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 이불 킥을 방지하고 싶다면
내 인생이 아름다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현재를 꾸미기보다는 마지막을 장식할 고민이 필요하다.
젊은 때는 현재의 아름다움에 취해
누구보다 빛나기 위해 살아간다. 사실, 그건 잘못된 건 아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 수록 어차피 겉모습의 의미는
어떻게 하든 젊음에 견줄 수 없고,
그래서 우리는 안 모습에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근데, 그것도 잘못되거나 망한 건 아니다.
삶 자체가 안과 밖 모든 것에 관심과 사랑이 없다면
살아가야 할 큰 의미가 없으니까.
결국 '멋진 어른'이라고 하는 것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삶의 중후함과 평온일 것이다.
나는 어릴 적부터 '멋진 어른'이 되고 싶었다.
정확히 말하면 '예쁜 할머니'가 되고 싶었다.
외모는 깔끔하고 정갈하게 살자는 정도를 말하는 것이고,
'예쁜 할머니'의 중요한 기준은 '마음 씨 좋은'이다.
넉넉하고 인심 있으며 작은 일에 연연해하지 않고,
속이 베베 꼬여있어서 남을 비난하거나 탓하지 않으며,
카피바라 같이 어느 누구도 품어줄 수 있는 관대함을 지니는 것.
그게 어렵나 하겠지만,
요즘 같이 경쟁이 짙고 사기가 성행하며
웃는데 뒤끝이 있는 그런 찝찝한 관계들 속에서
온 신경을 세우며 살아가는 데에는 굉장히 난이도 있는 퀘스트이다.
어릴 적부터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우지만,
착하게 살았다가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남에게 뒤통수나 맞게 될 상황이니
나 또한 악랄하게 살 수밖에 없다는 것에 슬프지만 일부 동의한다.
하얀 거짓말이라고 믿고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
나중에 내가 죽을 때가 된다면 과연 과거의 삶에 대해 이해해 줄까?
'합리화'라는 좋은 방어기제가 있지만
결코 그게 좋은 뜻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은 느낌으로 안다.
'멋진 어른'이 결코 추구미로 남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그 꼬여있는 매듭들을 풀어야 한다.
심리학에는 '인지치료 (cognitive therapy)'란 것이 있다.
말 그대로 인지=생각을 바꾸어 현재의 사고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물론 이 인지치료도 무수한 wave를 거쳐 다양한 방법으로 존재한다.
각설하고,
'인지치료'이야기를 꺼내서 하고 싶었던 말은,
생각의 '프레임'을 바꾸는 과정은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그 매듭을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프레임'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그 '프레임'이 너무 완고하고 고집이 세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막지 말고,
부정적인 인지적 사고나 비합리적 인지적 사고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의 슬픔 속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착해야 한다'
'나는 꼭 성공하지 않으면 인생 망한 것이다'
등등 우리가 가지고 있는 '반드시, 기어코, 꼭'이라는 것들이
우리의 인생을 부정적으로 혹은 긍정적으로 느끼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것은 결국 감정으로 이어지고 행동으로 직결된다.
감정이 태도가 되면 안 되는데, 그런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그게 상대방이 존재하고, 오래 묵어서 해결하기 어려워진 것이라면
결국 인생의 끝에서 이불 킥 하게 되는 것이다.
간혹 호스피스 병동에 계신 환우분들을 뵐 때
'그때 그냥 화해할걸, 사랑한단 말해줄걸'
이런 후회 아닌 후회를 이야기하는 것을 흔하게 본다.
아쉽지 않게 살아가려면 용기가 필요한데, 그 용기는 마음에서 우러나야 한다.
그건 내가 수십 년 전부터 차곡차곡 쌓아야 할 생각 전환의 스위치이다.
이때는 이렇게 생각해서 좋게 넘어가야지
누가 나에게 화를 내면 나도 먼저 화 내기보다는 화낼 만한 건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야지
기분이 안 좋을 때는 내 기분을 바로 지르기보다는 한 템포 쉬어야지
이런 것 들일 것이다.
이제 슬슬 쌀쌀하다 못해 추워지는 계절,
곁에 있는 가족, 친구, 동료들의 온기가 느껴지는지
아니면 한기가 느껴지는지?
마음을 담은 편지 따위 접어두고
내 마음을 정리하여 오늘은 적어도 다정함을 발휘해 보자.
그 훈훈함은 분명 상대방에게도 전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