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선 20대 #6

20대의 사춘기

by 이팔작가

변신


어린 시절 카프카의 '변신'을 처음 읽을 때, 처음은 변신한 사람의 심정에서 생각을 하다가 나중에 가족의 변화에 좀 더 흥미를 느끼며 읽었다. 만약 어느 날 갑자기 내가 해충으로 변하고, 그 순간 나의 가족과 주변사람은 과연 어떨지 궁금했다. 이 궁금증은 20살 중반이 넘어가면서 졸업을 미룬 백수가 되니 해소되었다. 그 시점에 가끔 내가 밥만 축내는 사람이란 생각이 문득 날 때쯤이었던 것 같다.



사춘기


20대 중반의 나이가 되면 사춘기가 온다. 10대의 사춘기와 같은 급격한 몸의 변화는 없지만, 마음의 변화가 요동치며 '나'라는 존재를 찾는 시기라는 점에서 같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 시점은 내 기준으로 보면 20대 중후반인 25~27살 사이에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졸업은 서서히 다가와 취업을 해야 하는데 내가 뭐를 좋아하는지 모른다. 막연히 주변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이 느껴진다. 주변에 친구 중에 취업을 빨리 한 사람이 있고, 잘 나가는 선배가 취업의 문을 넘지 못하는 경우도 본다. 돈은 없지만, 돈을 써야 할 자리는 늘어간다.

어느 순간, 나만 뒤쳐지는 것 같아 자리를 피하고 방에서 나오지 않게 된다. 취업스터디를 가면 돈만 쓰는 것 같고, 학원을 가려고 해도 부모님에게 학원비 받기도 미안하다. 여러 고민으로 돈을 벌려고 알바를 하려고 하니, 그 시간에 취업 준비나 열심히 하라는 말만 듣는다. 현재 상황이 참 갑갑하고, 나아가려고 하니 방향을 잘 모른다. 나의 잘못을 찾다 보니 토익 920점이 거슬려, 950점 이상 점수 취득을 하려고 애쓴다. 30점의 점수가 취업에 의미 없음을 알지만, 뭔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나를 이렇게 만든다.



어른의 이해


이 시점은 '어른의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대학을 곧 졸업할 '어른'으로 사회에서 동등하게만 봐주는 게 참 섭섭했다. 어른이라고 하기에 아직 너무 어린것 같고, 돈이 없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없다. 어린이랑 다른 점은 '나의 선택에 대한 책임'만 추가된 것뿐이다. 우리 사회는 '결과'를 중시하며, 과정에 대해 무심한 측면이 있다.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선 오랜 시간 알이어야 하기에, 우리 사회의 기다림이 필요한 것 같다.


'언젠가 번개에 불을 켜야 할 이는 오랫동안 구름으로 살아야 한다. _ 니체'


MZ세대는 책임감 없이 권리만 주장한다는 안 좋은 시선, 고생하는 일은 안 하고 편한 일만 찾는다는 생각 등이 사라져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취업사회를 보면, 네이버/카카오 등 몇 개의 대기업은 초봉이 5~7천이 넘는 반면 중소기업은 초봉 3천도 안주는 곳이 많다. 단순히 돈이 적은 것뿐만 아니라 일의 경우도 자기의 커리어를 쌓지 못하며, 언제든 교체될 수 있는 부품같은 일이 주어진다. 단순히 자신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도 그렇게 생각을 한다.

과거 취업할 때와 비교하면, 취업 이후 삶의 출발선이 크게 달라졌다. 그래서 많은 젊은 사람들이 좋은 출발선에 가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며 하루를 보낸다. 우리는 이 삶을 그들의 '회피'로 단정 지을 수 없다. 그저 이해와 존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글 쓰러 가는 길 _ 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