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번아웃의 2가지 유형

모니터 앞에서 울다

직장 생활 8년차. 내가 봤을 때 직장인 번아웃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1. 업무 환경, 업무량 등이 원인인 경우. (예: 상사가 힘들게 하거나, 야근이 너무 많다든지)

2. 주어진 환경은 괜찮은데 내가 내 욕심에 짓눌릴 경우 (예: 다른 동료들만큼 유능하지 못해서 자괴감이 듦)



나와 같은 내향인들이 2번 상황을 겪게 되면 더더욱 괴롭다. 안 그래도 문제의 원인을 나 자신에서 찾는 내향인들은, 누가봐도 환경이 괜찮은 편인데 번아웃을 겪고 있다면 더더욱 자기효능감이 떨어진다.



Photo by Alex Green: https://www.pexels.com/photo/depressed-black-man-on-bed-at-home-5700168/


내가 힘들 자격이 있나?
남들이 보기엔 좋은 환경인데, 나는 왜 힘든거지?
나약한건가?"


라는 생각이 멈추질 않는 것이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향적인 세일즈인이 된지 10개월차, 오늘은 재택을 하다 모니터 앞에서 울었다. 열심히는 하는데 동료들보다 많이 뒤쳐진 것 같다. 크흡, 크흡... (썩 예쁘게 울지는 못하는 모양새) 혼자서 눈물을 흘리자 옆에 있던 남편이 무슨 일이냐며 걱정한다.


나 - "일을 못 하겠어. 그냥 못 하겠어."
남편 (파워 외향적 싱가포르인,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가며) - "Aigo~ 여보, 무슨 걱정이야? 좋은 직장에 다니고, 동료들도 상사도 자기 편인데. 그리고 나도 여보를 지지한다구~ 내가 오늘 아침에 빨래도 하고 빵도 사다 주려고 나갔다 오고...(줄줄이 이어짐)"



그 마음이 고맙긴 했지만 사실은 오히려 기분이 더 다운되었다. 그의 말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다. 남들이 보기에는 너무 좋은 조건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나는 힘드니까. 징징대는 징징이가 된 것이다.


내가 징징이가 되다니...



회복은 어떻게 하는 걸까?


나의 직장 생활을 돌이켜 보건대, 번아웃 유형 1번은 이직 밖에 답이 없다. 외부 환경이 힘들다면 다른 환경으로 가는 수밖에.


2번에 대한 회복 방법은 아직 모르겠는데, 우선은 "내가 힘들 자격이 있나"를 챗 지피티에게 끊임없이 물어보는 것을 그만하기로 했다.

"그래 나는 힘들 자격이 있지"라는 결론을 내려서는 아니고, 그것을 곱씹는 것이 회복에 별로 효과가 없다.


우리 내향인들은 그것보다는 "남탓 하기"를 훈련해야 하는 것 같다. 남탓이란게 본래는 썩 좋은 것이 아니지만 문제의 원인을 자신으로 돌리는 내향인들에게는 어느 정도의 밸런스도 필요하다.


그래서 오늘은, 여기에는 밝힐 수 없는 누군가를 탓해보았다. 물론 속으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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