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꽃#4

by 이팔작가

u의 소식 이후 k가 가졌던 자신에 대한 원망과 희망이 가고 남긴 빈자리에서 오는 공허함은 지독하게 그를 괴롭혔다. 이런 시간이 지속되면서 k는 음식으로써 이 감정을 폭식하듯 먹어치웠고, 통통했던 그의 모습은 뚱뚱하고 더 볼품없게 만들었다. 또한, 예전에 있던 삶에 대한 의지와 꿈에 그리던 모습은 점점 사라져 갔다. 이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자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안부 전화와 주변 친구들의 쓴 조언은 극에 달했고, 이러한 주변의 언성에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한 k는 급한 마음에 모든 입대 방법을 이용하여 군에 지원했다. 신이 k를 살린 것일까? 남들은 몇 번씩이나 떨어지는 군대를 운이 좋게 한 달 정도 뒤인 5월에 k는 입대를 할 수 있었다.

k는 입대를 하자마자 자기계발에 열중했다. 그는 정말로 늦었지만, 현실적으로 자신에게 큰 문제가 있었음을 입대 전에 인지를 했다. SNS에서 소식을 접한 그 순간만 해도 자신의 문제보다는 u가 자신을 알아봐 주지 못함이 억울했고 자신을 이렇게 만든 신이 원망스러웠지만, 예전 u에게 다가갈 용기조차 나지 않았던 모습에서 더 망가진 자신을 보면서 큰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k가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은 통통했던 예전에도 컸던 바지가 이제는 입을 수 없을 정도로 찐 살이었다. k는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훈련소 기간 동안 누구보다 훈련에 열정적으로 참여를 하였다. 이러한 행동은 다소 동기들의 오해를 샀는데, 그를 처음 본 동기는 그가 포상을 받기 위해서 이러한 과한 행동을 한다고 생각을 했다. 몇 명은 그를 안 좋게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k는 전혀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변화만을 생각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움직이고 조금 먹으면서 변화만 관심을 가졌다. 그런 k에게 주변의 어떠한 말과 행위는 그에게 조금의 자극도 주지 못했던 것이다. k의 집착적인 노력의 덕분이었는지 k는 훈련소 기간 동안에만 8kg 정도를 감량했고, 덤으로 포상을 받았다. 그리고 포상 속에서 덤덤하고 겸손한 k의 모습은 수료식 날 그를 안 좋게 보던 동기들의 박수를 얻어내기 충분했다. 하지만 k는 8kg에 만족하지 않았다. 살이 빠짐으로써 살에 잠겨있던 근육들이 조금은 드러났지만, 이제야 예전에 u를 좋아하기만 했던 20살의 k로 돌아간 것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k는 자대에 오자마자 운동에 열중했다. 처음에 너무 힘들어 열외를 하는 아침 구보를 k는 열외 하지 않았고, 오후 내내 운동을 해야 하는 전투체육시간에도 쉬지 않고 운동을 했다. 그 외에도 k는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끊임없이 운동을 했다. 이러한 노력 때문인지 k의 몸은 운동선수들이 나오는 화보 속에 남자의 몸으로 점점 변해갔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간부들에게는 훌륭한 장병으로, 주변 후임들에게 멋진 선임의 모습으로 비쳤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k는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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