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나 깨나 말조심!
참을 인(忍)
나는 '말의 힘'을 믿는다.
말과 관련된 책들도 많은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는가.
평소에도 말로 사람들과 대화하고 치료하는 과정을 겪다 보니
누구보다 말의 중요성은 잘 알고 그 중대함도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이란 것이
감정이 섞이면 말이 말로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이를 알면서도
실천하는 것이 쉽지 않다.
감정이 이성을 짓누르게 되면
나는 곧 다른 사람처럼 굴게 된다.
이를 막는 것이 매일의 숙명인데,
누구도 그 과정이 녹록지는 않다.
나를 건드리는 합당하지 못한 일 때문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은 괜찮은데 내게 특히 발작버튼이 되는 일도 있다.
그 발단이야 어쨌든 간에
중요한 건 나의 태도이다.
옛말에 참을 인(忍) 3번이면 살인도 면한 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참는 과정은 지는 것이 아니라
분노를 적절히 조절하기 위한 예열과정이다.
심리학에서도 분노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일단 화를 지르기보다는
한 템포 쉬기를 권장한다.
이는 내가 화로 인해 느끼는 과호흡 등 신체적 반응을 안정화하여
조금은 이성적 상태에서 나의 화를 적절히 '말'로 표현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는 비이성적 상태에서 나의 화를 부적절히 '말'로 표현하라는 것이 아니다.
욕이나 화는 말에 살기만 있고 내용의 전달력은 없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분노를 더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 화를 잘 전달하기 위해는 결국 참을 인(忍)을 먼저 새기는 것이 좋다.
그건 추가적인 갈등을 야기하지 않기 위한, 결국은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남편과 다툰 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나쁘다.
심지어 헉구역질이 날 때도 있다.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결국 잘 참은 것이 아니어서
몸이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것 같다.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에 앞에서
결국 내가 화나는 감정을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상대방도 들을 용이가 있다.
힘들지만 우리는 참을 인(忍)의 과정을 매일 거친다.
아이의 투정, 배우자의 잔소리, 상사의 부당한 지시, 인간관계 갈등 등
내 입장에서 이해되지 않고
때로는 상대방의 입장이 이해되지 않아
결국 화가 나 버릴 때도 많다.
결국 나는 '남'이 아니기에 이해하는 것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해되지 않는 인간도 있겠지만,
우리는 때로 여러 관계 속에서 이해해야 하고 참아야 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하였듯이
그냥 참으라는 것은 아니다.
나의 말이 정말 '말'이 될 수 있도록,
어른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오늘도 마음에 참을 인(忍)을 새기며 하루를 시작한다.
몽우 조셉킴, 생명의 대화, 2호 F, 캔버스에 유채, 2019년 작 (개인 소장)
[출처] 몽우 조셉킴, 생명의 대화, 2호 F, 2019년 작 (개인 소장)-미술 컬렉터의 명작 소장품 (오정엽의 미술 이야기)|작성자 오정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