인색해지는 것은

내가 현실감각이 생긴 것인지

내가 돈이 현실적으로 없는 것인지

둘 다인지 현타를 맞은 듯

지갑은 뻐금하다가 말아버린다.


경제가 어렵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그냥 내가 돈이 적을 뿐이다.

돈에 자유롭고 싶어서 아득바득 투잡에 쓰리잡을 하지만

결국 내 손에 돈은 원점이라니!

정말 필요할 때는 돈이 없어서 살 것을 못 사고

아이 학원을 못 보내 주고

효도 한번 못하고

아플 때 돈에 쩔쩔매서 병원 가야 하는데 참다 곪아 버리는

슬픈 앤딩이 나와 우리 주변에는 없었으면 한다.


병원에서 환자들과 상담하다 보면

'돈이 뭐라고' 이렇게 사람이 비참해질 수 있는지를 목도하게 된다.

돈 때문에 꼭 해야 할 수술을 포기한다거나

돈 때문에 싸워서 혹은 자식들이 돈 때문에 부모를 멀리하는 일이

비단 드라마의 서글픈 신파극보다 더 잔혹하게 보인다.

한때는 그 환자들도 돈을 벌었고, 많기도 했으며

돈 없는 사람들을 소 닭 보듯 해왔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십원 하나에도 마음을 졸이고

어떤 이는 치료해 왔던 내 소중한 삶의 끈기로 만들어낸

병원 빚을 죽을 때 돼서야 내려놓을 수밖에 없기도 한다.


그래서 돈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전문가도 아닐뿐더러 경제에 대해 나는 사실 1도 모르는 사람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난 돈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돈이 있어야 삶의 질이 다르고,

마음의 위안이라는 것이 든다.

그러나,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돈' 자체,

그러니까 돈 많이 벌어 부자 돼야지 말고

'파이어 족'처럼 우아한 노년을 기대하기보다는

'엿 같은 회사'를 때려치워야지 하기보다는

돈의 가치를 넘어 돈을 버는 '행위'에 가치를 두고

'돈 때문에' 슬퍼하지 않았으면 하는 희망사항이다.


Money disorder(돈 장애)라는 용어는 관념적 용어이긴 하지만

우리는 어릴 적부터 돈에 대한 깊은 불식 호는 과도한 믿음 혹은

집착으로 켜켜이 자란다는 의미에서 곱씹을 필요가 있다.

우리는 모두 '돈이 곧 자유'라는 돈 장애에 마음이 얽혀 있진 않는지.

무언가 강박적으로 모으는 강박장애 환자분들처럼

돈을 무분별하고 의미 없이 모으지는 않았으면 한다.

어차피 신기루 같은 것이 돈이다.

월급통장을 스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냥 돌고 도는 윤회의 고리 속에

그저 그렇게 돈을 버는 행위의 하루 속에

한편으로는 거하게 쓸 때도 있는 즐거움 속에

그렇게 오늘도 돈의 맛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화면 캡처 2025-08-16 224825.jpg 작가/작품명: Anna Mary Robertson(grandma Moses) / The quilting bee

출처: Hyperallergic / https://hyperallergic.com/330401/making-grandma-moses-folk-moder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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