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번째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작가님
이번에 낸 책 반응이 좋아요
순위가 계속 오르고 있어요
아 예 그렇습니까
하고 나는 말했다
왜 그러세요
기쁘지 않으신가요
네
실은 두렵습니다
높이 올라갈수록
더 빨리 고꾸라질까봐
훨씬 아프게 넘어질까봐
떨어지는 속력을
감히 감당하지못해
땅밑까지 파묻힐까봐
두 번 다시 고개 내밀고
맑은 숨 쉬지 못할까봐
그래도 이젠 알아요
영원히 솟구치는 건 없죠
단지 당신은 지평선으로
치닫는 그 순간 두 팔 활짝
열어젖혀 사랑하기로만 합시다
한없이 아래로 아래로
추락함으로써 자유로워지는
나와 내 이름
가난한 내 영혼까지...
<자유낙하>, 201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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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 Mukdolee
Painting | M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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