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카리 Jul 17. 2023

둔황 여행 (4)

월아천 우리가 상상하던 사막의 오아시스 그리고 객잔

둔황이 유명해진 것은 석굴 때문이었고 내가 간 이유도 석굴을 보러 간 것이었지만 정말 사막의 모습을 느낀 건 월아천에 가서였다. 혜초와 돈황에 특별한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둔황에 왜 가야 하나요?라고 물어보면 바로 이 사진과 사막 사진들을 보여준다.


월아천 사진


월아천月牙泉의 모습이다. 좌측에는 명사산 鸣沙山이 있다. 홍콩 영화에 나오는 사막의 고독한 객잔을 상상하고 갔다.


용문객잔(1987)


동사서독(1994)



이렇게 고독하고 외로운 사막에 떠있는 객잔을 상상하고 갔지만 현실은 사막 테마파크였다. 그래도 뭐 혼자서 머릿속으론 영화 속 주인공이었으니 된 것 아닌가? 일단 명사산 꼭대기에서 해가지는 석양을 봐야 한다고 하여 막고굴을 보고 점심을 간단히 한 뒤 우육면 13원 건반면 22원을 먹고 오후 2시에 데리러 오라고 했다. 한 6시쯤이면 해가 지겠지 생각해서 이다.



택시에서 내려서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마사지는 어제 길거리에 있는 걸 들어갔다가 실망해서 따종디앤핑으로 검색해서 갔다.


둔황 야시장 맞은편 익왕국제 빌딩 8층에 있다. 발 + 전신 70분 199원이다. 깨끗하고 친절하다. 파워 마사지를 원한다면 조금 서운 하지만 깨끗하고 어르신들 발마사지론 좋을 것 같다.


마사지를 받고 2시에 택시에 탑승해서 시내에서 7km쯤 가면 명사산 월아천 매표소에서 내렸다. 입구부터 사람이 겁나 많다. 신분증 검사를 하니 신분증을 꼭 챙기도록 하자. 인당 110위안이었던 것 같다. 입장료가 하도 많아서 기억이 안 난다. 신발을 모래로 감싸는 도구나 얼굴을 감싸는 천을 팔고 있다. 모래에 푹푹 빠지므로 신발이 상할 수 있다. 그런데 그냥 편하게 신는 신발이면 가도 좋다 발목까지 모래에 빠지게 된다.


표를 끊고 들어가면 어마어마한 인파와 마주친다. 테마파크처럼 모래썰매, 낙타투어, 사막자동차, 관람차, 글라이더 투어, 헬기투어가 있다. 자신의 주머니 사정에 따라 알아서 이용하자 글라이더 투어는 380위안이었다. 조종사가 데리고 한 바퀴 날라준다. 360도 동영상도 찍어주는데 119위안 더 내라고 한다


글라이더 투어 짜릿하다


낙타투어 사진에는 안 나오지만 앞으로 수백 마리가 원형으로 돈다. 실제로 보면 테마파크 같다...


모래 썰매는 10위안이니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도 이용해 보자 썰매 바닥에 기름을 바르고 고속으로 내려온다. 낙타는 양관阳关이나 玉门关옥문관에서 타는 걸 추천한다. 거기가 사람도 더 없고 저렴하다. 수백 마리 낙타 투어(로 가장한 동네 한 바퀴)에 백몇 위안 내기는 너무 아깝다.


여기저기 체험 하고 사진 찍고 놀다 보면 해가 질 시간이 된다. 그때쯤 되면 다들 꾸역꾸역 명사산을 오른다. 노을을 보기 위해서 이다. 돈이 많으면 사막자동차를 타고 올라가자 얼 만지는 알아보지 않았고 공짜인 두 다리로 올라갔다. 노약자 및 임산부 저질 체력자에겐 비추이다. 너무 힘들었다. 중간에 다섯 번 정도 주저앉아 쉰 것 같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중화인민공화국이 베이징 표준시로 전국에 시간을 통일했기 때문에 서쪽 끝인 둔황은 9월 오후 7시가 되어도 해가 안 지고 떠있다.... 8시 반쯤 데니 뉘엿뉘엿 진다.


아름다운 광경이다.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9시쯤 되면 월아천 건물에 조명이 들어오는데... 기대했던 고독한 객잔 강호의 조명이 아니라 중화인민공화국의 화려한 네온사인이지만 나름 멋지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 속에 오아시스를 숨기고 있어서 라는데 이곳을 다녀오고 나서 그 이유를 알 게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중국여행-둔황(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