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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묵돌 Aug 18. 2019

습작

여든두번째


아름답다 멋지다 행복하다 즐겁다

애달프다 슬프다 서럽다 고독하다

보다 더 대단한 단어를 찾지 못해

역대급이라는 말 못내 써버렸지만     


아름다운 하루 멋진 하루

행복한 하루 즐거운 하루

애달프고 슬펐던 하루의

서러움과 고독에 관해     


별달리 할 말도 애틋한 사랑도

믿을만한 이야기도 하나 없어

당신은 오늘 전설적 하루의

절대적 근거를 찾아 헤맬 뿐인데     


왜 나는 역대급의 글 한 줄

써주는 일마저 할 수 없어서

지루하게 나날이 뜨고 저무는

매일의 날씨가 되려고 하나     


인스타그램 업로드는커녕

상상도 희망도 못하리만치

보잘 것 없었던 우리의 하루

구태여 글로 남겨 눈물짓게 하나     


참내 이제 해질녘 하늘은 부르텄고

평범하게 고단한 하루를 보낸 나

‘사랑하겠소 평범한 당신일지언정’

특별히 할 말도 아닌 것 같아서     


오늘도 가까스로 찾아낸 의미 한 줌으로

평범한 역대급 하루를 지켜낸 당신에게

참 수고 많았다 남몰래 고생 많았다

뒤늦은 저녁밥 챙겨주듯이 써 보낼 뿐이오      


<역대급 평범한 시>, 2019. 8




<어떤 하루>





Writing  |  Mukdolee 

Painting  |  Moa  




 "날"님이 값을 미리 치러 주신 덕분에 이 글과 그림을 작업하고 공개할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음 작업을 미리 후원해주시면, 이 작업을 더 오랫동안 지속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http://bit.ly/2MeKV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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