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에게는 일과가 있었다.
나는 시내 중심가의 대형 레코드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아침 9시에 출근하는 오픈조였다.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그날 도착한 새 CD들을 체크하는 거였다. 이후 바닥 청소를 하고 있으면 점장이 도착했다. 그와 나는 가게 문을 열기 직전에 담배를 피웠다.
이 번에 누구 새 앨범이 나왔대요.
나 걔는 별로야. 겉멋만 들었잖아.
거의 매일 비슷한 레퍼토리였다.
시내 중심가라고 해도, 평일 오전은 손님이 적다. 그나마 점심시간이 되면 약간이나마 손님들이 몰려든다. 그래서 우리는 11시쯤에 이른 점심을 먹었다.
가게 맞은편에 있는 패스트푸드 가게의 점장과는 친해진 지 오래다. 그녀는 자기가 20대 후반이라고 소개했지만, 우리 점장 말로는 몇 년째 20대 후반이라고 소개한다고 했다. 20대든 30대든 상관없이, 나는 그 누나를 보는 게 좋았다. 왜냐면, 그녀도 담배를 폈으며, 록을 들었으니까.
짧게나마 손님들이 들이치고 나면 점장과 나는 다시 담배를 폈다. 규칙적인, 모범적인 삶이었다.
오후 3시가 되면 마감조 인원이 출근한다. 인수인계는 담배와 함께 이루어진다. 사실 특별한 인수인계 사항은 거의 없다. 간혹 있다면 인기 뮤지션의 새 앨범 발매 정도가 되겠다. 그때는 줄 서서 CD를 사는 일이 제법 흔했다.
인수인계가 끝나면, 특별한 약속이 없을 때 가게에서 한두 시간을 더 보내곤 했다. 매일 봐서 지겨울 법한 CD들의 표지를 감상하면서 말이다. 가로 세로 10센티 남짓한 사각형 안에, 세계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