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 직원도 수요 공급의 법칙
회사와 나의 관계도 결국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적용된다. 특정한 인재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지만, 그 수요를 충족할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면 해당 인재의 가격, 즉 연봉은 자연스럽게 상승할 수밖에 없다. 나는 이 원리를 활용해 연봉을 70% 올릴 수 있었다.
내 한국어 능력은 한국에서는 특별한 경쟁력이 아니다. 하지만 싱가포르로 이동하면서 한국어 능력은 희소성이 높은 자산이 되었다.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비즈니스 한국어가 가능한 인재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나는 자연스럽게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광고 업계에서도 B2C와 B2B 영역은 확연히 다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B2C 광고를 선호하는데, 이는 소비자 대상 캠페인이 더 직관적이고 창의적인 재미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희소성을 고려해 B2B 광고 전문가로 노선을 변경했다. B2B 광고는 전문가가 상대적으로 적다. 나는 이 점을 활용해 B2B 광고 운영 경험을 쌓았고, 현재 회사인 링크드인에 이 점을 어필할 수 있었다.
자기계발을 365일 쉬지 않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끔 관심이 생길 때 데이터 분석이나 파워포인트 디자인을 공부해둔 것이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었다. 광고 세일즈에서는 클라이언트에게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직 과정에서 진행한 패널 인터뷰에서는 내가 진행했던 캠페인 중 성공 사례를 소개하는 발표를 해야 했는데, 평소 관심 있던 데이터 시각화(data visualization) 스킬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이는 결국 채용 결정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수요가 많은 직종으로 무조건 옮길 필요는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업무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개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강점을 필요로 하는 포지션과 만나게 된다. 특히, 희소한 조합의 스킬을 갖춘다면 해당 수요를 충족할 공급이 적기 때문에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한 포지션은 흔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일단 적합한 기회를 찾으면 나의 가치는 극대화된다. 이때는 내가 원하는 연봉을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