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가 만난 사람들] On The Road : 박수인

@suo.o5

by 인터뷰온더로드 진


1.png
2.png




Q. 지금의 본인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어떻게 표현하고 싶으세요?


A. 저는 해파리라 생각해요. 지금 고3이기는 하지만 약간 물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고 있어서 그 모습이 해파리하고 닮은 것 같아서 해파리라고 말하고 싶어요.




Q. 수인님의 진짜 본인 다운 선택이었다라고 했던 결정이 있으신가요?


A. 제가 작년 8월 초에 일주일 동안 부모님과 떨어져서 이모네 댁에서 지낸 적이 있어요. 그게 정말 저다운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밴드를 너무 좋아하다 보니 ‘그 곳에 가서 밴드를 봐야 되겠다. 나는 꼭 누군가의 도움 없이 락페스타에 가서 윤도현 밴드도 보고, 크래샷도 보고, 크라잉넛도 보고 해야 되겠다.’ 라고 생각을 해서 무모한 생각을 가졌었어요. 다행이도 부모님께서 흔쾌히 갔다 오라고 해 주셔서 저다운 선택을 제대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나중에 밴드 공연 같은 것도 하고 싶으세요?


A. 제가 작년까지는 밴드 활동을 해왔었어요. 그래서 나중에도 밴드 공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전 다른 또래에 비해 무대에 올랐던 경험이 많이 있어서 무대에 있을 때, 아 나 살아있구나라는 생각을 항상 하는 것 같아요. 물론 잘하는 실력은 아니지만 무대에서 저를 보고 있는 관객을 볼때면 진짜 행복해요. 제가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공연을 하고 내려오면 ‘정말 멋지다, 노래하는 모습이 정말 행복해보인다. 음악 전공으로 하시는 거라면 계속했으면 좋겠다.’ 며 얘기해주는 관객이 있어서 전 다시 무대에 서고 싶어요.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놓치지 않고 갈텐데 지금은 마음 맞는 친구들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다들 바쁘다 보니까 아마도 못 할 확률이 높을 것 같아요. 주변에 입시하는 친구들은 저보다 실력이 뛰어나서 저하고 같이 밴드를 하기엔 보컬인 제가 너무 초라해보이거든요. (웃음)




Q.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본인은 어떤 모습인 것 같으세요?


A. 평소 밝고 행복해 보이는 모습을 많이 보이곤 하는데, 좋아하는 사람들과 있을 때는 조금 더 진정성 있게 마음 속에 있는 거를 더 표현하려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무언가를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소중한 사람들이다 보니까. 꽃을 선물한다거나 편지를 써서 준다거나 아니면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그 사람 취향에 맞게 선물을 한다거나. 이런 걸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힘들 때 많이 기대고있어요. 제가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라서 항상 예민하고 친구들이 조금만이라도 분위기까 바뀌면 힘들어하곤 해요. 좋아하는 사람옆에 있을 때는 옆에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연락을 하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져서 많이 기대고 있어요. 지금 생각나는 친구들은 3명정도 있는 것 같아요. 저에게 너무 소중한 존재들인 것 같아요.




3.png
4.png




Q. 살면서 무너지는 순간도 있을텐데, 요즘 본인을 버티게 하는 것이 있을까요?


A. 올해 초에 스킵잭 공연을 봤어요. 3월 16일 공연이었는데, 그때 그 공연 기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올해 딱 고3 되고 얼마 안 지났을 때였어요. 심적으로 너무 힘든 상태였어요. 아무래도 고3이라는 단어의 무게감을 너무 느끼던 때였거든요. 그러다가 버티기 힘들어져서 ‘아 안 되겠다. 스킵잭 수혈 좀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갑자기 드는거예요. 그래서 바로 예매하고 스킵잭을 보러갔습니다.

스킵잭 노래 중에 Nightfall이라고 있어요. 그 노래를 듣고 너무 위로가 되는 거예요. 그때 노래를 하던 유식님의 눈빛이 잊혀지않아요. 딱히 큰 제스처를 취한 것도 아니고 그저 제자리에 서서 노래를 부르던 것 뿐이었는데 그게 저한텐 너무 크게 다가와서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 것 같아요. 저는 그 기억으로 살아가고있습니다. 약간 극단적이긴 하지만 죽지 않아야 스킵잭을 다시 볼 수 있다. 이런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 같아요.




Q. 처음에 어떻게 스킵잭을 알게 되신 거예요?


A. 이모네 댁 근처에 보령 머드 페스티벌을 해서 그때 크랙샷이라는 다른 밴드를 보러 갔었는데, 그때 제일 첫 번째로 나온 순서가 스킵잭이었어요. 그때 유식(스킵잭)님을 보고 ‘아’ 하는 거예요. 덕질 할 때 그냥 한눈에 반하잖아요. 그런 느낌으로 반해버려서. 이 밴드는 평생 내 곁에 남아 있겠다 싶어서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어떻게 저 작은 몸에서 힘있는 소리가 어디서 나오는 걸까하며 보고 있었는데 보고 있으며 있을 수록 더 좋아지는 거에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여전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Q.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A. 현재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게 있어요.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오디세이 학교라고 해서 대안 학교에 다녔어요. 그 학교에서 같이 친해졌던 애들하고 프로젝트를 하고있습니다. 책을 만들고 인터뷰하는 영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19살을 잘 마무리하기 위한 그런 프로젝트입니다다. 제가 그 프로젝트의 총괄 리더, 기획 담당이다 보니까 생각보다 막막한 순간이 너무 많더라고요. 인터뷰지도 만들어야 되지. 그리고 그 친구들의 특성을 잘 살려서 영상을 만들고 책도 만들고 그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가야 되다 보니 너무 막막한 게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가장 무너지고 싶었던 것 같아요. 아무것도 하기 싫고. 약간 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될지 모르겠으니까 어떻게 해야 이들의 19살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너무 크다 보니 그랬던 것 같아요. 너무 막막하고 힘들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괜찮아 졌습니다.







Q. 요즘 자주 가는 장소나 공간이 있으신가요?


A. 저는 여기 문래동에 위치해 있는 ‘아도’라는 찻집을 굉장히 좋아해요. 제가 명상 하는 거를 좋아했었거든요. 명상을 하다가 어떤 계기였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차를 접했던 적이 있어요. 그때 이후로 차를 계속 마시다가 주변에 찻집이 있을까 하고 찾아낸 게 ‘아도’거든요. 바 형식이다 보니까 차를 만들어 주시는 분하고 얘기를 가까이서 할 수 있어요. 그렇게 얘기를 하다 보니 마음이 편해지고 마음이 가는 그런 공간인 것 같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차도 하나의 명상이라고 생각을 해서 오늘도 차를 마시고 왔는데, 차를 좋아하다 보니까 아마도 ‘아도’가 제일 마음이 가는 공간이 아닐까 싶어요. 자주 가긴 했지만 요즘에도 못 가고 있긴 해요.




Q.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작은 일, 큰 일 상관없이 해보고 싶으신 일이 있으신가요?


A. 영어 회화를 꾸준히 준비하고 싶어요. 의지는 있는데 말을 잘 하지 못해서 나중에 해외로 나가서 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거든요. 회화를 준비하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영어 문법은 정말 자신 없어서 회화를 열심히하려고요.




Q. 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게 있으실까요?


A. 제가 사랑하는 게 너무 많아가지고. 일단 아까 말씀드린 것과 같이 스킵잭도 있고 해파리도 좋아하거든요. 해파리도 있고, 꽃도 있고, 차도 있고. 많은 것 중에서 그래도 제일 사랑하는 건 스킵잭이 아닐까 싶어요. 처음에는 이제 해파리를 얘기할까 아니면 차를 얘기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돌고 돌아도 결국에는 스킵잭.

스킵잭 영상을 볼때면 정말 입이 귀에 걸려서 안 내려와요. 사실 영상 뿐만아니라 사진을 봐도 그렇긴해요. 정말 사랑하다보면 단어로 표현 못하는 거 아세요? 지금 제가 그러고 있는 것 같아요. 매일 같이 영상을 봐도 질리지 않고 노래를 들어도 질리지 않아요. 그들이 너무 아름답고 예뻐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아요.




Q. 그러면 스킵잭을 사랑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있으세요?


A. 3월 16일 그때 공연이 롤링홀 30주년 공연이었는데, 그때 Nightfall 노래를 듣고 너무 많은 위로가 지금도 여전히 되고 있어서 그때 제일 행복했던 것 같아요. 공연 멘트 중에 학창 시절에 겪었던 조금 힘듦이었나. 멘트는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지만 그런 내용 이었어요. 학창 시절의 내용을 담고서 노래를 썼다라고 얘기를 했어요. 이제 노래 제목은 Nightfall이지만 이제 새 출발 느낌으로 Nightfall을 부르고 싶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셨는데, 그때 저에게는 너무 큰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거예요. 가장 최근에 봤던 공연이 30주년 공연이라서 제일 행복했던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Q. 하루 중에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있으세요?


A. 야자 끝나고 딱 집에 왔을 때가 너무 행복한 것 같아요. 씻고 누웠을 때, 한 11시 30분 정도 되거든요. 침대에 누워서 스킵잭 노래를 틀고 널브러져 있어요. 해파리처럼 널브러져 있는데 그때가 너무 나른해지면서 좋더라고요.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좋아하는 공간에 있으니까. 그 밤의 분위기가 있잖아요. 그 분위기를 좋아하다 보니 그 시간대가 저는 제일 행복한 것 같아요. 요즘에는 밖에서 귀뚜라미 우는 소리가 들려요. 그 소리를 제가 참 좋아하거든요.




Q. 해파리도 좋아하신다고 했잖아요. 그러면 해파리 어떤 부분이 좋으신 거예요?


A. 친구들한테 말하면 항상 이상하다고 하는데, 해파리가 심장도 없고 뇌도 없고 감각도 없는 그냥 무의 생명체 같은 거예요. 그래서 그런 면모가 좋았어요. 제가 물을 상당히 좋아하다 보니까 물에서 사는 동물이 뭐가 있을까 찾아보다가 알게 된 게 해파리거든요. 흐느적거리는 움직임이 귀엽더라고요. 최근에는 해파리가 안 좋다라고 얘기가 많은데, 해파리의 움직임 자체를 좋아하고 유연하다 보니까 좋아하는 것 같아요. 바다가 푸르니까 푸른색을 띠고 있는 점도요.




5.png
6.png


Q.뭔가를 처음 시작할 때 본인만의 방식이 따로 있으신가요?


A. 일단 저는 시작을 두려워하는 편이 아니에요. 딱히 방식이랄 것도 없어서 이거 해볼까 하면 그냥 해 보는 스타일이거든요. 다만, 인간 관계에 있어서는 시작할 때 조금 두려운 게 많은 것 같아요. 친해졌다가 그 사람이 저의 안 좋은 면모를 너무 잘 알게 될까 봐 그런 것도 두렵고. 그리고 너무 가까워졌다가 멀어지게 되면 너무 힘들 것 같은 거예요.


아까 말했듯이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을 주려고 하고 최대한의 것들을 해주려고 하는데. 이별이 두려워서 관계에서는 조금 시작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랑이나 관계를 시작할 때는 뭔가 생각을 고민을 되게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이 사람이 정말 나하고 친해질 수 있을까? 정말 나를 원하는 게 맞을까? 이런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기획, 인터뷰, 글, 사진 : 이유진


위 포스팅의 모든 사진과 글은 본인의 동의를 받고 게시한 글입니다.

무단 도용 및 가공의 경우 법적 제재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이유진


#인터뷰 #내가만난사람들 #interview #OnTheRoad #Ihaveevermet



https://www.instagram.com/interview_ontheroad/

https://www.instagram.com/suo.o5/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