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10월 _ 일상 속의 투자>
대표님은 나에게 쇼핑을 자주 하는지 물어봤다. 나는 패션, 화장품 등에 크게 관심이 없어서 자주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표님은 나에게 그래도 회사 근처에 있는 신세계백화점과 올리브영을 가보라고 하였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기회는 거기에 있을 거라 말해주셨다.
일단 내가 한 행동은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갔다. 직접 매장에 가서 물어보고, 제품도 직접 입어보는 것이 더 좋겠지만, 일단 내가 쿠팡, 무신사 등을 통해서 구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게 더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특히 무신사, 올리브영몰의 경우 랭킹을 보여주기 때문에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바로바로 파악이 되고 부담 없이 랭킹의 흐름을 정리하기 좋다고 생각했다. 대표님도 이런 나의 생각도 나쁘지 않다 해주셨다.
나는 한 달 동안 아침에 출근하면 무신사와 올리브영을 들어갔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니 패딩, 롱패딩 등 겨울 옷이 팔릴 것인데 과연 어디가 제일 잘 팔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이 상황에서 항상 탑급에 있었던 브랜드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이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대해서 안 좋은 시선도 많았다. 외국인이 보기에 SBS 로고가 박힌 옷을 입고 다니는 거라고 놀림받고 있었다. 후리스의 경우 모든 사람이 입고 있어서 버스에 타면 양 떼 목장에 온 것처럼 다들 털이 복실 거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제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너무 흔하고, 더 이상 트렌디하지 않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하지만 판매는 견고했다. 인스타에서 이런 놀림의 글을 보고 맘이 흔들렸다가도 아침에 무신사 랭킹을 보면 확신이 들었다. 후리스도 내셔널지오그래픽이고, 롱패딩/패딩도 내셔널지오그래픽인건 현재 진행형인 것이었다.
이런 확신이 점점 들었고,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라이선스를 받아 생산하는 더네이쳐홀딩스의 주가는 상장하고 조정을 받고 있었다. 아주 좋은 매수의 기회였다. 나는 대표님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하고, 매장에서 주기적으로 찍은 박스 사진을 보여드리며 사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님께서는 유행 따라가는 패션업에 대해서 다소 부정적이었지만, 무신사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는 브랜드와 늘어가는 매장 박스에 설득되셨다.
더네이쳐홀딩스의 투자는 성공적이었다. 라이선스는 연장되고, 겨울옷의 판매량은 잘되어 좋은 실적을 기록하였다.
일상의 투자는 어렵지 않다. 우리가 관심 없이 지나가는 곳과 늘 사면서 인지하지 못할 뿐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늘 우유를 일정량 마시는데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가 생기면, 우리는 매일우유를 마실 것이라는 생각. 일본 불매로 유니클로를 입지 않는 분위기가 된다면 우리는 비슷한 국내 브랜드 탑텐으로 갈 거라는 생각을 하면 된다. 올리브영에 들어가서 랭킹을 봤다면 모다모다샴푸를 발견했을 것이고, 이 샴푸의 용기를 만드는 펌텍코리아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건강기능식품을 어떤 것을 먹는지를 보고, 어떤 브랜드의 옷을 입는지를 보면 우리는 좋은 투자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