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결혼식 끝낸 부부의 결혼준비 항목별 비용 정리
이번 콘텐츠에서는 결혼식 준비 과정에서 본식/본식 외 항목별로 어떤 비용이 얼마나 나가는지,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업체를 선택했는지, 어떤 항목이 필수적인 지출이고 무엇이 회피 가능한 지를 얘기해 보겠다.
우리는 웨딩홀을 원하는 예식일로부터 11개월 전에 계약했다. 보통 웨딩홀은 한겨울(1-2월)과 한여름(7-8월)이 비수기인데 이는 즉 12개월 중 8개월을 성수기로 본다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의 예식일도 성수기에 속했고 위치는 강남권 한복판이었다. 토요일 황금시간대(12시 30분 예식)를 계약하였으나 원판 선촬영 등 첫 타임 예식의 이점이 크다고 판단하여 첫 타임(오전 11시 예식)으로 변경하였다. 예식 시간 변경으로 인해 약 140만원(대관료 65만 + 식대 3천원 차이 250명분)을 세이브했다.
✔️ 당일계약 혜택으로 웨딩홀 내부에 있는 혼주메이크업샵의 여혼주 메이크업 2명분 무료
✔️ 웨딩홀 전문사회자와 전문축가자는 금액이 합리적이어서 신청(결과도 만족)
>> 같은 웨딩홀에서도 비용을 획기적으로 세이브하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예식일 6개월 이내 잔여타임을 노리는 것이다. 잔여타임은 대관료가 (0원이거나) 대개 200만원 이하다. 원하는 시간대나 원하는 요일은 아닐 수 있으나, 언제 해도 크게 상관없다면 굳이 1년 전에 식장을 잡을 필요 없이 원하는 웨딩홀을 몇 군데 컨택하여 잔여타임을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는 스드메 각 업체와 직계약했다. 아무 채널이 없었던 건 아니고 삼성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삼성결혼도움방을 이용했다. (*금액에 회색 음영 처리된 것은 삼성카드 결제로 10% 청구 할인되는 항목)
삼성결혼도움방에서는 정기적으로 소규모/대규모 웨딩박람회를 여는데 그때마다 참여업체가 다르다. 업체별로 준비하는 박람회 특전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미리미리 상세혜택을 확인한 뒤 마음에 드는 업체가 박람회에 참여하면 박람회장에 방문하여 업체 부스에서 직계약했다. 작은 업체는 보통 업체 대표나 상급의 실무자가 나와있는 편이다.
[스튜디오/본식스냅]
이전 글에서 스튜디오는 담합이라도 한 듯이 사진파일(원본/수정본) 비용이 44만원대로 형성되어 있다고 했다. 계약금액 외에 추가금을 내는 방식이 싫었던 나는 상세혜택을 자세히 살펴보며 아예 사진파일 비용이 포함되어 있는 업체를 골랐다. 그런데 그곳이 본식스냅도 서비스하는 업체였고 본식스냅과 스튜디오를 같이 계약하면 더 할인해서 145만원에 해준다길래 큰 고민 없이 계약했다.
>> 마침 2025년 1월 23일 자로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에 결혼준비 대행서비스 회사(웨딩플래너사)의 업체별 가격이 공개되었다. 스튜디오의 경우 사진파일(원본/수정본) 구입비가 기본 가격에 포함된 채로 공개되었는데 그 때문인지 현재는 가격이 다소 오른 것처럼 느껴진다. 플래너사를 통해 스드메를 묶어 패키지로 계약하면 공개된 가격보다 할인된다는 안내문구가 있는데 결국 할인가가 얼마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언뜻 보기에 나의 스드메 금액이 지금 기준으로 나올 수 없는 가격처럼 보일 텐데 그건 업체별 가격 인상과 플래너사의 대행수수료만큼 차이가 있을 것이다.
[헤어메이크업샵]
헤어메이크업샵은 먼저 아래 조건을 충족하는 곳을 추렸다.
✔️ 최소 부원장 이상의 직급
✔️ 공장형 메이크업샵이 아닐 것
✔️ 메이크업 받는 공간이 단독룸일 것
✔️ 헤어피스 구매를 유도하지 않는 곳일 것
내가 선택한 메이크업샵은 이 조건을 충족하면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부원장 1명, 원장 1명인 작은 규모의 메이크업샵이었다. 업체의 포트폴리오가 충분히 마음에 들면서도 가격이 합리적이었는데 그 포트폴리오는 부원장의 작품이었다. 별도의 지정비용 없이도 나를 담당하는 아티스트가 확실하다는 것도 큰 이점이었다.
[드레스샵]
드레스는 보통 본식과 촬영(2회)을 계약하는 금액이 본식(1회)만 계약하는 경우보다 10만원에서 20만원 정도 비싸다. 즉 10만-20만원 정도만 더 내면 촬영드레스 3벌을 계약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촬영드레스 값을 아끼겠다고 굳이 알리익스프레스나 지그재그 등을 통해 드레스를 살 필요가 없다. 어차피 그 돈이 그 돈이다. 스튜디오도 굳이 메이크업과 드레스 3벌이 포함된 토탈 스튜디오를 계약할 필요가 없다. 토탈샵에서 기본 드레스가 눈에 차지 않아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골랐다가는 추가금이 든다. 차라리 그 돈으로 드레스샵에서 원하는 촬영드레스를 골라오는 게 낫다.
그런데 왜 조금만 더 내면 드레스를 3벌이나 더 입을 수 있는 걸까? 그 이유를 알아보자.
우선 드레스샵을 고를 때 사람들은 보통 두 군데에서 세 군데를 가본다. 이것을 드레스(샵)투어, 줄여서 '드투'라고 한다. 드레스투어는 한 곳당 네 벌의 드레스를 입어보며 약 한 시간가량 소요된다. 이때 가장 마음에 드는 드레스 한 벌은 본식 때 입겠다고 '홀드'해둘 수 있다. 즉 드레스투어 때 입는 드레스는 본식드레스다. 다른 의미로는 드레스투어 때 입는 드레스를 촬영할 때 입을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는 굵은 비즈로 유명한 샵에서 드레스 피팅을 한 뒤 촬영할 때도 입을 수 있냐고 질문했다가 혼났다..)
그럼 촬영할 때 입는 드레스는 어떨까? 보통 본식드레스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돌려 입는다. 본식에 여러 번 나갔다 와서 더 이상 본식에 쓰기 어려운 상태가 되면 촬영드레스로 쓰기도 한다. 따라서 본식드레스는 촬영할 때 입을 수 없으며 촬영용 드레스가 따로 있기 때문에 촬영드레스는 훨씬 저렴한 가격에 대여가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드레스샵의 이러한 행태가 싫었고 촬영할 때에도 본식드레스만큼 예쁘고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드레스를 본식용 촬영용으로 구분하지 않는 드레스샵을 계약했다. 모든 드레스에 추가금 없는 조건이었다.
*아래 항목부터는 필수 지출 여부가 표시되어 있다.
[드레스 헬퍼]
드레스 헬퍼 비용은 필수 지출 항목이다. 촬영/본식 모두 헬퍼가 메이크업샵으로 드레스를 들고 오며, 메이크업샵에서 드레스를 입고 스튜디오/웨딩홀로 이동한다. 서울에 위치한 드레스샵의 헬퍼비는 서울을 기준으로 하며 웨딩홀이나 촬영 스튜디오가 경기권일 경우 헬퍼비도 추가금이 든다. 기본적으로 헬퍼비가 동행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촬영 시간이 지나치게 길거나(예를 들면 8시간) 저녁 예식을 하는 경우에도 추가금이 붙을 수 있다. 본식을 마치고 연회장에서 드레스샵의 2부 드레스를 입는 경우에도 추가금이 발생한다. 헬퍼비는 출장비를 포함한 것이기 때문에 굳이 택시비를 별도로 주거나 드레스샵까지 데려다줄 필요는 없다.
[드레스 피팅비]
드레스 피팅비는 드레스샵 투어(드투) 시 지출되는 비용으로 원하는 드레스샵이 명확해서 투어를 하지 않고 샵을 지정계약한다면 회피 가능한 지출이다.
*간혹 드레스 헬퍼비나 피팅비를 예쁜 봉투에 '드레스를 입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적어서 현금으로 건네는 등 이상한 문화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럴 필요 없고 계좌이체하면 된다. 같은 맥락으로 스튜디오 촬영 시 촬영작가를 위한 간식이나 도시락도 챙길 필요 없다.
[가봉 메이크업]
드레스투어 메이크업, 촬영 가봉, 본식 가봉 메이크업은 굳이 받을 필요 없다. 팁이라면 드레스샵 조명이 아주 밝고 세기 때문에 셀프 메이크업은 눈썹이 날아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눈썹을 평소보다 훨씬 진하게 그리고 속눈썹을 붙여서 또렷한 눈매를 만드는 것이다. 다만 촬영이나 본식을 앞두고 계약한 메이크업샵의 메이크업이 내 스타일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면 데모 메이크업을 해본다는 생각으로 가봉 메이크업을 받는 것도 좋다.
[헤어변형]
스튜디오 촬영 시에 헤어변형 전문가를 부르는 것은 필수가 아니다. 스튜디오 촬영은 여성(긴 머리를 가정)을 기준으로 보통 <푼 머리 - 반묶음 - 하나로 묶음> 순서로 진행된다. 묶었다가 풀면 머리 자국이 남아서 그런 것 같다. 이때 기본적으로 드레스 헬퍼가 머리를 손질해 준다. 머리에 꽃 장식을 원하는 경우 실핀에 생화를 조금씩 꼽아 연출하면 되는데 이게 어려운 게 아니기 때문에 헬퍼 선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촬영일에 비가 오는 등 웨이브가 풀리고 곱슬기가 올라오는 날씨라면 헤어변형 전문가를 부르는 것이 좋다. 헬퍼는 고데기는 안 해주는 반면 헤어변형 전문가는 고데기를 해준다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복]
신랑 예복은 선택할 옵션이 많은 항목이다.
예복은 대여 - 기성복 - 맞춤 순서로 가격이 높아지고, 맞춤도 국내 - 이탈리아 - 영국 원단 순서로 가격이 높아진다.
간단한 예복 선택 기준은 다음과 같다.
1번. 평소에도 정장을 입을 일이 없고 앞으로도 정장을 입을 일이 없다 : 대여
2번. 정장이 하나쯤은 필요하다 : 기성복 구매
3번. 정장 살 건데 국내/이탈리아 원단 : 기성복 구매(인터넷으로 구매하는 것이 가격면에서 메리트 있음)
4번. 정장 살 건데 영국 원단 : 맞춤예복
우리는 1번(정장 필요 없음)에 해당했음에도 맞춤예복을 계약했다. 처음에는 가성비 좋은 국내 원단으로 맞춤을 하려고 했으나 고등학교 교복 같은 느낌이 들어 수입 원단도 피팅해 봤다가 눈이 높아져 영국 원단을 최종 선택했다. 그런데 원단 바꿔치기 이슈가 서울의 테일러샵을 휩쓸었고 우리 또한 이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일반인의 눈으로는 옷의 원단을 판별하기 어렵고 업체에서 원단 바꿔치기를 해도 알기 어렵다. 반면에 기성복은 원단이 명확하다. 물론 테일러샵에서는 평생 AS 수선 무료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나 10kg에 육박하는 체중 변화 시에도 무조건적인 수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보통 결혼하고 나면 살이 쪄서 맞춤예복을 다시 입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그러므로 대여라는 선택지도 나쁘지 않다.
2024년 웨딩업계에 큰 이슈가 아이폰스냅이랑 테일러샵 원단 바꿔치기였는데, 아이폰스냅은 내부 고발로 문제 되는 업체 목록이 리스트업 됐지만 테일러샵은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었음에도 잠잠했다. 나 또한 문제의 테일러샵 목록은 알지 못하지만 원단 바꿔치기 이슈는 다음 기회에 다뤄보도록 하겠다.
[아이폰스냅]
아이폰스냅은 먼저 결혼한 친구에게 의견을 구했더니 본식스냅 사진으로도 충분하다고 해서 안 했다. 아이폰스냅의 장점이라면 결혼식 당일에 바로 사진을 받아볼 수 있다는 건데 스튜디오/본식스냅 계약할 때 아이폰스냅도 고민 중이라 했더니 담당자가 내 말을 듣고선 '우리도 돈 더 주면 원본 당일에 드릴 수 있다'고 했음..ㅋ 개인적으로는 아이폰스냅이나 서브스냅을 안 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본식스냅과 DVD로도 충분했다.
[본식 DVD]
본식 DVD는 아무래도 안 볼 것 같아서 안 하기로 마음먹었다가 결혼식 두 달 남기고 마음이 바뀌었다. 이것도 먼저 결혼한 친구에게 의견을 구했더니 '단순기록형은 얼굴이 너무 사실적으로 나와서 한번 보고 그 뒤로 안 보게 된다'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과 함께 비싼 걸 하라고 추천해 줬다. 그래서 나는 2인 3 캠 대표작가가 촬영하는 신생업체를 컨택했다. 먹튀 걱정 때문에 신생업체는 피하자는 주의였는데도 그곳의 포트폴리오가 마음에 쏙 들었다. 짝꿍할인이나 초상권 활용 동의 이런 복잡한 것 없이 결혼식 날짜가 임박하다고 추가 할인을 적용받았고 결과물은 45일 안에 받았다. 한 편의 영화처럼 편집된 영상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예물]
예물은 원래 착용 중이던 커플링에도 둘 다 다이아가 박혀있었기 때문에 웨딩링을 또 하진 않았고 1캐럿짜리 반지만 하나 리세팅했다.
[혼주 한복 대여]
신부 측 서울, 신랑 측 천안이라 양가어머니를 한날 한자리에 모시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각각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한복을 대여했다. 편의로만 따지면 최선은 웨딩홀에서 가까운 곳이고 차선은 집에서 가까운 곳이다. 지역에 관계없이 한복 디자인은 트렌디했고 금액이나 대여 구성품등 전체적인 면은 천안이 월등히 좋았다. 확실히 한복집은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가성비가 좋아지고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대여가 더 저렴하다.
[신혼여행]
우리는 신혼여행을 본식 두 달 전에 정했다. 둘 다 파리를 가본 적이 있고 스페인은 가본 적이 없어서 파리에 짧게 머무른 뒤 나머지 일정을 스페인에서 보내기로 했다. 파리에서는 노르망디 투어(몽생미셸 투어)를 다녀올 예정이라 거의 하루 정도는 숙소에 없을 것이므로 비싼 호텔에 묵을 니즈가 없었고 1박에 20만원 정도 하는 에어비앤비를 구했다(당시 파리 올림픽을 앞둔 시기라 파리의 숙박비가 전반적으로 비쌌다). 스페인에서는 일평균 30만원대 초반의 호텔에 머물렀는데 4성급이나 5성급 호텔의 비용이 크게 다르지 않았고 공식홈페이지에서 예약하는 것이 가장 가격이 좋았다.
신혼여행의 여행지, 기간, 비용은 너무나도 천차만별이어서 적정 금액 수준이 얼마라고 말할 수 없지만 우리의 2024년 기준 파리, 스페인 13박 14일 비용은 총 1,130만원 들었다. 그 이후에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태국 코사무이를 3박 4일로 다녀왔는데 여긴 220만원 들었다. 기간이나 목적(관광/휴양), 예산 금액대에 맞게 신혼여행지를 고르면 될 것 같다.
그 외 깜빡하고 표에 넣지 않은 항목은 형제부부 2명에 대한 헤어메이크업 비용 약 30만원, 부케 15만원.
>> 종합하면 집, 혼수, 가전 등 제외하고 결혼식 준비와 관련된 비용은 웨딩홀 2,200만원대, 신혼여행 1,130만원, 그 외 항목 700만원대로 총 4천만원 들었다. 우리 부부가 지출한 비용은 시기가 약간 지난 느낌이 있기는 해도 실제로 2025년 본식을 준비하는 이들과 비용에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