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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toyourverse Jul 08. 2019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프랑스 대표팀이 된 아재들

브런치 무비 패스 시사회 @아트나인 7/1

2018 | 프랑스 | 코미디 | 122분  

15세 이상 관람가 | 2019.07.18 (개봉 예정)

감독 : 질 를르슈

출연 :  마티유 아말릭, 기욤 까네, 베누아 포엘부르데, 장 위그 앙글라드, 비르지니 에피라, 레일라 벡티, 마리나 포이스, 필리페 카테린느, 펠릭스 모아티, 알반 이바노프, 발라장감 타밀셸방 외 다수


오프닝 시퀀스는 세상을 동그라미와 네모로 도식화하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은 네모를 벗어난 동그라미에 대한 이야기다. 우울증을 앓는 백수, 실패한 사업가, 무명의 록 가수, 분노조절 장애의 이혼자, 프랑스어를 못하는 이민자, 소외된 수영장 관리인, 선수 은퇴 후 알코올 중독자가 된 코치 등. 과거에는 어땠을지 모르지만 현재는 주류 사회에서 한걸음 떨어져 있다. 


왜 이 남자들은 수중발레를 하는 걸까. 보통 수중발레는 사람들에게 낯선 스포츠이다. 베르트랑(마티유 아말릭)의 동서는 수중발레 하는 남자를 게이 같다고 비웃으며, 부인과 아들도 냉담하다. 프랑스에서는 이들 외에는 아무도 남자 수중발레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반쯤 장난으로 시작한 대회 참가신청은 국가대표라는 수식어 앞에 태도가 진지해진다. 


사회에서 아래로 가라앉고 있는 이들이 수영장(새로운 사회)에서 만큼은 가라앉지 않으려 애쓴다. 가라앉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헤엄쳐야 하고 적당한 때에 숨을 고르지 않으면 안 된다. 영어 제목 <Sink or Swim>이 잘 축약한다. 또 프랑스 원제 <Le grand bain>을 번역하면 '큰 목욕탕'이다. 사우나에 옹기종기 모여 자신이 처지를 얘기하고 서로 다독이는 장면이 떠오른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는 없다. 이들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다수를 이룬다.


훈련 중 어떤 사건으로 델핀(비르지니 에피라) 코치가 자리를 비우게 되는데. 오합지졸인 수중발레팀을 보다 못한 아만다(레일라 벡티)가 델핀을 대신한다. 다리를 다쳐 걷지 못하는 아만다가 수중발레팀이 제대로 뜰 수 있게 지도하는 것은 상징적이다. 아만다 코치와 훈련을 함께 하면서부터 코미디도 동력을 받는다. 많은 등장인물의 배경 설명을 하는 중반까지 다소 산만하고 지루할 수 있다. 


수중발레 영화가 보편적이지 않아 비교할 대상이 마땅하지 않지만, 대회 시퀀스는 리듬과 역동성이 잘 느껴지게 편집했다. 예전에 무한도전의 스포츠 장기 프로젝트를 볼 때와 비슷한 감정이 들었다. 영화는 네모에 맞추다 실패한 동그라미들이 모여 조금 큰 동그라미(공동체)를 만드는 것 보여주며 끝난다. 원의 지름 이상으로 네모의 변이 넓으면 원을 포용할 수 있다. 성숙한 사회는 약자를 보듬는 포용력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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