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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카리 Apr 23. 2023

어떤 회사에 들어가야 하나요?

이 글은 지인의 홈페이지에 칼럼을 하나 써달라고 요청을 받아 쓴 글이다. 


회사일을 오래 하다고 이직을 많이 하다 보니 구직자들이나 주변 지인들에게 자주 받는 질문이다.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일까? 시총이 높은 회사일까? 연봉이 높은 회사일까? 직원 복지가 좋은 회사일까? 답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물론 여러 매체에서 일하기 좋은 회사 복지가 좋은 회사 연봉이 높은 회사 Top10으로 정리되어 종종 공유가 된다.


내가 그 회사에 들어가게 된다면 좋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 회사에 들어갈 수는 없다. 또 그런 회사의 재직자들에게 지금 회사 만족하시나요? 물어본다면 많은 대답이 '아니요'일 것이다. 연일 지속되는 광탈의 고배를 마신 구직자들에게는 배부른 소리겠지만 저런 회사에서 갖가지 이유로 못 견디고 나오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어째서 이런일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나는 어떻게 취업을 해야되는지 이제 취업을 앞두고 있는 구직자들에게 그리고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여 정리를 해본다.


이제 막 입사를 준비하는 구직자들은 그야말로 엄청난 회사들을 보며 어떤 회사를 들어가야 할지 막막할 것이다. 물론 미리미리 어떤 회사를 가야지 하고 준비를 해왔다면 이런 고민들은 줄어든다. 주로 금융권, 공기업, 연구소 같은 입사 조건이 까다롭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곳들이 그렇다. 이런 회사들을 대하는 전략은 또 다르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는 일반 회사를 대상으로 범위를 좁힌다.


1. 나는 어떤 사람인가?


회사를 고르기에 앞서 나를 먼저 점검해 봐야 한다. 아직은 경력이 없기 때문에 결국 나의 성격과, 학창 시절 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나는 내향적인가 외향적인가 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힘을 얻는가 조용히 자신의 일을 하는 것이 좋은가를 판단해 보자 나는 꼼꼼하게 자료를 만드는 것이 좋은가 새로운 일들에 대한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것이 좋은가? 등 기존의 적성 검사를 활용해도 좋다.


회사에 업무를 합치고 합치다 보면 결국 영업직과 지원직으로 나눠도 무방 할 것이다. 또한 이런 카테고리로 뽑는 것이 대부분의 신입 채용이다. 범주가 세분화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신입사원을 뽑는다는 것은 큰 범위에서 보면 이렇게 나눌 수 있다.


내가 회사에 들어가서 회사를 대표해서 우리의 제품을 알리고 협상을 통해 새로운 경로를 뚫는 사람인가, 사람들과 협조하여 꼼꼼하게 자료를 작성하고 매출을 창출해 내는 직원들을 지원하는 것에 적합한 사람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전자라면 영업, 기획, 전략이 어울릴 것이고 후자라면 영업지원, 재무, 인사등의 지원 업무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회사 업무에 성격이 변하기도 하고 직군 안에서도 내 업무에 따라 서로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회사에서 범주를 나눈다면 매출을 일으키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부서와 이런 부서를 지원하는 지원 부서들로 나눌 수 있다.  본인의 성향을 잘 생각해서 지원을 하도록 한다. 당연히 승진의 기회나 커리어 발전의 기회는 전자의 업무가 많고 후자는 안정적이지만 성과를 쌓을 기회는 상대적으로 낮다.


물론 이것은 참고 사항일 뿐이고 본인의 경력과 회사의 공고를 보고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도전을 하자.


2. 이 회사 나랑 맞을까?


답을 먼저 내리자면 그런 회사는 없다. 가끔 회사를 분석해서  지원자랑 매칭을 해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실무자가 볼 때는 큰 물음표만 생긴다. 회사가 누군가와 맞느냐 안 맞느냐는 너무나 다양한 변수가 존재해서 오늘 일 잘하던 사람이 내일부터 어려워질 수도 있다. 회사에 서열을 매기고 대학 지원하듯이 매칭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 너무나 오래 입시에 길들여진 탓이라고 본다.


회사에 입사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업무와 인간관계로 전혀 다른 일들이 생긴다. 미리부터 회사에 대해 어떠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버리자. 물론 입사라는 것이 개인에게 큰 선택이긴 하지만 들어가 보기 전에 그 회사가 어떤지 아는 방법은 전무하다. 심지어 거기서 일하는 사람에게 물어본다고 해도 그 사람이 느끼는 주관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나도 그렇게 느낀다는 보장은 없다.


결국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건 회사의 규모와 업종, 그리고 잡사이트 들에서 평가를 보고 고를 수밖에 없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잡사이트의 평점은 대부분 맞는 경우가 많다. 특히 규모가 큰 회사일 수록 모수가 커져 정규 분포를 이룬다. 작은 회사는 몇 명의 의견이 점수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잘 판단해야 한다.


대기업은 일반적으로 높은 연봉과 복지를 자랑한다. 간혹 나 정도의 학력으로 대기업을 들어갈 수 있을까 망설이는 구직자들이 있다. 또 작은 회사들 중에도 좋은 회사들이 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취업은 수능 점수에 따라 들어가는 입시가 아니다. 회사마다 채용 정책이 다르고 또 이 채용 정책도 매년 달라진다. 내가 지금까지 이룩한 성과들로 합격 확률이 달라지는 것이지 어떤 커트라인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일단 지원하자.


물론 내가 지원할 수 있는 회사는 모두 지원하는 게 나의 서류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최고의 방법이다. 하지만 회사의 특성을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도 좋다. 필자가 경험해 본 몇몇 회사들의 특성을 공유해 본다. 개인적인 판단이며 이것이 정답이 될 수는 없다. 필자가 아는 회사 위주로만 적었기 때문에 여기에 속하지 않는 회사들도 많다.



회사 규모

대기업: 큰 규모에 좋은 연봉과 좋은 복지를 가지고 있다. 대량으로 채용하기 때문에 일단은 지원을 해봐야 한다. 업무 프로세스가 복잡하고 업무를 분업해서 하기 때문에 업무 경력에 전문성이 떨어질 수가 있다. 하지만 대기업을 최초 직장으로 삼는 것이 커리어에 절대 나쁠 일이 없다.


대기업 계열사: 계열사 별로 편차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연봉과 복지를 가지고 있다. 모기업으로 전환 기회도 많기 때문에 좋은 회사이다.


중견기업: 여기서부터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졌느냐 잘 모르느냐로 지원자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중견기업들 중에는 대기업 못지않은 복지와 연봉을 가진 회사들이 많다. 또 대기업과 인재경쟁을 하기 위해 오히려 대기업보다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사람들은 종종 기업의 이미지를 보고 일하는 환경을 착각하기도 한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고 각종 드라마의 배경이 되었다고 해서 그 회사에서 일하는 나도 좋을 것이라는 착각을 많이 한다. 중견기업부터는 정보력을 세워서 정말 좋은 회사인지 이름만 그럴 싸한 회사인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감춰진 꿀직장인지 파악을 해봐야 한다. 물론 합격하고 알아보는 것이 최고다 지원서를 아끼지 말자


중소기업: 중소기업은 크기부터 회사 특성까지 너무나 다양해서 어떻게 정의를 내린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중소기업을 파악할 때는 회사의 재직자나 채용사이트의 직원 평가 중 가장 낮은 평가의 주관식을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중소기업 같은 경우 회사에서 직접 사이트 평판을 관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좋은 내용보다는 나쁜 내용이 맞을 확률이 높다.


업계

공기업: 흔히 취업의 끝판왕이라고 불린다. 대기업의 연봉과 공무원의 안정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채용 규모가 작고 입사전형이 까다롭다. 업무 배치상 지방에 갈 경우가 생긴다. 서울 라이프가 인생의 전부라는 생각만 버리면 지방에서 오히려 삶의 질이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역시 지원만 가능하다면 지원하자


정유/화학 업계: IT 업계가 뜨기 전에 정유 화학은 각광받는 분야였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높은 연봉과 좋은 복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예전의 명성인 만큼 현재는 복지나 연봉을 줄이고 있는 회사들이 많다. 또 몇 년간 채용도 줄였기 때문에 입사하면 나이 많은 사람들 틈에 나 혼자 막내고 당분간 그 상황이 지속될 경우가 많다. 이차전지처럼 업계가 좋으면 또 회사 분위기도 좋다.


IT업계: 최근 몇 년간 가장 핫했다. 복지, 연봉, 처우등이 모두 탑급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내가 개발자가 아닌 경우 상대적 비교에 의해 힘들다고 느낄 수가 있다. 하지만 역시 IT 업계에서 업무를 시작했다는 경력은 좋다.


자동차 업계: 사람들은 현기차만 알지만 현기차에 납품하는 회사들이 꽤 많다. 대기업 계열사들 중에도 현기차에 납품을 하는 회사들이 많다. 연봉이나 근속이 좋은 편이지만 분위기는 다소 경직되어 있다. 회사별로 완성차 납품업계들 간에 상하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기초단계의 부품을 만드는 회사일 수록 분위기가 안 좋아진다.


외국계: 내가 영어에 자신이 있다면 지원해 보는 것도 좋다. 선진국의 제도와 합리적이고 개인적인 문화를 체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한국의 단점과 외국의 단점을 모두 지닐 수도 있다. 한번 외국계에 발을 들이면 외국계 회사 쪽으로 경력이 쏠리는 경향이 있다. 다른 업계에서 경력을 쌓고 외국계에서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커리어 빌드 업이다.


컨설턴트: 국내 3대 컨설팅 펌에 들어갈 수 있다면 기회를 놓치지 말자 컨설팅 출신이라는 것은 높은 업무 능력과 기획력 내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만큼 엄청난 업무량과 살인적인 근무 스케줄을 자랑한다. 상대적으로 어릴 때 들어가서 경력을 쌓고 좋은 회사로 이직을 하는 용도로 많이 쓰인다.


이상 필자의 주관적인 경험에서 나온 개인적인 의견들을 통해 취준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여 정리를 해보았다. 하지만 구직자가 모두 특성이 다르듯 회사도 공고에 올라온 포지션도 모두 가질 수는 없다. 또 취업 기간 내내 광탈로 인해 언제나 전략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기도 어렵다. 전체적인 흐름과 객관적인 지원자의 포지션을 알아보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지름길 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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