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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준비] 맞춤예복(맞춤정장) 원단 바꿔치기 이슈

by 리아

이번엔 앞서 짧게 예고했던 맞춤예복 원단 이슈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그나마 잘 알려진 원단 바꿔치기 사건


서울의 모 테일러샵에서 벌어진 일로 고객이 선택한 원단이 아닌 비슷한 원단으로 예복을 제작한 것이 알려지게 되었다. 라벨 또한 샵에서 자체제작한 라벨을 달아서 화제가 됐다. 대놓고 고객을 기만한 사례다.

해당 예복집이 자체제작했다는 원단 라벨은 위와 같은 방식이다. 이태리 원단이라면서 이태리를 Itary로 표기하거나 영국의 허더스필드 원단이라면서 Huddersfield의 스펠링을 잘못 표기했다. 짝퉁도 이렇게는 안 만들겠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은 위 사례의 모 예복집이다. 우리 또한 그 테일러샵에서 맞춤예복을 계약하지 않았기에 안도했는데 유감스럽게도 예복 자켓 상의에 원단 라벨이 없었다. 위에서도 나온 영국 허더스필드(Huddersfield) 원단이 그 주인공이다.

일단 자켓에 달려있어야 할 원단 정품 라벨이 없는 게 단순 실수로 인한 누락인가 싶어 바지 밑단의 셀비지를 확인해 봤다. HUDERSFIELD라고 적혀있길래 안심했는데 알고 보니 셀비지도 정상이 아니었다. 셀비지에 붙어있는 원단이 바지의 원단과 동일한 원단이라 질감이나 색상이 같아야 하는데 미세하게 달랐다. HUDERSFIELD 또한 잘못된 스펠링이었다.


이 사건은 테일러샵이 국내 정식 유통 에이전시가 아닌 다른 경로로 들여온 원단을 사용한 것에서 시작된다.

고옥이에게 같은 원단을 더 저렴하게 납품하겠다는 업자

예를 들면 개인사업자가 원단을 공식 에이전시보다 저렴한 가격에 납품할 수 있다. 테일러샵에서도 개인사업자가 공급하는 원단을 받아보니 기존의 에이전시로부터 공급받던 원단과 큰 차이가 없고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는 판단 하에 공급처를 바꿀 수 있다. 여러분이 이 개인사업자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나라면 서울, 경기뿐만 아닌 전국 각지의 맞춤정장 가게에 컨택해서 거래처를 늘릴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렇게 정식 에이전시가 아닌 다른 경로로 원단을 납품받다가 문제가 된 테일러샵이 청담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가 계약한 테일러샵에서는 문제를 제기한 고객으로부터 옷을 받아 에이전시에 원단 확인을 요청했는데 높은 확률로 정품 원단이라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한다. 정품 라벨은 없고 바지에는 이상한 셀비지가 붙어있는데 원단은 정품이라니, 참으로 애매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테일러샵을 옹호할 수는 없다. 정장을 처음 맞춰보는 고객이야 잘 모르는 게 당연하지만 정장이 도착했을 때 테일러샵에서 먼저 자켓의 원단 라벨과 바지의 셀비지를 확인했다면 이건 일어나지도 않았을 일이다. 어쨌든 우리가 계약한 테일러샵은 이 사건을 계기로 원단의 공급처를 다시 정식 에이전시로 바꾸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원단을 공급하는 개인사업자가 없어진 것은 아니며 에이전시가 아닌 다른 경로로 원단을 공급받는 테일러샵도 여전히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정장이나 예복을 맞추는 경우 소비자 또한 본인이 선택한 원단이 맞는지와 정품 라벨 부착 여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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