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두번째
아름답다 멋지다 행복하다 즐겁다
애달프다 슬프다 서럽다 고독하다
보다 더 대단한 단어를 찾지 못해
역대급이라는 말 못내 써버렸지만
아름다운 하루 멋진 하루
행복한 하루 즐거운 하루
애달프고 슬펐던 하루의
서러움과 고독에 관해
별달리 할 말도 애틋한 사랑도
믿을만한 이야기도 하나 없어
당신은 오늘 전설적 하루의
절대적 근거를 찾아 헤맬 뿐인데
왜 나는 역대급의 글 한 줄
써주는 일마저 할 수 없어서
지루하게 나날이 뜨고 저무는
매일의 날씨가 되려고 하나
인스타그램 업로드는커녕
상상도 희망도 못하리만치
보잘 것 없었던 우리의 하루
구태여 글로 남겨 눈물짓게 하나
참내 이제 해질녘 하늘은 부르텄고
평범하게 고단한 하루를 보낸 나
‘사랑하겠소 평범한 당신일지언정’
특별히 할 말도 아닌 것 같아서
오늘도 가까스로 찾아낸 의미 한 줌으로
평범한 역대급 하루를 지켜낸 당신에게
참 수고 많았다 남몰래 고생 많았다
뒤늦은 저녁밥 챙겨주듯이 써 보낼 뿐이오
<역대급 평범한 시>, 2019. 8
Writing | Mukdolee
Painting | M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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