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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직장을 다닌다는 신호

내 상사는 내가 몇시에 출퇴근하는지 관심도 없다.



좋은 직장을 다니기란 정말 쉽지 않다. 불만족스러운 직장을 다니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다보니 "이직의 신호"에 대한 글들이 많다.

그래서 나는 거꾸로 좋은 직장을 다닐 때의 느낌에 대해 써본다.



pexels-divinetechygirl-1181255.jpg Photo by Christina Morillo


1. 잡일이나 단순 업무가 적어 내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이전 직장에서는 잡일이 너무 많아, 내가 가치를 더할 수 있는 일을 할 정신적 에너지나 시간이 없었다. 5~6년 차에 단순 업무를 하고 있으니 불만은 쌓여만 갔다.


지금 회사에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가치를 창출하는 일에 쓴다. 즉 내 클라이언트가 더 효율적인 광고를 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분석하고, 방안을 제안하고, 다른 동료들의 성공 케이스를 공부한다. 그것이 결국은 세일즈로 이어져, 내 스스로도 "월급 받을 만 하다"라는 느낌을 받으며 일을 하고 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잡일"이나 "단순 업무"는 어드민 일도 포함한다. 예를 들면 경비 처리 같은 경우에도, 우리 회사에는 내 대신 티켓을 올려주는 팀이 따로 있다. 내가 할 일은 그 팀에게 영수증 사진을 보내는 것 뿐이다.




pexels-fauxels-3184291.jpg Photo by fauxels: https://www.pexels.com/photo/colleagues-shaking-each-other-s-hands-3184291/


2. 사내 시기질투나 견제가 없다.


현 직장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유능한 사람들을 뽑아놨다보니 각자가 인정을 받고 있다. 그렇다보니 서로 간 시기질투가 없고, 잘한 부분을 칭찬하는 분위기이다.


우리 팀에서는 일이주에 한번씩 각자의 성공 케이스나 배운 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다. 원하는 사람만 공유를 하는데, 자칫 자랑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모든 팀원은 진지하게 배우는 자세로 듣는다. 질문이 쏟아지기도 한다.


다른 팀원에게 무언가를 물어볼 때 그들이 꼭 뒤에 붙이는 말, "Let me know if there's anything I can help you with". 내가 도와줄 게 있으면 말해달라는 건데, 실제로 도움을 요청하면 자기 일처럼 도와준다. 모두가 그렇다!



pexels-goumbik-590020.jpg Photo by Lukas: https://www.pexels.com/photo/person-holding-pen-pointing-at-graph-590020/



3. 일을 한 "시간"보다는 "성과"를 바탕으로 평가한다.


내가 느끼기에는 한국 기업 문화가 유독 "업무 시간"에 집착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뛰어난 엑셀 능력으로 일을 10분만에 처리하는 사람과 8시간 농땡이를 피우는 사람이 있다면 전자를 높게 평가하는 것이 맞다.


싱가포르에서 다닌 이전 직장도 딱히 좋은 곳은 아니었지만 출퇴근 시간을 전혀 체크하지 않았다. "성과"를 기준으로 평가해야한다는 문화가 자리잡아서라고 생각한다. 내 매니저가 나를 평가할때, 내가 부하직원을 평가할 때도 심한 경우가 아니고서야 근태를 언급한 적은 없다.


지금 직장은 더더욱 자유롭다. 내 동료들은 일찍 출근하지 않았더라도 6시면 모두 퇴근해있다. 나는 때로 7시까지 앉아있곤 하는데, 이미 청소하시는 분들이 회의실 불을 끄고 청소를 시작하시기 때문에 눈치가 보여 나오곤 한다...ㅎㅎ


대신 평가는 냉정하다. 앞서 말한 일주일에 한 두번 있는 미팅에서 각 팀의 매출을 공개한다. 각자의 보너스가 매출에 달려있기도 하다. 평가와 보상이 성과를 기준으로 하니 직원들이 유연하게 근무를 하면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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