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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그리뜨 Jun 03. 2019

프리다 칼로의 발자취를 따라서

그녀의 생가, 카사 아줄 (프리다 칼로 하우스) 방문기

멕시코를 대표하는 유니브로의 그 화가. 어린 시절 소아마비, 그리고 쇠 파이프가 척추를 관통하는 교통사고로 많은 시간을 침상에서 누워 보내야 했던 그 여자. 그 침대 위 천장에 설치한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많은 자화상으로 남겼던 그 화가. 멕시코의 민속화가로 유명한 디에고 리베라의 셋째 부인이었지만 그의 바람기를 견디지 못하고 이혼했다가 (너무 사랑하여)재결합한 그 여자. 사회주의를 지지하며 트롯츠키 등 사회주의 유명인사들과 친분을 나눴던 그 사람. 그녀는 프리다 칼로.


그녀와 염문설이 있었던 사진작가 니콜라스 머레이의 프리다 칼로.


멕시코 시티 센트로에서 차로 30분쯤 떨어져 있는 작은 도시 코요아칸에는 프리다 칼로 하우스가 위치해있다. 파-란색이 인상적인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가 살았던 이 집(Casa Azul: 파란 집이란 뜻)은 멕시코를 방문하기 전 유일하게 예약을 했던 곳이었다. 그리고 웬만하면 예약 하기를 추천한다. 예약을 했는데도 15분 정도 기다렸다 들어가야 했다.


프리다 칼로의 파란 집, 카사 아줄. 프리다와 디에고가 이 집에 1929-1954년에 거주.


독일-헝가리계의 멕시코 이민자였던 아버지와 멕시코 와하카 주 출신의 어머니 밑에서 태어난 프리다 칼로는 어린 시절부터 사진사의 아버지의 모델로 활동하며 “미”에 대한 감각을 키워갔던 듯하다. 한때 부모님의 서포트를 받으며 의과 공부를 하기도 했다는 프리다 칼로지만 그녀의 사진들을 보면 숨길 수 없는 포토제닉 한 면모가 드러난다. 실제로 당대 엄청난 매력을 어필했다고 한다.


까사 아줄, 프리다 칼로 하우스, 에서는 그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그녀가 방금 떠났을 것만 같은 그녀의 작업실, 그녀의 침실, 그녀의 부엌, 그녀의 정원. 모두 좋았지만 가장 슬프게 다가왔던 것은 그녀의 자식에 대한 염원이었다.


교통사고에서 그녀가 살아남았던 것은 모두가 기적이라 했지만 평생 아이를 갖기를 원했던 그녀는 계속된 유산에 대한 슬픔을 그림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평범한 정물화라고도 볼 수 있는 가장 아래 작품의 원 프레임은 여성의 자궁을 상징한다고 하며 각종의 과일과 야채들은 여성의 성기를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유산의 아픔을 담은 그녀의 작품들



칼로는 사회주의, 공산주의의 지지자이기도 하여서 트롯츠키가 소련에서 스탈린과 권력 투쟁에서 밀려나 멕시코로 망명해왔을 때 본인의 파란 집에서 머물도록 하였다. 때문에 칼로의 하우스에서는 그녀와 트롯츠키가 함께 찍힌 사진도 볼 수 있는데 디에고 리베라나 프리다 칼로나 배우자 외 염문 상대(?)들이 꽤나 많았다는데 트롯츠키도 그중 한 명이었다고 한다. 가장 위에서 소개한 프리다 칼로의 사진 역시 그녀의 염문 상대중 한 명인 사진작가 니콜라스 머레이의 작품이다. 들러보지는 못했으나 프리다 칼로 하우스의 가까운 곳에 트로츠키의 생가가 있으며, 트로츠키는 결국 스페인에서 보낸 암살자에 의해 멕시코에서 생을 마감한다.



그녀의 부엌


살아생전 그녀는 요리에 취미가 없었다고 하지만, 디에고 리베라가 좋아하는 음식을 마스터하기 위해 리베라의 전 부인에게 요리를 배우는 수고로움을 마다치 않았다고 한다. 부엌 사진을 보면 불 떼는 아궁이가 없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는데 멕시칸 전통의 부엌에서는 불을 사용하지 않는 전통을 지키기 위해 아궁이를 놓지 않았다고 했다. 불이 없으면 어떻게 요리를 했는지...? 의문이다.



그녀가 방금이라도 떠났을 것만 같은 그녀의 작업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그녀의 작품을 소개하며 글을 끝맺는다. 프리다 칼로가 가족 관계도를 그림으로 표현해낸 작품이다. 프리다 칼로의 부모님, 부모님의 부모님, 그리고 그녀의 자매들과 얼굴이 없는 두 사람, 그리고 태아. 미완의 작품이라 한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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