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토크가 버거운 회사생활
나는 어릴 적부터 스몰토크에 능한 사람이 아니었다.
수줍음이 많아서, 내성적이어서라고 여겨왔지만 이제는 그것이 단순한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회피와 고립의 문제로까지 번져가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일하는 곳은
말하기 좋아하는 3,40대가 주를 이뤄서
동료들 간에 소통이 활발하고
사적인 얘기도 많이 하는 분위기다.
그래서 출근과 동시에 티타임을 가지며
대화의 장이 열린다.
남편얘기, 시댁얘기, 육아얘기가 주요 화제인데
나는 어느 하나 해당되는 게 없어 주로 듣기만 한다.
어쩌다 공통된 주제가 나와도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대화에서 겉돌고
적당히 끼어들만한 말을 떠올려서 입을 뻥긋하면 더 큰 목소리로 치고 들어오는
동료들 목소리에 묻힌다.
결국 한마디도 못하고
대화가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전의 나였다면 적당한 타이밍에
'와~ 오~ 그렇구나~' 정도의 반응을 하는 것과
어색하지 않게 웃어주는 것에는 최선을 다했을 테다
그런데 요즘은 그마저도 버거워졌다.
마음의 여유가 부족해서일까
이제는 최소한의 노력을 할 의지조차
사라져 버린 것만 같다
모두가 즐거워하는 그 분위기 속에서
나만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
울적한 나를 더 우울하게 만든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는
아예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나를 보호하는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웃고 소통할 기회는 사라졌지만,
그 편이 차라리 마음 편했다.
그런데 피한다고 피해도
하루 종일 회사에 있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스몰토크를 하게 될 때가 있다.
며칠 전 탕비실에서도 그랬다.
텀블러에 물을 받고 있는데 성격 좋은 한 동료가
'요즘 왜 이렇게 일이 하기 싫은지 모르겠어요'
라며 말을 걸어왔다.
나는 아~...라고 답했고 그렇게 대화가 끊겼다.
매끄러운 소통이 힘들었다.
요즘 직장에서의 나는 이렇게
점점 더 입을 닫고, 마음을 숨기고
점점 더 자주 혼자 겉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매일같이 출근은 하지만
동료들과 대화 같은 대화를 하는 경우는 드물고
가까이 지내는 사람 또한 없다
가끔은 또래 동료들끼리 끈끈하게 지내는
모습이 좋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직장은 어차피 돈 벌러 가는 곳이라는
목적에 충실하며 너무 외로워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 내가 대화를 덜하는 만큼
내 사생활이 덜 노출되어 좋고
또 마음 상할 일이 적어진다는 것으로
스스로에게 위안을 건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