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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사람들] On The Road : 한세은

@senniedai

by 인터뷰온더로드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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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의 나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A. '예열' : 현재 스웨덴에서 한국으로 귀국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요,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제 안에 있는 에너지를 많이 소진시키고 왔기 때문에, 지금의 저는 다시 다음 스텝을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예열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이건 진짜 나다운 선택이었다’ 싶은 결정이 있었나요?


A. 이 질문에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대답하기 매우 어렵다는 결론이 났어요. 저는 나다운 선택을 하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 성격이어서, 거의 모든 선택이 저다웠다고 생각해요. 보통 80퍼센트의 직감과 20프로의 논리성으로 결정을 내립니다. 하지만 이렇게 살아오다 보니 하고 싶은 것은 많이 해보았는데, 객관적으로 뛰어난 성과는 딱히 이뤄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20대 후반인 지금은 논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연습해보고자 합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엔 아직 머리가 아닌 마음을 따르는 결정이 더 자주 행복한 삶으로 귀결된다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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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스웨덴에서 지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20대 초반부터 “25살 전에 영어를 유창하게 하고 싶다”라는 버킷리스트가 있었어요. 하지만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하고 현실을 살며 그 목표를 미뤄두고 있었죠. 그러다 회사 업무가 저와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깊어지고, 앞으로의 방향을 고민하던 중 제 일기장을 다시 보게 되었어요.


저는 고민이 많을 때마다 일기를 쓰는데, 거기에는 반복적으로 “유학 가고 싶다”, “영어 잘하고 싶다” 같은 글이 적혀 있더라고요. 그때 제가 버킷리스트에 적었던 25세가 이미 지났다는 걸 깨달았고, 더 미뤄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스웨덴에 오래 거주 중인 친언니와 가족들과 깊이 상의했고, 여러 나라와 학교들을 비교·고민한 끝에 결국 제 성향과 잘 맞는 학교가 있는 스웨덴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북유럽 국가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유창하게 하고, 실제로 제 수업도 100% 영어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영어 실력 향상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느꼈습니다. 물론 친언니가 이미 스웨덴에 살고 있다는 것도 큰 결정 요인이었고요.




Q.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있을 때 나는 어떤 모습인가요?


A. 들뜨고, 많이 말하고, 많이 듣고, 노래하고 춤춥니다. 어린아이처럼요. 누구나 본인이 어린아이 같아지는 상대를 만나길 바라요. 쉽지 않은 세상에서 나의 가장 쉬운 모습을 보여주는 관계요. 함께 만나서 해방되는. 그런 모습을 표출할 수 있는 상대를 가지는 것은 행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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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A. 지금은 한국에서의 시간이 필요해 돌아왔지만, 3년 안에 스웨덴에 다시 취업해 풀타임으로 일해 보고 싶어요. 스웨덴의 회사원은 여름에 한 달씩 휴가를 가고, 아프면 나을 때까지 푹 쉬라고 합니다. 개인의 인간다운 삶을 더 중요시해요. 강요라는 문화가 없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스웨덴어 공부를 하며 글로벌 마케팅 취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영어도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른 언어를 추가하는 게 벅차긴 하지만, 언젠가 스웨덴어로 남자친구와 남자친구 부모님, 그리고 현지 친구들과 대화할 수 있는 날을 꿈꿔 보아요!




Q. 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것을 이야기해 주세요. 그걸 사랑하게 된 ‘계기’까지 들려주실 수 있나요?


A. 제가 연애를 좀 늦게 시작했어요. 세상에 사랑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아서, 그 사랑이 연애여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27살에 스웨덴에서 처음으로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지금은 그 사랑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됐습니다. 이 좋은 걸 왜 안 하고 살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오래 기다린 만큼 정말 소중한 사랑이 찾아왔다고 생각해요. 사랑(연애)을 꼭 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글쎄요. 정말 사랑하고 사랑받는 사랑을 해 본다면 그런 얘기는 더 이상 할 수 없는 사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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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인가요? 그때의 당신은 어떤 모습인가요?


A. 일몰 하는 시간을 가장 좋아합니다. 그때는 그냥 노을을 바라보고 있는 걸 좋아해요. 대자연이 저런 아름다운 빛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에 감탄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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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무언가를 처음 시작할 때, 당신만의 방식이 있나요?


A. 시작하고 싶은 것을 투두리스트에 계속 써놓습니다. 바로 실천하지 못하더라도요. 그러다 보면 정말 시작해야겠다 싶을 때가 옵니다. 제가 스웨덴어 시작하기를 스웨덴에서부터 생각했지만, 한국에 와서야 정말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습니다. 시작하는 것은 아주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 무척 에너지가 드는 힘든 일이에요. 생각만 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고들 하지만, 저는 생각하며 잊지 않고 있는 거 자체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계속 그 생각을 잃지 않고 품고 있다면, 분명 실천할 수 있는 때가 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더 고통받는 부분은 시작하기 자체보다, 꾸준히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건 저에게 시작하기보다 더 힘이 듭니다. 좋은 습관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것은 아직 연습이 더 필요해요.


아주 큰일을 시작/결정할 때는, 종이와 펜을 들고 그것에 대해 계속 씁니다. (꼭 종이와 펜 이어야 해요!) 두서가 없어도 돼요. 쓰다 보면 나도 모르는 나의 아주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말들까지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쓰여 있는 내용을 결정하지 못하겠다면, 70살 할머니가 된 자신에게 물어봐요. “70살이 된 나에게 이 결정을 묻는다면 지금 어떻게 하라고 할까?”




기획, 인터뷰, 글 : 이유진

사진 : 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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