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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그리뜨 Feb 19. 2019

과테말라는 운명이야! 드디어, 안티구아 #3

안티구아의 마지막 날, 아침에 일어나니 아카테낭고의 여파로 온 몸이 두들겨 맞은 듯 아프다. 안티구아에서 네 밤 정도를 지냈는데 막상 안티구아는 한 번도 제대로 구경을 못해 느지막이 구경을 위해 나선다.


Cerro De La Cruz로 향하기 전 다음 날 공항 셔틀을 사러 에이전시에 가는 길에 San Jeromino라는 예전 학교 용도로 지어졌던 유적지에 들어가 본다. 결혼식 준비가 한창이다. 사실 들어가기 전에는 뭐하는 덴진 모르고 그냥 들어갔다.


San Jeromino


셔틀 티켓을 구하고 안티구아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언덕 위 cerro de la cruz로 향한다. 안티구아 전경을 바라보고 있는데 어떤 과테말란들이 사진을 찍잔다. 그래서 같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는 널려있는 텍스타일 노상 하나에 마음을 뺏겨 나도 모르게 50께짤을 내놓고 왔다 (유혹에서 이겨낼 수 있다면 안티구아에서는 서쪽 끝에 있는 로칼 마켓에서 텍스타일을 사는 게 가장 싸다는 결론). 내려오는 길에 한국말 소리가 들려 반가운 마음에 먼저 인사했다. 안티구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한국인들이었다.


로칼들과 함께, 세로 델 라 크루즈에서


파나하첼에서 만났던 카페 사장님께서 오바마가 과테말라에 오면 머문다는 안티구아에서 제일 좋다는 산토 도밍고라는 호텔 겸 박물관을 언급하셨었는데 기억이 나 발걸음을 옮겼다. 48께찰이나 내고 들어갔는데 뭐 딱히 인상이 깊지는 않았다. 가든이 예뻤고 옛날 마얀 유물들이 좀 있었고 옛날에 종교활동하시던 분들의 해골들이 좀 있었다(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Templo de San José Catedral


Iglesia la Merced나 San Jose Catholic Church 등 꽤 큰 성당의 내부는 세비야 대성당의 미니미니미니미니미니 버전 같았다. 결국 다 거기서 영향받아 온 것들이지만. 성당은 제단들이 참 예뻐서 좋다.


Convento Capuchinas는 18세기 수녀님들이 생활하며 종교활동을 한 곳으로 내가 상상한 안티구아 대지진 때 무너져 내린 유적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론 가장 좋았다. 정원도 예뻤고 수녀님들 방들도, 수녀님들이 사용하던 목욕탕도 인상적이었다. 40께찰을 내고 들어가야 하는데 나는 잔돈이 없고 아저씨도 거스름돈이 없어서 10께찰에 그냥 들여보내 줬다. 그라띠아스 세뇰!


가운데는 수녀님 방들, 맨 오른쪽은 목욕탕 @Convento Capuchinas


안티구아에서 산 페드로로 벗어나면서 보았던 텍스타일을 길거리 한가득 팔고 있던 그곳, 쎄로 델 라 크루즈에서 내려보았을 때도 보였던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던 그곳이 어딘지 너무 궁금했는데 결국 찾았다. El Carmen Catholic Church에는 이렇게 노상으로도, 옆에 작은 문이 있는 실내 시장으로도 과테말란들이 나와 텍스타일을 판다. 난 이 알록달록한 풍경이 너무나 좋았다. 오래된 성당 옆에 알록달록한 마얀 스타일 텍스타일들.


과테말라에서 제일 좋았던 풍경 중 하나


아카테낭고의 여파로 하루를 너무 늦게 시작해 세 곳쯤 돌아보니 모든 곳이 문을 닫을 시간이라 어제 맡겼던 빨래를 찾아들고 다시 숙소로 갔다. 그리고는 아시안 음식이 너무 먹고 싶어서 타이 집을 찾아간 나는 바보다. 과테말라에서 파타이을 찾다니. 어쨌든 정말 맛없고 돈 아까운 마지막 저녁 식사를 하고 슈퍼마켓을 들러 돈을 탈탈 털어 과테말라 커피 선물을 좀 샀다.


과테말라의 7박 8일은 참 적당했다. 커피와 마얀 텍스타일 악세사리를 잔뜩 담은 짐가방과 함께 나는 다시 과테말라 공항이다.

 

안티구아의 상징, El Arco de Santa Catal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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