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의 맛을 느끼며 오늘도 원샷!
술찔이 이긴 하지만 술자리는 좋아한다.
요란법석하지 않아도 여기저기 도란도란 대화소리는
무언가 사람들 속에서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옆에서 엿들으려던 건 아니지만,
듣다 보면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다.
경기가 어렵다
나는 잘하는데 와이프는 바가지다
상사는 능력이 없는데 잔소리는 많다
애가 말을 잘 안 듣는다
애인에게 차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는 인생의 고뇌가 있다
역시 고민 없이 사는 사람이 없나 보다 싶다.
근데 고민 없이 살 수는 없을까.
마치 생각하는 로뎅처럼 우리는
주야장천 모든 인생에 선택과 고뇌를 경험한다.
단순한 삶이란 그저 누군가의 희망사항 정도인 건지
내일은 제발 별일 없기를 기도하며
오늘의 한잔을 마무리하게 된다.
구름 많은 인생에 내 고뇌 한 스푼 넣어봐야
사실 그 고뇌가 사라지지도 커지지도 않는다.
고민의 해결을 미루는 삶으로 연명하다가는
정말 큰코다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사실 오늘은 그냥 제발 아무도 건드리지 말아 줘
하는 느낌으로 덮어버린다.
미루는 삶은 쫓기는 삶이다.
인간은 왜 미루려 하는 걸까.
누구는 '불안' 때문이라고 하고
누구는 '정서조절의 문제'라고 하기도 한다.
어느 것이든 간에 미루는 것은 오히려
'불안정'을 조장한다.
나는 사실 미루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은 아니다.
하지만 내 남편은 나와 반대인 편이다.
'어휴 그냥 해버리면 되는데 왜 미뤄!'
라고 하지만 왜 이리 엉덩이가 굼뜬지.
그렇게 핀잔을 주면 남편은 이내 응수한다
'다 효율적으로 일 하려고 생각하고 있어!'
한편으로는 '효율적'이기 위한
고내와 굼뜸이 이해되기도 한다.
누구나 도약을 위해서는 굼뜸과 고뇌가 필요하니까.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생각한다.
'간단한 건 그냥 하지'
라는 생각도 한다.
고뇌의 삶을 이해하는 고뇌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인간이란 끊임없이 고뇌를 쪼개어 가며
인생의 고비와 갈등을 유연히 맞이하는 것.
고민이 고뇌로 되어가는 것이
슬픈 현실이 되지 않으려면
마음과 머리의 부지런함은 같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고민이 고뇌에서 끝나지 않도록.
그럼 그냥 게으른 어른이 되어 버리니까.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