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싱가포르인, 추위에 대해 뭘 알아?!

싱가포르 남자와 한국 여행: 서울편

싱가포르는 여름 나라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일년 내내 여름이다. 비가 올 때 쌀쌀하긴 하지만 한국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라 할까?


2023년 12월, 우리는 한국으로 여행 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가 허리까지 밖에 안 오는 얇은 재킷을 들고 “이거면 되겠지~” 하는 것이다.


나: “자기야… 그러다 죽어.”

남편: “아니야. 나 2019년에 한국 여행 갔을 때 괜찮았어.” (우리가 만나기 전이다)


나: “(이상한데…) 그럼 우리 부모님 댁으로 귀마개 시켜놓을 거니까, 그거라도 해.”

남편: “아니? 멋 없어서 싫어. 그런 거 없이도 괜찮았다니까.”


우린 그때 몰랐다. 그가 한국을 방문했던 2019년 겨울은 역사상 가장 따뜻한 겨울이었다는 걸...


그랬다고 한다.



남편은 수다쟁이까진 아니지만 대화를 주도하는 사람이다. 전혀 묵묵한 사람이 아니다. 그런 그가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는 서울에 당도하자 평소의 반만큼 말을 하더니… 그게 반의 반이 되고… 결국에는 조용한 남자가 되었다. 그러다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나… 내일 재킷 사줘.(울먹)”


내 이럴 줄 알았어! 세상에 추위에 강한 싱가포르인이 어디 있겠냐고. 그렇게 코엑스 몰로 데려가 길고 두꺼운 패딩도 사주고 귀마개도 씌워주었다. 우리 아버지가 그걸 보더니 하시는 말. “이제 추위에 대해 한껏 겸손해졌겠군."


그가 자신의 무지함에 통감하며 인스타에 올렸던 사진



남편은 정말로 겸손해졌다. 귀마개를 두 손으로 들더니 “이게 나를 살렸어!" 라고 외치기까지 했다.

그래, 앞으로는 현지인의 말을 들으라구.


그때 이후로는 보통 내가 하라는대로 하지만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리하여 그가 낭패를 보는 상황은 또 발생하고야 마는데... (다음 포스트에 계속)



그 위대한 귀마개가 보이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