솨아아- 솨아아-
<혼자를 기르는 법>이라는 만화에 물고기 베타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베타는 아름답고 생명력이 강해서 인기있는 물고기인데요.
열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다는 이유로, 좁은 병에 가두고 유통하거나 기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만화 속 화자가 말하지요, 좁은 병에서 살 수 있다고 해서 괜찮은 것은 아니라고.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요.
요즈음 제가 싱가포르에서 느끼는 감정도 그렇습니다. 저는 여기서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지만, 어쨌건 일은 일. 탁 트인 바다도 볼 수 없는, 작은 도시 국가에서 일을 하자니, 가끔은 내가 겨우 버티고 있는 것 같아,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수 있나요? 저에게는 더 성공하고 싶다는 꿈이 있습니다. 인생은 장거리이니, 숨을 쉬는 방법을 터득해야겠지요. "버티고 있다"가 아니라 "살 만하다"라는 느낌을 받으며 오래 일하고 싶어요.
그래서 어제는 업무 시간 중 일부러 짬을 내어 사무실 구석에 앉아보았습니다. 저희 사무실에서는 바다가 보인답니다. 물론, 빌딩 숲을 헤치고, 무수한 선박을 못 본 척 하면서 바라봐야 하지만요. 어쨌건 저에게는 숨구멍 같은 장면이지요.
이 광경을 바라보며 헤드셋으로 바다 소리 ASMR을 틀어보았습니다. 깜짝 놀란 것이, 의외로 마음의 겉표면이 살짝 녹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솨아아- 솨아아- 파도가 들어왔다가, 다시 빠지면서 거품이 쉬이익 꺼지는 소리. 모래 사이로 작은 물길이 만들어진건지 쪼로록, 물이 빠지는 것도 들리고요.
이래서 ASMR을 듣는거구나. 하는 김에 멍도 때려보려고 10분 타이머를 맞추어두었습니다. 멍하니 있으면 뇌도 청소가 된다고 하잖아요. 조금 비워져야 다른 생각도 들어오고 하겠지요. 피로를 완전히 사르륵 녹일 수 있는 다음 휴가가 올 때까지, 당분간은 10분간의 짧은 여행을 하며 지내보아야겠습니다.
제가 들은 ASMR을 소개해요-
https://www.youtube.com/watch?v=WhIRwhSJuM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