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꽃#5

by 이팔작가

두 번째로 k가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은 항상 뒤쳐지는 그의 지식과 스펙이었다. k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지식이 많이 부족했고, 그 때문이었는지 학점도 좋지 못했다. 또한, 다른 친구들이 여러 대외활동으로 자신의 능력을 펼칠 때 그는 자신의 능력도 몰랐고, 자신이 어떠한 능력도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해 그저 친구들을 부럽게 보기만 했다. k는 이러한 자신을 바꾸기 위해 자대에 오자마자 훈련소 기간 동안 생각하며 찾았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책을 주문했고, 빠르게 읽어나갔다. 특히 그는 독서노트를 만들어 채워나가 상병이 되기 전 100권이 넘는 책을 읽고 정리를 했다. 그리고 k는 100권을 조금 넘길 때 공인중개사 책을 가져와 공부하기 시작했다. 자격증 공부를 시작하면서 k는 남들이 잠을 잘 때 연등을 하면서 공부를 했고, 다른 사람들이 사이버지식정보방에 가서 sns를 하고 웹툰에 빠져있을 때 그는 강의를 듣거나 공부하면서 모르는 것을 찾아보는데 열중했다. 그렇게 150일 정도 지났을까? k는 휴학생도 합격하기 힘든 자격증인 공인중개사를 인터넷 강의 한번 듣지 않고 합격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인정받아 k는 부대원 앞에서 대대장님의 칭찬과 소정의 포상을 받았다.

이렇듯 그는 약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고쳐 나가는데 열중했다. 그런 과정은 그에게 작지만 자기만족과 자신감을 불러일으켰고, 이제는 u앞에 당당히 설 수 있을 법한 k로 만들었다.

k가 이제는 준비가 됐다는 것을 신이 알았을까? 전역을 얼마 안 남긴 k는 마지막 휴가 때 우연히 나간 자리에서 u를 만났다.

마지막 휴가 때 k는 그저 먼저 전역한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약속된 장소에 갔는데 그 자리에 u가 있었다. 이 상황이 예상치 못한 순간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예전 그녀를 봤을 때 얼어붙던 k의 습관이 나와서일까? k는 머뭇거리며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았다. k가 본 그 자리에 있는 u는 여전히 이뻤고, 예전처럼 많은 남자들이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며 질문을 했다. 그녀가 대답을 하면 할수록 그녀는 모임의 주인공들을 밀쳐내고 충분히 오늘 이 자리의 주인공으로 보이게 했다.

하지만, k가 바라본 그녀는.. 2년의 시간이 지나 만난 그녀는.. k가 기억하고 간직했던 예전 그녀의 모습은 아니었다. 예전 그녀는 술자리에 있을 때 항상 조심스러움이 느껴졌었다. 또한, 누군가의 농담에 수줍어하며 술은 항상 신중하게 마시는 느낌을 그녀는 풍겼었다.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그녀는 다른 여자들과 다르지 않았다. 친구들의 성적인 농담에 웃으며 자연스럽게 동조했고, 전 남자친구 이야기 같은 조금은 피하고 싶은 이야기가 나오면 눈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며 화제를 바꿔 나갔다. k가 예전 좋아했던 순수한 눈웃음은 이제는 여러 의미로 남용되었다. 20살, 순수함을 담았던 그녀의 눈웃음은 지금 그녀의 짙은 화장 때문인지 그 빛을 잃었다. 오히려 성적 농담 속에 흘러나오는 그녀의 눈웃음은 술집 마담 같은 느낌을 줄 정도였다. 또한, 친구들의 연애 이야기 속 그녀가 하는 연애의 조언은 k가 군대에 있어 몰랐던 그녀의 전 남자친구 2명을 알려주었고, 그녀가 얼마나 많은 경험으로 연애를 배우고 잘하게 되었는지를 알려주었다. 2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감으로써 더 이상 순수함을 내보일 수 없는 나이가 된 그녀였다. k가 좋아했던 20살 그녀의 투박하지만 청량했던 그 모습은 23살 그녀에게 버리고 싶었던 촌스러운 모습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는 너무 많이 변해있었다. k가 군대에 있는 동안 그녀는 이제 4학년을 시작하는 시점에 있었고, 취업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이제는 사회의 쓴 맛을 알아야 하고, 좀 더 큰 책임감이 생기게 되는 그 시점으로 그녀는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남으로써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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