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엄마가 좋은지 아빠가 좋은지의 결정까지도
가끔은 훌쩍 떠나고 싶은 때가 있다.
가을이어서 센티해져서라기보다,
누구나 계절의 변화 속에서
나는 오늘을 어떻게 살았고 이번 계절을 어떻게 이겨내 왔나
그것에 대한 회한을 느끼기 마련이다.
누구는 업무에 치여 정신없이 살았을 수도 있고,
누구는 가족들과의 한바탕으로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숨 가빴을 수도 있다.
또 어떤 이는 하루가 십 년 같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누구나 그렇게 시간과 세월의 무게를
견디고 이기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늘 시간의 흐름 속에서
수많은 선택을 한다.
내일은 뭐를 먹고살까,
집에 이 일을 마무리하고 갈까 아니면 그냥 갈까....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는
이걸 쓰고 놀까 일단 놀고 쓸까를 고민한다.
수 없는 선택과 고민에서
때로는 '아잇 오늘은 짜장이 아니라 짬뽕 먹을걸'을 후회하듯
가볍게 넘어갈 수 있으면 좋은데,
사정이 그렇지 못한 것이 많다.
예컨대 돈이 많이 걸려있는 것,
회사 일과 관련된 중대한 결정이거나
집을 사거나 차를 구매하는 등의 목돈이 드는 것,
당장 큰돈이 들지 않으나 투자 가치가 있는지를
따져 볼만한 것들이 그러할 것이다.
아니면 인생의 중요한 항로를 결정하는 사항도 있다.
취업을 어디로 할지,
누구를 만나 결혼을 할지,
자식을 낳을지 말지 등등
간단한 결정에서 아주아주 중요한 결정으로
우리는 순간에서 일생을 도박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인생이 나른하다고 느껴진다면,
이 한번뿐인 선택의 도박 속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누구나 스스로 결정하고 그것에 책임져야 하는 것!
당연한 논리와 인생의 규칙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주변에는 생각보다 그 결정장애를 경험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흔히들 말하는 '결정장애'는 사실 심리학적, 정신의학적 용어는 아니다.
우울장애범주를 진단받은 사람이거나,
혹은 여러 진단 속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특성 중에
결정에 대한 어려움을 내리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우리가 '네가 결정장애가 있어'라고 말하는 것은 관용적인 말에 불과하긴 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선택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스스로의 결정에 불안해하는 이들에게
위와 같이 말하곤 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우리는 결국 무언가를 선택해야 한다.
그게 맞건 틀리건이 정해진 것이 별로 없기도 하다.
누구는 A를 선택했는데 맞고, 누구는 A를 선택했음에도 후회하는 결정이 되곤 한다.
엄연한 개인의 인생 스팩트럼에 준한 것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섣불리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대신해줄 수 없는 것이다.
내 선택이 너에게는 다를 수 있으므로.
유튜브에서 '이렇게 투자하세요'하는 것이,
단순히 어그로 끄는 것일 수도 있겠으나,
그들이 아주 만약에 진심으로 권유하고 있다면,
그것 또한 그에게는 사실이었을지언정 나에게는 쪽박을 가져다주는 것도 있다.
그래서 뭐든 밑에 '엄연한 개인 의견이며, 결국 선택은 당신의 몫'에 대해 강조하는 것이다.
얼마 전에 보험을 들고자 한 일이 있어서
보험설계사와 메일로 몇 번의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사실 합리적인 가격과 도움이 될만한 보장내역을 고르는 것은
나의 몫인데
나도 모르게 자꾸 보험설계사에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많이 해요? 뭘 많이 넣어요?'
를 끝없이 물어보고 있었다.
보험설계사는 한 사람이라도 고객으로 모셔야 하니
당연히 나에게 친절하게 응대해 주긴 하였고,
나도 결국 가입여부의 결정만 내리면 되긴 하는데
그 결정을 아직도 고민하고 있다.
무엇이 나를 망설이게 하는가,
돈보다는 사실 '이 결정이 맞는 결정일까?'라는
끝이 없는 의구심인 것 같다.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나 스스로 '이게 최선의 결정이야'라는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이 될 것이다.
솔로몬처럼 현명한 선택을 하기에는
내가 너무 하찮은 존재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이미 5만 5천 번이 넘는 선택을 하고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다.
그 선택이 맞건 틀리건
우리는 어떻게든 순응하며 살아왔다.
스스로 어리석은 선택이었다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서 살아가길!
누구나 지금 결정장애를 극복하며 살아가고 있으니.
그림 출처: 동화책 '점과 선이 만나면', 베로니크 코시 작, 로랑 시몽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