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뮤지엄 오브 아트 포트워스
엄마가 요즘 강원도 원주에 있는 안도 다다오가 지은 미술관 산이 핫하다고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러면서 덧붙였던 것이 우리 가족이 텍사스에 살 때도 안도 다다오가 지은 포트워스 현대 미술관에 간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벌써 10년도 지난 일이고 그 당시 나는 고등학생이었을 때라 미술관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기억이 나질 않아 이번 짧은 휴가를 틈타 포트워스에 있는 현대 미술관을 방문했다. 포트워스 현대 미술관은 금요일 무료관람, 일요일엔 반 값 관람이 가능하다. 이걸 알았더라면 금요일에 갔을 텐데 알아차린 게 금요일 밤이라 일요일에 방문했다.
건축은 잘 모르지만, 이 건물 주위로 물이 찰랑찰랑한 것이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의 특징 중 하나라 고한다. 일단 여기서부터 박물관의 동선이 불편한 걸 느낄 수 있는데 아래 오른쪽 사진의 뷰를 보려면 박물관 밖으로 나가서 박물관 외벽을 쭉 따라 걸어야 한다. 박물관 안쪽에서는 접근할 수 없는 뷰.
하얀 인테리어의 거실에 달면 예쁠 것 같은 마크 로스코의 작품이다. 색감이 왠지 모르게 마음을 사로잡았다. 돈이 많아서 집에 그림을 걸 수 있는 레벨이 되면 이 그림을 거실에 걸고 싶다.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
어느 지역 현대 미술관을 가도 빠지지 않는 앤디 워홀과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이다. 캠벨 숩도 있었는데 나는 이 분야의 큰 팬은 아니다. "현대미술"은 정말이지 나로선 느낌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현대 미술관에서 가장 좋았던 건 피카소의 펜 스케치였다. 선 하나만 그었을 뿐인데 그가 그은 선들은 모여서 아름다운 작품이 되었다. 중간중간 녹아있는 큐비즘 또한 이는 피카소가 그렸음을 관객에게 소리친다. 좋다. 어떻게 선 하나하나에 이유가 있고 예술이 담겨있는 걸까. 천재다.
그리고 피카소의 책 읽는 여자. 피카소의 그림은 항상 재밌다.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면 있을수록 흥미롭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비효율적인 박물관 내부의 동선은 계속된다. 외부 벽 쪽을 타고 이어지는 동선, 내부 전시관으로 이어지는 곳곳의 통로 때문에 왔던 길을 돌아가 전시관을 찾아다니기가 일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